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니 원작소설 ‘늑대의 유혹’, 전설의 장면으로 회자되는 강동원 우산씬이 담긴 영화 ‘늑대의 유혹’. 그리고 뮤지컬 <늑대의 유혹>. 소설,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늑대의 유혹>이 시작됐다. 뮤지컬 <늑대의 유혹>은 “해외 팬을 사로잡은 K-POP의 힘으로 한류 뮤지컬을 만들겠다”는 일념이 뭉쳐 동방신기, 샤이니, GOD, 2PM, 카라등 대중가요들이 모인 주크박스 뮤지컬로 완성됐다. 뮤지컬 관람이 취미인 모태 뮤지컬 마니아부터 아이돌 맞춤형 뮤지컬 <늑대의 유혹>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는 뮤지컬 관람 초보자가 모였다. 관객들이 말하는 <늑대의 유혹>, 그 유혹 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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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트
장현덕(정태성), 김형민(반해원), 김유영(정한경), 김경화(다름이)

참가자
지향숙 (32) 공연보기가 취미
김지현 (23) <젊음의 행진> 관람 후 주크박스 창작뮤지컬 관심 업!
이은지 (21) 아이돌보다 뮤지컬배우!
김열매 (22) ‘늑대의 유혹’ 원작소설, 영화를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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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내 참가자들은 ‘리얼토크장’ 이벤트 신청자 가운데 선정된 분들입니다.
* 기사 내용 중 공연의 주요 내용이 언급될 수 있습니다.

<늑대의 유혹>_“이런 기분 처음이야”

향숙 강동원 배우 이미지가 강했던 영화 ‘늑대의 유혹’이 생각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영화의 잔상은 없었어요. <지킬앤하이드><맨오브라만차><아이다> 같은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을 선호하는 편이고, 주크박스, 무비컬, 드라마컬 스타일의 뮤지컬을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이 작품을 보고 나서 ‘선입견을 갖고 작품을 볼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뮤지컬에 대한 전혀 다른 시선을 갖게 됐어요. 10대를 타겟으로 한, 색다른 뮤지컬이었어요.


지현 려욱, 박형식 등 이 작품에 출연하는 아이돌을 좋아하는 10대들에게 안성맞춤인 공연인 것 같아요. K-POP을 중심으로 했다는 노래들은 억지로 끼워 맞춘 게 많아서 아쉬웠어요.

은지 노래는 저도 아쉬워요. 뮤지컬 넘버로 사용된 노래들이 대부분 제가 좋아했던 노래들인데요, 뮤지컬화 되면서 안 어울리게 다가왔다고 해야 하나? 흥이 덜해진 느낌이에요. 김산호 배우를 좋아해서 전에 공연을 봤고, 오늘이 두 번째 관람이었는데 정말 깨알 같은 재미를 갖고 있는 작품인 것 같아요.

향숙 이 작품의 가장 큰 묘미는 커튼콜인 것 같아요. 10대들에게 안성맞춤인 뮤지컬이라고는 했지만 2~30대 관객들이 정말 열광하더라고요. 

열매 ‘오정반합’, ‘만약에’, ‘내 귀에 캔디’ 같은 노래들을 뮤지컬화 했다고 해도 대중들을 위한 노래지 작품을 위한 노래가 아니어서 그런지 스토리와 어울리지 않은 상황들이 많았어요. 슈퍼주니어 려욱의 연기를 본 적은 없지만 노래실력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거든요. 오늘 공연을 보고 나니까 아이돌이 출연할 때 한 번 더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열매 영화 ‘늑대의 유혹’를 두 번이나 봤을 정도로 좋아했던 작품이라 그런지 원작과 비교하면서 보게 되더라고요. 반해원 보다는 정태성의 비중을 키웠고, 죽는 이유에 대한 개연성을 보강한 것 같아요. “다음에 태어나면 누나 하지 말라”는 정태성의 명대사만 들어오고, 결말도 달라서 원작을 좋아했던 사람으로서는 좀 안타까워요.

귀여니 원작소설_ “원작과는 달라요”

지현 소설원작, 무비컬을 염두하고 볼 게 아니라 ‘K-POP 주크박스 뮤지컬’을 중점적으로 본다면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향숙 처음부터 스토리를 기대하고 본 작품은 아니라서 이야기보다는 ‘음악을 어떻게 변형했나’에 집중하면서 봤어요. 한류뮤지컬이라는 타이틀까지는 달지 못하더라도 ‘콘서트형 뮤지컬’이라는 말에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은지 처음 공연을 봤을 때도 느꼈지만, 엔딩 장면은 ‘지금 끝난 건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개인적으로는 스토리에 대한 아쉬움이 컸는데 첫 공연을 같이 본 친구는 대놓고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가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향숙 귀여니 소설을 거의 10년 전에 읽었거든요. 김경화 배우가 했던 ‘다름이’ 역할도 좋았어요. 소설, 영화를 접하지 않은 사람들이 내용을 이해하기에도 쉬웠고, 신선했어요.

지현 커튼콜 장면은 좋았던 것 같아요. ‘끝났나?’하고 있는데 배우 분들이 마지막까지 열정적으로 무대를 꾸며줘서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은지 <늑대의 유혹>을 처음 봤을 때는 아이돌만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으로 보여요. 뮤지컬배우를 좋아하는 팬으로서는 아쉬운 점이에요. 티켓팅도 어렵고, 아이돌과는 더블캐스팅이 같이 안됐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어요.

K-POP 뮤지컬, 아이돌이 불러야 제 맛?!


향숙 성두섭 배우가 눈에 띄어서 이 작품에 관심을 가졌는데요, 믿을만한 배우라 그런지 고등학생 역할도 아주 잘 어울렸어요. “<늑대의 유혹>에는 아이돌 캐스트가 더 볼만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전 경험으로 다져진 뮤지컬배우들이라서 더 좋았어요.

지현 의아하게 느껴지는 캐스팅이 많이 있잖아요. 성두섭 배우도 궁금하고, 가수 임정희씨도 나이가 많은 편인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요. 장현덕 배우는 인상이 강한 편이라 모성애를 불러 일으키는 정태성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나름 잘 어울렸어요.

향숙 여주인공 비중이 작아서 아쉽지만 김유영 배우도 잘 어울렸어요. <스프링 어웨이크닝><너와 함께라면> 이후로 출연작이 없어서 궁금했거든요. 실망시키지 않는 배우인 것 같아요.

열매 아이돌을 캐스팅하면서 얻어지는 홍보효과도 크지만, 관객으로 작품을 이해하는 걸 따졌을 때는 역효과인 것 같아요. 동방신기 김준수의 팬이지만, 작품을 이해하는데 있어서는 다른 배우 공연을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다른 캐스트의 공연을 봤거든요. 노래 하나만 믿고 뮤지컬에 도전하는 아이돌이 종종 있어서 뮤지컬배우와 더블 캐스팅인 경우에는 아이돌을 피해서 관람하는 편이에요. 

 향숙 <금발이 너무해> 재공연 때에도 그랬고, 유독 PMC 공연은 아이돌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상업적으로 마케팅을 잘한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런 쪽의 뚝심을 갖고 효과적으로 공연을 만드는 것 같아요. (웃음)

지현 노래 선택 기준이 궁금해요. 해외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노래를 고른 건지. 스토리에 맞췄다고 하기에는 어색한 부분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열매 편곡은 정말 좋았어요. 내용에 맞는 가사, 뮤지컬에 어울리는 가사는 아쉬웠어요. ‘내 귀에 캔디’같은 경우에는 웃음 포인트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늑대의 유혹> 자체가 대놓고 오그라들게 하는, 재미있는 뮤지컬이잖아요. 거기에 더 큰 걸 넣었다고 재미있는 구성이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오히려 다 지루했던 것 같아요. 창작곡 ‘지울 수 없는 시간’이 더 신선하게 느껴진 것 같아요.

은지 뮤지컬을 보는 시선을 바꾸지 않고 본다면 실망할 것 같아요. 내용도 없고, 음악도 대중가요잖아요. 뮤지컬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좋아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 특히 10대들에게는 뮤지컬의 재미를 맛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정리: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