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아랍연극을 만난다. 시리아 출신의 작가 사아달라 완누스의 대표 정치풍자극 <왕은 왕이다>가 지난 3일 막을 올렸다.

천일야화 중 152일째 밤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왕은 왕이다>는 무료한 일상에 지친 왕이 한 평민과 신분을 바꾸는 역할놀이극을 담고 있다. 왕관과 가운만을 넘겨줬을 뿐인데 왕보다 더 왕 같은 사람으로 변하는 평민, 그런 평민을 의심 없이 왕이라 믿는 주변인들과 그 광경에 당황하는 진짜 왕의 모습을 통해 권력 아래 정의와 공정함이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풍자, 비판하는 작품이다.

서울시극단 기획, 최용훈 연출의 이번 작품은, 지난 해 호평을 받은 스페인 작가 후안 마요르가 작 <다윈의 거북이>에 이어 선보이는 두 번째 세계현대연극시리즈 작품으로, 권력의 속성을 고발하는 메시지 뿐만 아니라 아랍 문화를 소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로도 삼고자 했다. 공연 장 로비에 마련된 아랍 전통 생활 용품 등의 전시는 관객들이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연극 <왕은 왕이다>는 오는 9월 19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자, 이 옷을 입으면 바로 그 사람이 됩니다, 시작해 볼까요?"

"아... 심심해 죽겠다니까!"

"놀이가 시작됐다! 우린 변신하자고. 신분을 숨기자고!"

"우리는 쓸데없는 주정뱅이 팔자인가~"

"아, 내가 왕이었던가? 그래! 왕이었지!"

"왕의 권력을 능멸하려는 자는 용서치 않으리라!"

"이봐, 저 사람 저대로 놔두어도 되는거야?"

아버지가 자신의 딸을 팔아 넘기는(?) 기가막힐 노릇이!

"이것은 모두 한판 놀이~ 내가 왕이 되어 드리리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 플레이DB www.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