재미있었습니당

추천합니다 한번 아니 몇번더 보기좋운 연극

소극장 공연의 특성상 자리는 좀 비좁아요 ㅠ
그래도 배우들과 가까이 호흡하고 공연을 즐길 수 있는게 소극장의 매력인것 같습니다.
다만 단차가 작고 좌석이 사이사이 배열되어 있지 않아서 앞에 체구가 큰 남자분이 앉으셔서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서 공연을 관람했네요 ㅠㅠ

공연은 처음 등장부터 잼있었어요.
예전에 드라마로 보았던 작품이라 줄거리는 대충 알고 있었는데 연극으로 보니 새롭네요.
배우들 연기력도 짱 !!
중간 중간 관객 참여도 하고 2시간이 아깝지 않은 훌륭한 연극이였습니다~

어제 아주 우연하게 대학로 연극을 보았다. 난생 처음이었다. 연극의 제목은 옥탑방 고양이였다. 여태까지 연극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그것을 어디서 보는지 언제 하는지 또 무엇이 재미있는지 전혀 몰랐다.

그래서 네이버로 검색해보니 위 연극이 후기도 많고 평점도 높아 고민 없이 예약했다. 가격은 1만 원 대, 시간은 넉넉하게 오후 2시로 선택했다. 극장은 숙소 근처여서 금방 도착했지만 처음이라 굉장히 낯설었다.

게다가 소극장이라 공간이 넓지 않은 대다 좌석이 빼곡히 채워져 빈 공간이 거의 없었다. 무대의 높이는 내 무릎보다 낮은 것을 보니 서로 소통이 가능한 아주 개방적인 공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나는 맨 앞자리에 앉았다. 앞자리의 장점이라 함은 무대와 나의 시야 사이에 방해되는 것이 없어 마치 혼자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연극 자체도 정말 재미있었다. 보는 내내 너무 웃겨 지루할 틈이 없었다. 처음에는 생각 외로 작은 저 무대에서 어떻게 연극을 할까?하는 의문이 있었지만 시작한 지 10분이 되기 전에 그 의문은 해소되었다. 조명과 의상, 소품의 창의적인 활용으로 공간의 제약을 오히려 장점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에 나는 정말 감탄했다.

인간과 고양이의 세계를 구분짓는 방식은 참신하게 다가왔고 한 배우의 돌발 행동과 우렁찬 육성은 나를 깜짝깜짝 놀라게 하였다. 꿈을 위해 노력하지만 현실에 좌절하는 무기력한 청년의 모습과 세대 간의 갈등이 나타나는 장면에선 그들의 마음이 공감되어 마음이 무거웠지만, 아픔을 딛고 일어나 서로 격려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나에게 희망을 주었다.

연극이 끝난 뒤 생각해보니 나는 오직 극의 제목만 알고 보러 갔기 때문에 등장인물은 누구인지 어떤 스토리인지 어떤 배우가 등장하는지도 전혀 몰랐다. 하지만 그 덕분에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했고, 극 자체를 온전하게 즐길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예전에 어느 가수의 콘서트에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홀의 크기가 굉장히 컸었고 스피커도 빵빵했었다. 하지만 규모가 큰 만큼 사람이 너무 많아 정신없고 가수는 콩알만 하게 보이고 노래는 너무 울려서 제대로 즐기지 못했었다. 그에 비해 오늘은 너무 재밌고 유쾌하게 즐겼다. 아마도 오늘 간 곳이 소극장이어서일 것이다.

공간이 좁지만 그 덕분에 인물들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었고 모든 대사를 스피커가 아닌 생동감 넘치는 육성으로 들을 수 있었다. 관객들의 웃음소리, 박수 소리 또한 연극을 더욱 실감나고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열심히 연기하는 배우분들께 힘을 주기 위해 웃길 때는 눈치 보지 않고 호탕하게 큰 소리로 웃었고 박수도 힘차게 쳤다. 신나게 웃고 즐겁게 박수 치는 것은 관객과 배우 간의 아주 건강한 소통 방식인 거 같다.

단점이라고 여결질 만한 게 오히려 가장 큰 장점이 되는 곳. 나는 오늘 소극장의 묘미와 진가를 깨달은 거 같다. 아무래도 소극장이 내 취향인 듯하다.

배우들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배우들의 눈빛에서 나는 꿈을 향한 뜨거운 열정과 직업에 대한 엄숙한 정신이 느껴졌고 이는 나에게 사뭇 진지하게 다가왔다. 그 느낌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대사 하나 동작 하나 표정 하나까지도 수없이 연습하는 그들의 모습이 눈앞을 지나쳤고 안일하고 나태하게 사는 나를 반성하게 되고 나도 내가 해야 할 것을 진지한 자세로 마음으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연극이 너무 즐거웠기에 배우들의 이름이 무엇인지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지만 따로 알아보지 않으려고 한다. 왜냐하면 관객으로서 배우들을 극의 인물로만 기억하는 것이 진정으로 그들의 세상을 존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 그게 나에게도 이로울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최대한 진지한 눈빛으로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게 무대를 존중하고 연극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문화생활은 경험할수록 새롭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다. 앞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비록 몇 명도 보지 않을 초라한 후기이지만 이 글을 통해 나에게 정말 큰 즐거움과 뜨거운 마음을 안겨준 무대 위 인상적이었던 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창창한 앞길만이 존재하길.

배우들만의 매력도 많으시고 몸도 좋으시고, 완전 재밌으시고, 연기력도 완전 대단하셨던거같아요ㅎㅎ 재밌게 봤습니다!! 오래 연기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