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의 새로운 시즌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9월이다. 9월의 브로드웨이는 8월 관광객 시즌이 끝나고 잠깐의 슬로우 타임 후 9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수많은 연극 및 뮤지컬의 프리뷰와 오프닝으로 생기를 되찾기 시작하며 티켓 세일즈에도 탄력을 받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비평가들은 여러 공연을 쫓아 다니느라, 또 브로드웨이 전문 마켓팅사들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켐페인 전략을 기획하기 위해 바빠지기 시작한다.

새 시즌을 자축하고 뉴욕커들의 관심을 본격적으로 끌기 위해 브로드웨이는 "브로드웨이 온 브로드웨이" (Broadway on Broadway)와 같은 무료 야외 콘서트를 타임 스퀘어에서 매해 9월마다 개최한다. "브로드웨이 온 브로드웨이" 통해 관객들은 거의 모든 브로드웨이 쇼의 스타들 공연과 뮤지컬 인기 넘버들을 감상하고 새로이 오픈 될 쇼들 또한 미리 살짝 엿볼 수 있다. 이번 년도엔 지난 9월 12일에 개최되었고 많은 인파를 모으며 성황리에 마쳤다.

9월부터 11월까지, 개막을 앞둔 연극과 뮤지컬 중 주목 받고 있는 작품을 소개해 본다.


더 핏멘 페인터스(THE PITMEN PAINTERS)
9월 14일 프리뷰를 시작, 9월 30일에 오프닝 예정인 이 연극 은 영국 공연 당시 티켓이 모두 매진이 되었던 작품으로 빌리 엘리어트의 작가 리 홀(Lee Hall)이 썼으며, 런던 오리지널 캐스팅 그대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선다. 1930년대 영국 광부들이 유명한 예술가로 거듭난다는 스토리로 실제얘기가 바탕이 되었다. 이 가을 모두에게 용기와 감동을 줄 작품이다. (# 편집자 주: 국내에서는 올 5월 명동예술극장에서 <광부화가들>이라는 제목으로 공연되었다.)


더 스캇보로 보이즈 (THE SCOTTSBORO BOYS)
브로드웨이는 현재 펠라!(Fela!), 멤피스 (Memphis), 펜시스 (Fences) 등 흑인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지난 토니상을 휩쓸며 공식적으로 흑인 배우와 주제가 대세가 되었다. <더 스캇보로 보이즈>는 10월 7일 프리뷰를, 10월 31일에 정식 오프닝을 앞둔 뮤지컬로, 1930년대 미국에서 있었던 악명 높은 사회 부정의에 대한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미 흑인 청소년들이 엄청난 범죄의 범인으로 억울하게 누명을 쓰게 되는 사건이 미 사회 인권 운동으로까지 퍼지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번 토니어워즈를 휩쓴 흑인 주제의 작품들처럼 주류가 될 수 있을지 인사이더들은 주목하고 있다.


베니스의 상인 (THE MERCHANT OF VENICE)
알 파치노의 캐스팅으로 프리뷰 전부터 이미 화제가 된 작품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무대화 한 이 연극은 10월 19일에 프리뷰를 거쳐 11월 7일에 오프닝을 갖고 2011년 1월 9일에 막을 내린다.

<베니스의 상인>은 현재 이미 4백만 달러의 티켓 판매를 기록했다. 이것은 새로 오픈 될 모든 연극과 뮤지컬을 통틀어 가장 높은 액수를 기록한 것이다. 참고로 알 파치노는 비평가와 관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헐리우드의 몇 안 되는 배우중의 한 사람으로, 모든 브로드웨이 프로듀서들이 선호하는 배우이다.
들리는 얘기로는 프로듀서들의 편애를 한 몸에 받는 그는, 그가 원하는 극장을 지목하는 엄청난 권력행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배우라고도 한다. 알 파치노가 이번 가을 브로드웨이에 스타 파워를 가져올 것에 의심이 없다.


스파이더맨 (Spider-Man: Turn off the Dark)
기상천외한 무대디자인, 유명 뮤지션의 뮤직 스코어로 제작 전부터 한때 엄청난 관심과 부러움을 샀던 <스파이더맨>이 온갖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11월 14일에 힐튼 극장에서 프리뷰를 시작할 예정이다. 정식 공연의 개막은 12월 21일로 잡혔다.

너무나 야심찬 무대 디자인과 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몇 번이고 프리뷰가 지연되고 제작이 한때 중단되는 등의 악재를 겪은 <스파이더맨>은 5백만 달러라는 브로드웨이 역사에 이례 없는 제작비가 들어가고서야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음악은 유투(U2)의 보노(Bono)와 더 엣지(The Edge)가 맡고, 스토리 라인은 영화보단 오리지널 코믹북을 더 가깝게 살린 것으로 보고되었다. 스파이더맨이 무대 위의 빌딩숲 사이로 날아다니는 액션이 연출될 것이며, "서커스 락앤롤 드라마"로 쇼라고 프로듀서들은 설명한다.

<라이언 킹>에서 너무나도 마법 같은 순간들을 연출했던 줄리 테이머(Julie Taymor) 감독이 지휘한 만큼 베가스쇼 만큼의 눈요기와 보노의 뮤직 스코어가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해 줄 것임에는 틀림없다. 많은 뮤지컬산업 관계자들은 2년간 위축된 미국의 경기가 점차 회복된다고 믿으며 이번 새 브로드웨이 시즌에 대한 기대 또한 높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더욱 도전적이고 신선한 주제의 작품들이 선보일 것으로 예측하며 어떤 작품이 롱런 클래식으로 자리잡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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