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부모님 보여드렸는데 좋아하셨어요~

어버이날 선물로 보여드렸는데 좋아하시더라구요~ 배우님들 모두 광주까지 오셔서 수고하셨습니다!

잘 봤습니다.

뮤지컬 광주를 5월의 광주에서 보았습니다.

5월 15일, 딱 41년전 그 무렵에 맞추어 지방 공연 일정을 잡으신 것 같았어요. 덕분에 좋은 때에 광주에 방문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낮 공연을 보기 전, 금남로에 들러 옛 전남도청의 노먼 소프 특별전을 보았습니다. 공연을 보기 전에 공연에 나왔던 전남도청과 전일빌딩 등을 보고 싶었어요. 국내에 최초 공개된 외신 기자의 사진들에는, 공연에서 보여주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었습니다. 시위를 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투사회보의 실물과 도청 진압 후의 적나라하고 잔인한 모습들까지요.

그리고 공연을 보았는데, 이 공연에는 관객인 제가 생각하고 예상한 부분보다 더, 현실의 사람들이 많이 차용되어 표현되어져 있더라구요. 내가 사진으로 마주한 그 모습들이 생각이 나 더 슬프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그러면서도, 이 공연이 어딘가 잘못되어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공연 내내 박한수는 고민합니다. 혼자서 시민들을 설득 해 보려고 하기도 하고, 편의대장을 설득해 보려고도 합니다. 하지만 그 뿐입니다. 그는 애초에 시위의 본질을 흐트러트리고 시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해 파견된 편의대원입니다. 박한수는 인간으로서 고뇌하지만, 그에 대한 반성과 참회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시민들에게 쁘락치임을 밝혀도 살리고 싶었다는 변명만 할 뿐입니다.

그래서, 현실의 사람들을 남김없이 그대로 옮겨다 놓은, 도청의 마지막 인물들에게 형님이라 부르며 자신도 남게 해달라는 박한수의 말이 더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감히 그 분들의 모습을 하고 그를 용서한다 말하는게 말이 되나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나잇대, 직업, 옷차림새까지 그대로 공연에 구현해 두고, 그 분들의 입으로, 그들의 앞에서 잘못을 말하고 용서를 구하지 않았던 박한수에게 먼저 믿는다고 너 뿐이라고 한다는건 기만으로 읽힙니다.

형님이라는 대사를 빼라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적어도 내부고발자의 자기고백으로 그들이 41년 후에야 비로소 빛으로 나와 안식을 찾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그 가해자가 41년전의 그 때에 그들의 앞에서 한 번이라도 용서를 구했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겁니다.

최근 계엄군 지휘관으로는 최초로,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육군 소령이 있었습니다. 41년만에 딱 한명, 용서를 구한거죠. 그들도 군부의 피해자였다, 명령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벌인 일이었다. 늦게나마 참회하는 이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자, 라는 말을 하고 싶으시다면 공연이 그려내는 픽션에서라도 가해자들이 먼저 피해자들의 앞에서 진실된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의 박한수는, 구차한 변명만을 늘어놓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에도 비슷한 때에 2주간 서울 공연이 올라온다고 들었습니다. 아마 5월의 광주에도 다시 올리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 때에는 이 공연의 주인공인 박한수가, 피해자들의 앞에서 혼란과 후회를 토로하는것이 아닌, 진실된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아니고서야 가해자의 시점에서 공연을 이어나갈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내년에도 5월의 광주에서 지방공연을 올리실 계획이시라면 전일빌딩,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옛전남도청, 518민주묘지 등 여러 장소들을 지방공연 스케줄과 함께 엮어 소개 해 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올해는 스탬프랠리도 있었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노먼소프전같은 귀한 전시도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미처 알아보지 못하신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제작사에서라도 간단한 카드 뉴스 식으로 올리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의미있는 공연이라 뮤지컬 ''광주''를 광주에서 보고 싶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살짝 걱정은 됐으나 체온 확인과 장갑, 공연 전&후 방역 등으로
안심됐습니다. 공연 연출은 대체로 만족합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내용으로 멋진 공연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