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이경미, 전수경 (뮤지컬 메노포즈)

작성일2005.06.22 조회수1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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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경기’를 즐기는 우리는 친구

코엑스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는 코엑스아트홀에 빨간색 의자와 나무로 된 바닥이 조화로운 배치로 어여쁜 배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곳에서 장기공연되고 있는 < 뮤지컬 메노포즈 >에 출연중인 관록이 느껴지는 배우 이경미와 전수경을 만났다. 마침 토요일 낮 공연을 마치고 인터뷰를 하게 되어 < 뮤지컬 메노포즈 > 마지막 의상을 입고 인터뷰하게 되었다. 마치 친정에 모처럼 놀러 온 누이처럼 그녀들과의 이야기는 무르익기 시작했다.

“< 브로드웨이 42번가 >와 대구에서 < 뮤지컬 맘마미아 in Daegu >를 끝내고 <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을 공연하면서 < 메노포즈 > 연습을 했었어요. < 메노포즈 >를 보기 위해 미국으로 갈려고 했다가 그 계획이 무산되어 버렸죠. 작품들이 많아 지다가 보니 계획했던 것도 하기가 힘들 정도로 바빴어요. < 뮤지컬 메노포즈 >가 서울공연이 끝나면 지방 공연을 돌고 서울에서 앵콜에 들어갈 예정이고, 올해 말에 < 넌센스 잼보리 >를 할 예정으로 있어요.”
전수경은 ‘수퍼우먼’이다. 올해 가장 바쁜 뮤지컬 배우들 중에 한 명으로 뮤지컬 배우 주원성의 아내, 그리고 쌍둥이 엄마이고, 며느리 역할을 아직까지 아무 문제없이 해내고 있는 수퍼우먼이다. 시원시원한 성격에 겉모습과 같이 당차고 야무진 뮤지컬 배우 전수경은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의 여정을 들려 주는 것만으로도 숨이 찰 정도로 바쁘게 살고 있었다.

“< 유린타운 >, < 노틀담의 꼽추 >, < 맘마미아 in Daegu >를 끝내고 < 뮤지컬 메노포즈 >로 뛰어 왔어요. 제 딸이 23살이예요. 그렇게 안 보이죠?(웃음) 맨 처음 < 뮤지컬 메노포즈 > 섭외가 들어와서 대본을 봤어요. 전업주부 역할이더라고요. ‘내 생활과는 다른데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했어요. 수경이가 많이 알려줬어요. 그리고 새로 배우고 있다니까요. 책임감을 느끼고 충실하게 하다가 보니 어느 사이엔가 제가 전업주부가 되어 있더라고요.”
23살의 딸을 둔 엄마. 그녀는 활달한 성격에 성격이 ‘쿨(Cool)’ 하다. 모든 사물을 대하거나 말할 때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인다. 그런 그녀가 연배인 나이에도 죄송함을 무릅쓰고 귀엽다는 표현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그토록 사랑스러운 엄마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녀의 딸은 행복한 딸일 것 같은 생각을 잠시 했다.

< 뮤지컬 메노포즈 >를 하게 되면서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었을 때, 이경미는 전업주부가 아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많지 않아 좀 고생 좀 했다고 한다. 그 도움을 후배인 전수경에게 받았다고 하면서 그녀는 후배 전수경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저는 그렇게 못해요. 수경이니까 하죠. 좀 부뚝뚝한데 불평, 불만이 없고 항상 행복해요. 사람이 살다보면 언제나 행복하진 않잖아요. 그런데 수경이는 그렇지가 않아요. 찡그린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긍정적인 후배예요. 그래서 대견하고요.” 이경미의 말에 “무슨”, “에이”로 일관한다. 쑥스럽다는 배우 전수경. 그녀의 우애가 부럽게만 느껴진다.



“비주얼적으로 간격을 극복하기가 힘들었죠. 무엇인가가 나이에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드는데 쉬운 일만은 아니죠. 원작은 지금 나이보다 더 많아요. 그래서 한국적인 스타일로 많이 바꾸었죠. 나름대로 관객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 메노포즈 >는 뮤지컬이잖아요. 그걸 대부분의 관객들은 알고 오시는 거죠. 그래서 원작의 나이와 사실에 초점을 많이 맞추지 않아도 우리들만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어요. 그게 배우의 역할이겠죠?”
전수경은 언제나 열심히 하는 배우이다. < 뮤지컬 메노포즈 >에서 전수경이 맡은 배역은 PW이다. 극의 PW는 전문직 여성으로 호전적인 성격을 가졌다. 남자들과의 경쟁으로 몇 배로 열심히 일해 돈과 권력을 얻었다. 그렇지만 그녀의 성공은 주위의 사람들을 잃게 만든다. 그녀를 이렇게 달려오게 한 원동력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인지 아니면 성공에 대한 두려움인지 조차 헷갈려 하며 호르몬 변화와 맞서야 하는 것도 큰 좌절이지만 그로 인해 통제력을 잃어 가는 것이 더 큰 여자로 분한다. 원작에는 PW가 흑인이다. 성공한 흑인이면서 여자이기 때문에 선입견이라는 것이 있다. 또한, 전수경은 키가 크고 늘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작과는 다르다. 그래서 수경은 고민에 빠졌다가 그 인물을 한국적 상황의 인물로 99% 수술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가사는 ‘말라깽이’, ‘오리 궁둥이’ 등의 모습으로 바뀌어져 있다. 전수경 스타일의 PW를 연기하고 있는 것이다.

“박정자 선생님을 우연히 만났어요. 선생님이 ‘네가 하는 < 메노포즈 > 보러 가야 하는데 정말 보고 싶은 뮤지컬이거든. 가볼거야’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 공연하던 때였기 때문에 선생님께 그런 이야기를 드렸죠. ‘선생님 저희가 어려서 두려운 것이 많아요. 나이차이가 있어서인지 완경기를 겪어보지 못해 잘 표현하고 있는 건지 아닌지 모르겠거든요.’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그렇지 않아. 배우가 그런 것이 어디 있어? 어느 배역이든 그 배역을 해 내는 것이 배우야.’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용기를 얻었어요. 배우이기 때문에 한다. 일맥상통한 말이지만 관객들은 배우가 한다는 것을 알고 와요. 그래서 이제는 그런 두려움은 없어졌죠.” 이경미는 박정자씨를 만나 하나의 큰 깨달음을 얻었다. 전수경은 한마디 거든다. “지금은 즐길 줄 알게 되었죠. 심적인 불안이 많았었는데 배우로서 그 재미를 알게 되었어요.” 그녀들은 < 뮤지컬 메노포즈 >에 동화되어 즐거움을 느끼면서 공연하고 있고 그 즐거움을 < 뮤지컬 메노포즈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그 기쁨을 나눠주고 있는 셈이다. 슬픈 것을 즐겁게 풀고 있다. 그것이 < 뮤지컬 메노포즈 >의 매력인 것이다.

“대본을 보고 아이오와 주부에 대해서 나름대로 분석했을 때 소극적이고 조용하고 어눌했다가 극 뒤에 바뀌어지는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가 연습에 들어가면서 다 바뀌었어요. 아줌마의 모습은 수다스러워요. 주부가 왕이죠. 나중에 바뀌는 것이 아닌 아줌마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이경미는 회의를 하러 온 남편을 따라온 아이오와 주부 역할을 훌륭하고 돋보이게 만들어 놓고 있다. 그녀의 사랑스러움이 주책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굉장한 세련미로 포장되어 그녀가 사랑스럽고 귀엽기만 하다.

이경미는 말한다. 자신은 아직 완경기에 대해서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자신과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단다. 지금은 다르다. 자신에게 다가온 이야기이고 피부로 느끼지 못하지만 언젠가 나에게 닥칠 완경기를 대비해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라 생각한다고 한다. 우울증에 빠질 수 있고 남성화 되어 갈 수 있지만 성격이 워낙 긍정적인 성격이라서 홀가분하게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단다. 전수경은 그런 면에서 현실적이다. 철이 늦게 나서 완경기도 늦게 올 것이라는 농담을 하는 여유를 갖는 전수경이다. 외롭지 않다. 가정이 있고 사랑하는 남편과 쌍둥이가 그녀의 곁에 있으니 말이다. 그녀의 활발한 성격으로 그 삶이 즐겁고 긍정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한다.



< 뮤지컬 메노포즈 >는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심각하고 무거운 주제인 완경기를 즐거운 축제의 현장으로 만들고 있다. 이경미와 전수경이 말하는 < 뮤지컬 메노포즈 >는 아무런 생각없이 스트레스를 푸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이야기한다.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젊은 사람들은 배우들을 보고 < 뮤지컬 메노포즈 >를 선택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여자들의 축제 < 메노포즈 >에서 완경기를 함께 나누고 극복하는 친구들을 만나라고 한다. 그녀들의 작은 바램이다.

그리고 < 뮤지컬 메노포즈 >를 다시 관람을 했다. 그녀들의 또 다른 인생으로 태어나는 역동적인 모습을 대면하게 된다. 누구나 겪는 이야기. 그러나 숨기고 싶었던 이야기. 그러나 그건 정상적인 이야기라는 것을 이경미와 전수경은 또 다시 노래한다. 우린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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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소미(UCom flysom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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