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김선경 - 미치는 것이 아름답다

작성일2005.06.29 조회수1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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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틱, 이제는 의사다!!

주원성의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김선경과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그녀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사실 한국 뮤지컬 배우로서 산다는 것에 대한 고찰이라고나 할까? 이 날 인터뷰는 한국 뮤지컬에 대해서 김선경의 속내를 읽을 수 있었다. 그녀가 뮤지컬을 사랑하는, 무대를 사랑하는 한인간으로서 보여주고 있는 문화 운동가처럼 열변을 토했다. 그러나 한가지 그녀는 작품에 대한 열정과 배우에 대한 욕심은 얄밉지 않을 정도로 소박하고 열심이었다. 나는 그런 그녀가 아름다워 보인다.

“루나틱이요? 재현이 도와주고 싶었어요. 창작뮤지컬이 많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개그맨으로 있다가 뮤지컬 한다고 와서 몇 년째 그 심지를 꺾지 않고 꿋꿋하게 견디고 있잖아요. 대단해요. 그리고 < 루나틱 >이 워낙 대본이 튼튼하다 보니 하고 싶었던 뮤지컬이었고요.”
그래서 주원성과 김법래와 의기 투합했단다. 백재현. 이제 그 이름을 바꿔서 김태웅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가 사재를 털어서 < 루나틱 >을 끌어오고 있다. < 루나틱 >은 연극 < 굳닥터 >에서 가져온 내용이다. 외국의 것이라고 할 수 없는 한국의 소재이다. 김선경은 미치면 깎여 보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미치는 것은 아름답기만 하다는 논리를 말한다. 미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움, 부모가 자식에게 무조건 미쳐서 내리 붇는 사랑. 그런 것이 진정한 미친다는 것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김선경은 ‘카멜레온’ 같은 여자다.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180도 다른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 루나틱 > 바로 전에는 < 아가씨와 건달들 >에서 아들레이드의 역할로 뛰어난 삼류 여가수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김선경’이라는 이름이 여기에서도 보이고 저기에서도 보이고 있다. 그녀는 다작을 하는 편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작품을 해오고 있다. 어떤 역이라도 그녀는 무대에 선다는 기쁨이 앞서 열심으로 연습하고 무대에 오른다. < 라이프 >, < 로마의 휴일 >, < 시카고 >, < 록키 호러쇼 >, < 틱틱붐 >, < 캬바레 >, < 갬블러 >, <킹앤아이 >, < 몽유도원도 >, < 투맨 >, < 맘마미아 >, < 넌센스 잼보리 >, < 코레이지 포 유 >, < 브로드웨이 42번가 >, < 아가씨와 건달들 >등 우리나라 뮤지컬 붐을 주도한 유명 작품마다 모두 출연한 그녀는 매 작품마다 그 빛을 발하고 있었다.

“뮤지컬을 하다 보니까 라이센스 뮤지컬 위주로 한 거예요. 원성이 오빠와 창작 뮤지컬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 했었죠. 그런 중에 < 루나틱 >을 보게 되었고, 원성이 오빠와 법래씨에게 같이 하자고 이야기했죠.” 김선경은 그렇게 < 루나틱 >에 매진하게 되었다. 김선경은 창작극이 네 번째 작품이다. 김치를 먹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김선경은 주원성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창작극은 무조건 망한다는 선입관 때문에 창작뮤지컬에 대해서 손을 놓고 싶지는 않았다고 한다. ‘한’과 ‘정’이 있는 한국인만이 만들 수 있는 창작극을 계속해서 만들고 싶다고 한다. 끝내는 좋은 날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 루나틱 >은 특이해요. 공동작업이라는 맛있는 작업에 갖은 양념을 버무릴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렇지만 그것이 오히려 군더더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리모델링 해서 올리는 맛이 참 특이해요. 창작극의 단점을 보안해 주고 무대에 오를 수 있다면 정말 신나는 일이잖아요.”

그녀는 힘든 작업임이 분명한 창작 작업에 긍정적인 시각으로 재미있고 신나게 작업을 하고 있다. 연습이 무척이나 즐거운 표정이었다. < 루나틱 >을 하면서 그녀는 어느 새 선배가 되어 있었다. 좋은 선배의 역할도 함께 하는 중이다. 팀의 언니로서 챙겨주는 것도 일등이다.

“뮤지컬을 한지 10년이 넘었어요. 뮤지컬 배우로 저는 행복한 여자라고 생각해요. 좋은 것을 참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죠. 많이 주신 만큼 많이 돌려 주고 싶어요. 그래서 나누고 하다 보면 욕심이 하나도 없어지더라고요.” 그녀는 언제나 베풀고 산다. 깍쟁이 같을 거라는 선입견과는 다르게 성격도 털털하고 나눌 줄 아는 김선경이다. 자신이 행복해야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김선경. 이제는 연기자로서 색깔을 가지고 싶어했다.

< 루나틱 >이 끝나고 9월에는 혼자 준비하고 있는 모노드라마를 구성 중에 있다고 한다. 김선경은 배우 보다는 스텝에 많은 미련을 가지고 있다. 제작 스텝을 하고 싶어 했고, 공연을 살려보고 싶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배우이다. 대학원도 예술 경영 쪽의 마케팅과 홍보를 배운 이유도 그 때문이다. 뮤지컬 배우로만이 아닌 뮤지컬의 전반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스포트 라이트를 받을 수 있게 모태가 되어줄 스텝의 꿈을 이루려고 한다. 9월에 있을 모노 드라마를 끝내면 잠시 쉼을 가지려고 생각 중이라 한다.

그녀가 < 루나틱 >에서 제대로 미쳐 아름다운 배우의 모습을 대면하고 싶다. 앗! 하루 남았다. 내일이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면 그녀의 연기를 미치도록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디에서? 씨어터 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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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 (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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