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연극을 보고왔다 ..
어쩌면 지루하게 보일지도 모르는 내용이지만 !
진지할땐 진지하고 재밋는부분도 빵빵 터뜨리는
여운이 아직까지 남는 연극이다
연극은 처음인데 좋은 인상으로 남은것 같다!

장애우를 연기하신 배우의 연기가 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
좋은공연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한달에 10개 이상의 공연(뮤지컬, 연극, 콘서트 등)을 보는 공연매니아(?)이지만 사실 연극보다는 뮤지컬을 주로 보는데요. (콘서트야 워낙 자주하는 것이 아니니까)
사실 그 이유는 뮤지컬이 더 제취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배우세상의 녹차정원을 보고 나서는 연극이 제대로 만들어지면 뮤지컬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긴말 필요없습니다.
배우세상의 연극 명품 연기에 명품 연극입니다.
후원회에도 가입하겠습니다.

명품이란 말을 언제 써야하는지 깨닫게 해준 작품입니다.
사실 그렇게 공연을 봐도 관람후기 한번 남겨본 적이 없는데 남기지 않으면 죄짓는 거라는 생각이 들만큼 최고였습니다.

좋은 공연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연일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꼭 한번 더 보러 가도록 시간내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극 <녹차정원>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playDB 리뷰단에 신청해서 이 공연을 만나게 되었어요. 2011년 7월 20일의 캐스트는 김용민, 박상봉, 문영수, 김성근, 길윤이, 김진용님이셨어요.
입장을 하고 정말 꼼꼼하게 만들어진 듯한 무대세트에 놀랐어요. 기억 속에 할머니댁을 느낄 것 같은 푸근한 나무 마루, 고가구장들, 목침, 선풍기, 수돗가, 빨래줄 등등 마음이 참 편해졌어요.
그리고 요즘 소극장 공연을 보면 시작 전에 잠깐 스텝이나 배우가 나오셔서 간단한 공연장 에티켓을 말씀하시고 들어가시는데 이 공연장은 스텝분이 입장 때부터 시작하기 바로 전까지 무대 앞에서 꼼꼼히 객석을 바라보시고 음료를 반입/음용하거나 껌을 씹거나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정중하게 주의를 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이런 분위기 저는 되려 좋았어요. 요즘 리뷰다 뭐다해서 너무 무례할 정도로 극 중간 사진 찍는 등 에티켓이 사라져가는 것이 씁쓸했거든요.^^
그렇게 연극을 만날 준비는 끝나고 바로 극이 시작했어요.

이 연극은 중증 뇌성마비 장애를 앓고 있는 영재와 그의 가족 이야기예요.
영재의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영재 밑으로 여동생, 그리고 남동생. 이렇게 다섯명입니다.
어릴 적 열병을 앓고 중증 뇌성마비 판정을 받은 영재는 얼마 전, 장폐색증으로 수술을 받았어요. 나아지기보다 더 나빠지는 아들을 보며 아버지는 과거 자신의 무지했던 고집이 아들을 이렇게 만든 것 같아 마음 한구석에 죄책감이 자리 잡아있어요. 영재의 수술로 명예퇴직을 하고 집에 있게 된 아버지는 그럴수록 더욱 영재를 고쳐보겠다는 마음에 무리하게 운동을 강요하고 배변에 도움이 되는 요거트를 냉장고에 쌓아넣죠.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영재는 지치고 엄마는 그러다 영재가 더 힘들어질까 노심초사하며 아버지와 자주 부딪히게 됩니다. 그런 모습이 자신때문인 것 같아 영재는 그럴 때면 항상 아버지를 따라 하기 싫은 운동을 하러 나갑니다.
영재의 남동생 다롱은 재수생입니다. 형을 무척 사랑하는 동생이죠. 다롱에게 예쁜 여자친구 하루가 있습니다. 하루가 있어 다롱은 행복합니다. 문득, 다롱은 형에게도 자신처럼 예쁜 여자친구가 생기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고 돈벌이를 하는 누나의 힘을 빌어 형에게 여자친구를 소개해 줄 계획을 세웁니다. 그렇게 만남의 날이 오고 다롱은 영재와 약속 장소로 외출합니다. 영재가 외출에서 돌아오길 기다리는 가족들은 정말 오랜만에 영재만큼이나 설레이고 기분좋은 마음으로 그의 귀가를 기다립니다.

극이 여기서 끝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어진 내용은 현장에서 보셔야할 것 같아 이만 줄여요.^^

이 공연을 보는 동안 참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명예퇴직을 하고 아들의 재활에 더욱 집착하는 아버지의 고집스런 모습이 우리 아버지같은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어 속상했어요. 차라리 말을 하고 툭 털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뭐 그리 힘들다고 가슴 속에 옹이처럼 배기게 해놓고 자신만의 생각과 고집으로 자신은 물론 가족을 아프게 할까.
그리고 다 키워놓아도 아픈 아들이기에 항상 영재에게 마음이 가고 손이 가는 어머니. 속상하고 힘들고 우울한 모든 마음은 담배 한 모금에 뱉어버리시죠. 엄마는 나이가 들어도 항상 자신보다 가족을 추스리느라 종종 거리시고 마음을 놓지 못하는 그 마음이 안타까웠어요.
영재의 여동생은 이 집을 나가 살지만 항상 마음으로 집을 걱정하고 오빠를 걱정하고 이 집에서 돈벌이하는 사람은 자신 밖에 없기에 가끔 들러보고 생활비를 쥐어드리고 가죠. 가족이니까 끊을 수 없는 항상 마음에 남는 그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다롱은 귀여운 막내지만 형에 대해 항상 걱정하고 집안 분위기를 맞추기도 하는 생각이 깊은 동생이지요. 장애가 있는 형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고 식구들에게 농담을 던지고 까불기도 하고 분위기가 심각해지면 슬쩍 물러나 눈치를 보던 그의 얼굴이 자꾸 생각나네요.
주인공 영재는 자신도 주체적인 자아로서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고픈 욕구가 있고 자기 뜻대로 하고픈 마음도 있지만 몸은 말을 듣지않고 또 자신때문에 힘들어하는 가족을 보며 고통스러워합니다. 가족간의 불화를 보기보단 자신을 누그리고 순응하는 길을 택하는 그를 보면서 사실 가장 괴로운 사람은 그일 것이란 생각에 눈물이 났습니다.
이런 가족들의 모습이 남같지않았어요. 장애 가정이라 더욱 도드라지고 힘들었겠지만 누구나의 가슴 속에 숨어있는 가족간의 상처같았기 때문이죠. 보는 내내 가슴이 찡해져 눈물이 그렁그렁, 콧물을 훌쩍 훌쩍거렸어요.
나의 가족과 장애우가 있는 가정의 고민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라 그 시간이 참 뜻깊었습니다.

그런데 다롱과 하루가 함께 집에서 둘만의 시간을 갖는 장면은 조금 과장된다 싶을 정도로 밝아서 어색한 느낌을 받았어요. 알콩달콩하다기보다는 어른이 다 된 그들이 함께 연애를 하는 것은 초등학교 동창같은 느낌, 그리고 이 연극이 다소 침울해질 수 있어서인지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려한 것같은데 그것이 너무 밝아 되려 공감할 수 없었어요. 목소리라도 한톤 낮추었다면 좀 더 자연스러웠을 것 같아요.
그리고 형에게도 평범한 사람처럼 이성을 만나고 연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다롱의 마음은 기특했지만 그것이 결국 돈이 오고가는 매매의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참 씁쓸했어요. 그리고 그렇게 단 한번의 기억이지만 그 기억이 영재에게 정말 도움이 된 소중한 추억이었는지 아니면 평생 다시 맞을 수 없는 헛된 그리움이 되었을지 확신이 서지않아 안타까웠어요. 마지막에 영재의 장면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제가 이 부분을 전혀 이해할 수 없어서 더욱 그런 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영재의 마음을 담은 그 부분이 찡하면서도 어렵더라구요.

연극이 조금 어렵기는 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이 정말 좋았어요. 배우들이 진짜 한 가족이고 영재네 식구처럼 느껴졌어요. 특히, 영재역의 김용민 배우는 그를 무대에서 대면할 때 제가 아무런 표현을 못하고 숨 죽일만큼 열연을 하셨어요. 이 날 너무 더워서 혹여 공연장이 시원하지않은 건 아닌가 고민했던 제가 죄송할만큼 땀을 뻘뻘 흘리시며 열연하시던 배우들께 다시 한번 큰 박수를 드리고 싶어요. 이 연극은 한번을 보고 판단하기에는 생각할 것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매년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잘 봤습니다. ^^

지난 5월 공연을 놓쳐서 무척 아쉬웠는데..
앵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이지않고 대학로로 나섰습니다.
역시.. 기대했던것 그 이상!!

요즘 대학로에 코믹 연극들이 주류를 이루는데
오랫만에 연극다운 연극을 본것같아요.
장애인의 성이라는 다소 조심스러운 소재를 너무나 아름답고 따뜻하게 풀어낸 공연이었습니다.
김갑수씨가 대표로 있는 극단이어서 그런지 배우들 모두 너무너무 연기를 잘하시더라구요..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무대셋트도 예쁘고 음악과 조명도 너무 좋았어요..
어느하나 버릴것이 없었던 공연~ 끝나기전에 다른 캐스트 공연 한번 더 보려구요^^
오랫만에 좋은 공연으로 실컷 웃고 울었습니다~

좋은 공연을 찾으시는 분들.
녹차정원 강추~~ 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