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썸걸즈] 이석준, 그가 연극에 도전한 이유

작성일2007.06.15 조회수10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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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준이 다시 연극 무대에 서고 있다. [헤드윅] [아이다] 등 여러 굵직한 뮤지컬에서 주연을 맡아온 그가 [이아고와 오셀로] 이후 두 번째로 정극에 도전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결혼을 앞둔 남자가 과거에 헤어졌던 여자들을 만나는 능글남으로 변신했다. 과거 자신이 도망치듯 떠난 여자들을 하나하나 만나면서 “우리 서로 잘못한 거 없지?”하며 여자 속을 긁어놓는다.

“강진우라는 남자가 결혼을 앞두고 네 명의 여자를 만나는 이야기에요. 이들의 공통점은 진우가 여자들과 연애 중 연락도 없이 도망쳐버린 전력이 있다는 거죠. 남자들은 헤어지면서도 여자에게 좋은 남자로 남고 싶은 심리가 있거든요. 여자들은 알 수 없는 남자들의 이상한 속마음에 대해 파헤진 블랙코미디죠.”

"항상 강한 드라마에 이끌린다"


연극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그의 눈에 표정에 생기가 더해진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정말 재미있다”는 형식적으로 한 말이 아닌 거 같다. 이석준은 [헤드윅] 이후 많은 대본을 받았지만 가장 마지막에 받아본 [썸걸즈]를 선택했다.

“작품을 선택할 가장 많이 고려하는 건 드라마에요. 제가 이런 소리를 하면 ‘아이다는?’하고 물어보는데 아이다도 저에게는 드라마가 너무 매력적이었거든요. 헤드윅은 처음 영화로 접하고 그 스토리에 반해 광팬이었고요. 그래서 연극에 관심이 많아요. 연기에 대한 갈증이 많았는데 좋은 연극은 이를 충분히 풀어주거든요.”

[썸걸즈]에서 강진우는 여자입장에서 보면 비겁하고 책임감 없는 남자의 전형이다. 게다가 과거의 여자들에게 ‘좋은 남자’로 기억되고 싶어하는 이상한 욕심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강진우를 연기하는 이석준은 그대로 강진우로 보인다. 능글능글하다가도 철없고 이기적이다가도 불쌍해보인다. 때론 절박해 보여 ‘쯧쯧’ 혀를 차게도 만든다. 강진우의 행동에 공감하냐고 묻자 그는 “아주 위험한 발언이다”라며 웃는다.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어렸을 때, 그러니까 너무 순진했을 때는 강진우같이 그냥 숨어버린 적이 있어요. 좋아하다가 ‘이게 아닌가 보다’라고 그냥 끝낸 적이 있으니까. 하지만 철든 다음에는 그런 적이 없어요. 헤어질 때 나쁜 놈 소리를 듣더라도 비겁하게 숨는 건 반대에요. 제일 이해 안 가는 게, 헤어진 후에 친구로 남는 거에요. 이거야 말로 서로에 대한 감정이 완전히 소멸한 사람들이나 가능한 거 아닌가요?”

이석준은 이번 연극에서 가장 감사한 일로 ‘강진우’로 더블 캐스팅된 최덕문을 만난 것이라고 말한다. “최덕문 선배는 무대에서 정말 수많은 연기를 해 온 배우에요. 무대에서 갈고 닦은 내공이 대단한 사람이죠. 저는 선배가 숨쉬는 거 하나까지 따와서 공부한다니까요(웃음). 술자리에서도 말해요. 감사하다고…사실 선배님 대신 다른 분이 하기로 했었는데 그 분이 못하게 되서 고맙기까지 할 정도니까요. 더블 캐스트라고 이름을 올리니 영광이죠.”

함께 울고 웃은 토크쇼 4년차 진행

이석준은 장난끼 넘치지만 예의가 바르다. 그리고 달변가이기도 하다. 술술 재치 있게 말하지만 마음에 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와의 인터뷰는 즐겁고 편하다. 이석준의 이런 장점은 그가 진행하는 ‘뮤지컬 이야기쇼 이석준과 함께’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이는 배우와 공연관계자들을 초대해 라이브로 음악과 토크쇼를 즐기는 뮤지컬 토크쇼로 올해 4년차에 접어들었다. 애초 100회를 약속해 2년 동안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격주로 바뀌면서 4년차에 들어서고 있었다.

“배우들이 무대에 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에피소드와 어려움이 있었겠어요. 탤런트나 영화배우들이야 TV에 출연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뮤지컬 배우들은 그럴 기회가 별로 없거든요. 이 쇼를 통해 그 분들의 대단한 입담을 듣는 것도 즐겁죠. 이야기를 듣다 보면 눈물 날 때도 많고…. 스텝들이나 게스트분들도 차비 정도만 받지만 애정을 가지고 지켜가고 있어요”

그렇다면 뮤지컬 배우로써 이석준의 스토리는 어떨까. 그는 “다른 분들에 비해 평탄했다고 봐도 되겠지만 아픔은 상대적이지 않나”고 말을 꺼낸다.

“밀레니엄에 들어섰을 때 TV에서 활동하던 배우들이 뮤지컬계에 와서 활동했고 각광을 받았더랬죠. 어, 그럼 나도 탤런트 해봐야지 하고 갔다가 2년 정도 제대로 놀았어요(웃음). 아무것도 못하고요. 그때 까마득한 후배가 나를 추월해 가는 걸 눈으로 봤죠. 나중에는 딱 한 작품만 하고 그만두자라고 뮤지컬을 시작한 게 지금까지 온 거에요.”

이석준에게는 작품 하나하나가 모두 다음 작품을 하기 위한 초석이다. 그래서 전환기가 됐던 작품이 뭐냐는 질문은 그에게 참으로 애매하다. “어떤 분이 틱틱붐이 전환기였나라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하죠. 또 다른 분이 아이다였나고 하면 그것도 맞다고 하죠. 이렇게 보면 헤드윅은 썸걸즈를 하기 위한 작품이고요. 썸걸즈는 다음 작품을 하기 위한 단계겠죠.”

결혼을 앞둔 매력남을 연기하는 이석준은 실제로 오랫동안 함께한 연인이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탤런트 겸 영화배우 추상미가 그의 피앙새. 그는 “올 가을에 결혼하고 싶었는데 사정상 약간 미루게 됐다”며 “나는 아직 모르는데 신문에서는 우리 결혼날짜를 알고 있는 거 같더라”고 말한다.“항상 인터넷 검색어에서 3000대 언저리에 있다 결혼이야기가 나오자 금새 1위로 뛰어 올랐으니 얼마나 답답한가”라며 폭소를 터트린다.

연극으로 돌아온 그는 유쾌한 에너지를 무대에 쏟아 붓고 있다. 그의 능글한 연기에 많은 여성관객들이 ‘어머, 저럴수가’ ‘참나!’ ‘기가 막혀!’ 등의 감탄사를 추임새처럼 넣었다. 1시간 30이 너무 금새 간다. 그의 선택이 탁월했음을 그는 증명해 보이고 있었다.




글 : 송지혜(인터파크ENT 마케팅팀 song@interpark.com)
사진 : 김민주(minjuu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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