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돈키호테 김성기

작성일2005.07.12 조회수10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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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를 닮아있는 김성기

< 뮤지컬 돈키호테 >는 뉴욕 드라마 비평가 협회, 외부 협회, 버라이어티 여론조사 그리고 토요 리뷰에 의해 최고의 뮤지컬이라는 평을 얻으며 그 시즌 주요 시상식의 상들을 모두 휩쓸었다. 토니 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뮤지컬상 베스트 작곡, 작사상, 베스트 남우주연상, 베스트 무대상, 베스트 연출상 등 5개 부문을 휩쓰는 기염을 토한 이 작품은 마치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처럼 한 번의 주춤함도 없이 흥행가도를 달려나갔다. 흥행 성공과 평단의 호평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뮤지컬 돈키호테는 음악과 무대, 연출 분야 등 주요 상을 휩쓸며 그 해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되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고, 가장 많이 번역된 작품 뮤지컬 돈키호테. 브로드웨이 초연 40년, 드디어 국내에서 그 감동의 무대를 만나게 된다. 이 시점에서 < 뮤지컬 돈키호테 >의 주인공 돈키호테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40년 만에 한국의 돈키호테를 만난다는 것은 가슴 설레게 하는 일이다. 공식적인 루트로 제작된 것은 아니지만 15-16년 전 남경읍과 남경주가 맡았던 돈키호테를 만나본 것이 다였으니 말이다.

김성기는 그의 화려한 프로필에 반해서 소위 말하는 ‘뜬’ 배우는 아니다. 세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긴 하지만 매니아가 존재하는, 팬을 몰고 다니는 그런 배우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잠재력은 작품을 할 때마다 작품을 빛나게 해주었고, 때로는 감초역할을 때로는 주인공 역할을 하는 한마디로 전천후 배우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장소와 어느 캐릭터가 주어지더라도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배우라고 할 수 있다. 다재다능한 배우 그래서 몸이 고달픈 배우. 그러나 언제나 성실하고 무대에서 보일 수 있는 모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바로 김성기라는 배우이다.

14년이 지났다. 내가 김성기라는 배우를 만나 지나온 시간이 벌써 그렇게나 되었다. 배우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만은 아닐 터. 그때에도 예술단에 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는 성악을 전공했고, 성악 전공한 것을 모두 버리고 다시 뮤지컬에 맞는 음색과 발성을 터득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던 모습을 보았었다. 그를 다시 만났을 때 < 뮤지컬 태풍 >의 무대에서 만났었다. 요리사 역을 하던 그를 무대에서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비록 조역이었지만 아름답고 화사한 분위기에서 무겁고 침침한 분위기에서 톡톡 튀는 어릿광대처럼 그 역할을 소화해 내고 있었다. 그러나 천하지 않은 귀품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 대박 >에서 흥부를 보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 사랑은 비를 타고 >, < 넌센스 에이맨 >등에서 그를 볼 수 있었다. 30여 편에 다다르는 다작을 한 배우. 그에게서는 관록이 느껴졌고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 포근함과 안정이 되게 되는 내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김성기는 배우이기 전에 한 가정에 남편이며 아빠이다. 형수와 아들과 딸. 산 속 아파트에 산다는 그의 말을 들으면 단란한 가정이다. 형수님은 알뜰하다. 그리고 미인이다. 이 이야기를 썼다고 그는 이렇게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왜 그랬어’. 그러나 곧바로 환하게 웃음 한 번 지어 보일 것이다. 그의 아들과 딸은 재훈과 재희이다. 일란성 쌍둥이. 일타이피. 결혼생활 10년에 10살 먹은 아이를 둘이나 갖고 있다. 은근히 아들과 딸 자랑을 하는 그는 얼굴에 쑥스러움이 배어 있으면서도 ‘굳이’ 아들과 딸의 이야기와 형수를 칭찬하는 아니 사랑하는 표현을 아낌없이 한다. ‘재훈은 반에서 1등, 재희는 전교에서 3등, 난 그렇게 못했는데 기특해.’ 그 공을 또 한 번 엄마인 형수에게 돌린다. 엄마의 사랑과 수고가 많은 가정. 남편이 배우이다 보니 힘든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련만 10년 동안 불평 한마디 없이 지금까지 사랑하며 살고 있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너무 개인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인터뷰가 되어 버린 듯 하여 작품으로 들어가 본다. < 뮤지컬 돈키호테 >를 배우 김성기는 하나의 인물로 보여질 것이라고 한다.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이고 돈키호테가 곧 세르반테스라는 것을 보여 지도록 연기할 것을 피력한다. 무대의 변화는 줄테지만 동일한 사람이다라는 컨셉트를 가지고 작업에 임한다고 한다. 재미를 주고 이상주의자의 철학을 현대인의 삶 속에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 이제 경력배우가 된 김성기의 말이다.

“뮤지컬 돈키호테는 우리의 인생입니다. 돈키호테는 ‘꿈’을 이야기합니다. 돈키호테는 곧 꿈을 꾸는 사람이죠. 현실을 꿈꾸는 자를 이야기하는 것이 < 뮤지컬 돈키호테 >입니다.”

이상주의자인 돈키호테를 따르게 되는 현실적인 여자 알돈자를 볼 때에도 그렇다. 현실을 이렇게 꿈꾸는구나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알돈자는 돈키호테로 인해 꿈을 가지게 되고 또 다른 삶이 보여 그를 따르게 되는 것이다.

“공연을 보시고 난 후의 느낌이 다 다르시겠지만 즐거움만 주는 것이 아니라 ‘울컥’하는 무엇인가가 있으실 겁니다. 인생을 열심히 살아야 겠구나 내지는 잃어버린 꿈이나 생활 등을 다시 찾아야 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잃어버린 꿈. 현실 속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꿈. 그러나 < 뮤지컬 돈키호테 >는 현실 속에서 멋진 꿈을 꾸게 만들고 그 꿈을 소중히 간직할 수 있는 방법도 은근히 가르쳐 준다. 그것이 돈키호테의 삶의 의미였던 것이다. 그래서 산초는 그를 묵묵히 따르고 있었는지 모른다. 말없이 충실하게 임무를 수행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계속 일을 하는 산초도 현실 속에서 돈키호테가 준 꿈을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를 따르게 된 것이다.

김성기는 돈키호테가 꿈꾸었던 것을 무대에서 잘 보여주고 싶어했다. 뮤지컬의 백과사전 격인 < 돈키호테 >라는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다른 작품을 만나도 당황하지 않고 생각하고 힘들다면 견디고, 문제를 뚫고 나갈 수 있는 힘을 받는 그런 작품의 계기가 되길 바라는 것이다. < 뮤지컬 돈키호테 >를 무사히 마칠 수 있다면 어느 작품을 하더라도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가진다고 한다.

무대가 좋은 배우 김성기. 그의 연기 인생이 그랬다. 그런 만큼 그의 연기 인생이 돈키호테를 닮아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의 말투나 노래나 딱 돈키호테야 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는 것이다. 무대가 좋아 시작한 뮤지컬 배우 인생이 이제는 그의 천직이고, 그가 웃고, 울고, 가슴 아파하기도 하며, 가슴이 벅차기도 한 배우 김성기만의 무대를 대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 뮤지컬 돈키호테 >가 기다려 지는 것이다. 그만의 특유한 무대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를 위해 태어났고,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를 위해 태어났다."

뮤지컬 < 돈키호테 >中에서
돈키호테와 산초의 "Man of la Mancha (I, Don Quix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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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 (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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