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담>
서커스가 단순히 사람이나 동물이 구현할 수 있는 놀라운 신체 테크닉이라는 기존 관념을 뒤엎은 장본인이 바로 세계적인 아트서커스 단체 '태양의서커스'일 것이다. 그들의 대표작이자 8년 전인 2007년 국내에 첫 선을 보였을 때 17만 명 관람이라는 놀라운 흥행 기록을 세웠던 화제작 <퀴담>이 다시 찾아왔다. '익명의 행인'이라는 뜻의 라틴어인 <퀴담>은 무관심한 부모를 둔 소녀 '조'가 상상 속 세계에 빠져들며 자신의 영혼을 자유롭게 해 주는 캐릭터를 만나게 되는 여정을 펼쳐낸다. 익명성의 사회, 소외된 세상이 따뜻한 희망이 있는 곳으로 바뀌는 모습이 환상적인 음악과 구성 속에 녹아 들어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태양의서커스는 동물 묘기가 없고, 라이브로 연주되는 OST는 그 자체로도 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걸로 유명하다. 이번 한국 공연을 끝으로 <퀴담>은 초연 20년 만에 전세계에서 막을 내릴 예정이다.

<올드위키드송>
선선한 가을 바람과 함께 신작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그 중 한국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이는 음악극 <올드위키드송>으로 새로운 계절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올드위키드송>은 1995년 초연된 작품으로 미국 극작가 존 마란스가 극본을 썼다. 연극 <레드>, 영화 <위플래쉬>처럼 스승과 제자. 상반된 두 남자가 만나 서로 소통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괴짜 음악교수 마슈칸과 음악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천재 피아니스트 스티븐이 보여줄 연기와 아름다운 음악이 어우러지는 무대가 기대를 모은다. <데스트랩><아가사>를 통해 주목받은 신예 김지호가 연출을 맡았다.

<에쿠우스>
여덟 마리 말들의 눈을 찔러 멀게 한 소년과 그를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에쿠우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파격적인 내용과 야성미 넘치는 무대, 신과 인간, 성(性)과 금기를 둘러싼 묵직한 화두를 담아 1975년 국내 초연부터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최민식, 조재현, 류덕환, 정태우 등 최고의 연기자들을 배출한 작품으로도 잘 알려진 이 연극은 새롭게 알런 역에 발탁된 유망주들의 활약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올해는 유인촌의 아들로 최근 <페리클레스>에서 주목받은 남윤호와 영화 <범죄소년>으로 2012 도쿄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열 일곱 살의 배우 서영주가 알런으로 분한다.

글: 황선아 강진이 박인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