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시되고 있는 민감한, 그렇지만 누군가의 삶에서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여섯 번째 시즌을 맞고 있는 연극열전의 두 번째 작품, <킬 미 나우>다.

캐나다 극작가 브레드 프레이져 작으로 2014년에 발표된 <킬 미 나우>는 선천성 장애를 가진 아들과 그를 키우는 아버지를 통해 장애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 장애를 가진 이와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염색체 이상으로 장애를 갖고 태어난 17세 아들과 그를 평생 돌봐온 아버지가 주인공인 이 작품은, 곧 성인이 되어 아버지로부터 독립을 꿈꾸는 아들과 이제는 자신의 삶을 찾고 싶은 아버지의 변화와 충돌이 중심이 된다. 사랑하는 이를 위한 삶과 개인의 삶을 위한 갈망 속에서 정신적, 육체적 한계에 몰린 이들의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 '인간다운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준다는 평이다.

장애를 가진 아들을 헌신적으로 보살피는 아버지 제이크 역에는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프로즌> 등의 작품에 출연해온 이석준과 지난해 <프라이드> 필립으로 분했던 배수빈이 함께 나선다.

또한 선천성 장애를 가진 아들 조이 역은 <그날들><프라이드> 등에 출연했으며 현재 <서툰 사람들> 출연을 앞두고 있는 오종혁과, <카포네 트릴로지><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등에서 활약한 윤나무가 맡았다.

제이크의 오랜 연인 로빈 역은 <양덕원 이야기> 등에서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여온 이지현이, 제이크의 여동생으로 이들 부자를 보살피는 트와일라 역에는 이진희가 분할 예정이다. 조이의 친구로 그의 독립을 함께 도모하는 라우디 역에는 문성일이 낙점되었다.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 <벚꽃동산> 등을 통해 탄탄한 무대를 선사해온 오경택 연출과 <모범생들>의 지이선 작가가 각색자로 참여하는 <킬 미 나우>는 오는 5월 1일부터 7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주)연극열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