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수녀' 이유진, "코믹보다 정통연기 보이고파"

작성일2004.08.27 조회수8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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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물론 처음이지요. 늘 꿈은 있었지만 뜻밖에 이루어진 일이라 부담이 큰 게 사실이에요."

옆에서 지켜보던 김형곤이 거든다. "유진이가 술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이거 시작하고는 술을 딱 끊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술자리의 분위기를 즐기는 편이에요. 그런데 저도 모르게 피하게 되더라고요. 예전에도 도공이나 석공들을 보면 작품 완성 때까지 금욕생활을 하셨잖아요?"

9월3일~11월7일 대학로 창조홀 무대에 오르는 연극 <병사와 수녀>에서 수녀 '미셸'역을 맡아 연기 인생의 새로운 도전에 나선 탤런트 이유진. 공연 개막을 열흘 남짓 앞둔 요즘 그의 각오는 남다르다.

<병사와 수녀>는 1995년부터 약 2년간 1,000회 이상 공연되며 1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화제작. 개그맨 김형곤 원작으로 2시간여 공연 동안 100번의 걸친 폭소와 엔딩에 흐르는 전 관객의 눈물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작품이다.

이 연극은 한국전쟁 당시 무인도에 표류한 병사와 수녀라는 설정으로 객석의 웃음을 퍼올린다. 꼭 해야만(?) 하는 병사와 절대 해서는 안되는 수녀의 관계를 통해 아무도 보지 않는 갇힌 공간에서 인간의 의지가 얼마나 흔들릴 수 있는가 하는 내면의 갈등이 극을 이끌어가는 줄거리.

극에서 이유진이 맡은 미셸은 달려들 틈만 노리는 병사 '나근도'를 못 이기는 척 받아주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수녀라는 굴레 때문에 그때마다 기도로 유혹을 뿌리치는 여자다. 무명의 최지우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 놓았던 배역으로 이유진은 역대 6번째 수녀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유진이 만들어 낼 미셸은 어떤 색깔일까. 그러나 뜻밖의 대답이 돌아온다.

"정말 수녀다운 수녀를 연기하고 싶어요. 평소 제 이미지 때문에 관객들이 조금은 발랄한 캐릭터를 기대하실 수도 있지만 '성과 속'을 오가며 갈등하는 수녀를 제대로 표현하려고 해요."

이유진이 요즘 한창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엔딩신. 작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두쪽 분량의 독백성 대사를 통해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드는 바로 그 장면이다. TV드라마의 경우 카메라 효과를 통해 어느 정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지만 연극의 특성상 자칫 혼자만의 감정 과잉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이 이만저만 쓰이는 게 아니라고.

"일부러 이전 공연을 녹화해 둔 비디오 테이프도 보지 않았어요. 특히 최지우씨의 경우 눈물 연기로 정평이 나 있잖아요. 잘못하면 나도 모르게 최지우씨 연기를 따라할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빙긋이 미소를 머금고 인터뷰를 지켜보던 김형곤이 다시 한마디 거든다. "어린 시절 아픔이 많은 유진이가 수도꼭지처럼 감정을 쏟아내는데 깜짝 놀랐어요. 병사가 수녀를 안고 뛰거나 키스하는 장면에서 유진이의 키(176㎝)가 너무 커서 고생한 것만 빼면 정말 나무랄 데 없는 캐스팅이죠."

연극무대 데뷔와 함께 TV드라마에서도 처음으로 악역을 맡아 화려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이유진. 이 때문에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토크쇼 출연도 접었다며 시원시원한 웃음으로 선언하듯 말을 던졌다.

"지금 열심히 알을 깨고 있어요. 제 날갯짓을 애정으로 지켜봐 주세요."


조진호 기자 odyssey@hot.co.kr
굿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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