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연극제의 시민리뷰단으로 선정되어 "비목"을 감상했다.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은 대학교 풍광에 걸맞게 연극 마당의 분위기를 한껏 돋구워줬다. 연습도중 발목 부상으로 휠체어로 무대에 오른 백수련 배우님의 인상적인 연기와 원로 배우들의 원숙함이 돋보이는 80분간의 무대였다. 임진강 어귀 민통선 북방의 작은 마을 동파리와 화정리에서 벌어지는 한 가족에게 일어난 분단과 전쟁이라는 가슴아픈 이야기가 주소재였다. 산자와 죽은 자를 동시배비시킴으로서 6.25를 겪은 세대와 젊은 세대를 동화시키려는 시도가 인상적이었다. 또한 해설가를 무대에 등장시켜 배우-관객-해설가의 삼각일치를 경험케 하려는 시도도 돋보였다. 민통선 북방 동파리에서 전사한 아들을 잊지못하고 그 땅을 지키려는 어머니와 현실을 찾아 땅을 처분하려는 가족들의 이야기속에서 우리 민족의 아픔과 시대를 아우르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무대였다. 원로배우들과 신세대배우들의 조화, 산자와 죽은 자의 동시대비, 해설가의 무대등장 등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는 시도가 인상적인 연극이었다. 서강대의 서정적인 풍취와 어우러진 메리홀 대극장에서 겨울밤 명품 고전연극의 정수를 한껏 누려 보시길 기대한다.

공연 연습기간에 다쳐 휠체어 타고 무대올라오신 백수련 배우님이 염려되었는데 어머니의 슬픔을 열연하셔서 감동이 배가 되었습니다 막내 손녀가 읖조리던 국민 가곡 '비목'..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 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DMZ에 남겨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죽음을 목격한 장면에서는 북에 남겨진 할머니, 어머니를 그리워 하셨던 아버지가 더욱 생각났고 북에 계셨을 할머니와 어머니의 모습같아 너무 슬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