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레이닝 데이’(남우주연상)와 ‘글로리’(남우조연상)로 두 차례 아카데미상을 수상하였으며, ‘더 허리케인’, ‘말콤 엑스’, ‘크라이 프리덤’ 등으로 유명한 배우 덴젤 워싱턴이 연극 <펜스>(Fences)로 5년 만에 브로드웨이 무대를 찾았다.

연극 <펜스>는 1987년 퓰리처상과 토니상을 동시에 수상한 어거스트 윌슨의 연극으로, 지난 4월 14일 브로드웨이 코트 극장에서 리바이벌 공연의 프리뷰를 시작했다.

1957년부터 1965년까지 8년 간의 시간을 배경으로 하는 이번 작품에서 덴젤 워싱턴은 주인공 트로이 맥슨(Troy Maxson) 역을 맡았다. 피츠버그 환경미화원인 트로이는 야구 선수의 꿈을 가졌지만, 당시 메이저리그에서 흑인 선수를 받아주는 일은 허락되지 않는다. 인종차별에 대항하나 실망하고야 마는 그의 삶은 아들과 그의 아내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트로이의 3대 가족을 통해 5,60년대 미국 내 흑인 사회의 정체성을 이야기 하고 있는 <펜스>는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공연 당시 퓰리처상,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뉴욕 드라마 비평상 등에서 최고 연극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88년 <체크메이트>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데뷔한 덴젤 워싱턴은, 이후 <리처드 3세>, <마이티 젠트>, <세레모니 인 다크 올드 맨> 등을 비롯, 뛰어난 오프 브로드웨이 작품에 수여되는 오비상을 수상한 <어 솔져스 플레이>등에서 열연했다. 2005년 <줄리어스 시저>가 그가 선 최근작이다.

그래미상을 수상한 색소포니스트 브랜포드 마르셀(Brandford Marsalis)이 음악을 담당하기도 한 연극 <펜스>는 오는 7월 11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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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로, 터널에서 연극을? 공연장으로 변신한 워터루 역

공연장의 변신은 어디까지인가? 최근 런던 워터루 역이 색다른 연극무대로 변신을 준비 중이다.

터널에서 <디치>

오는 5월 13일부터 19일까지 워터루 역 지하 터널에선 새로운 연극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영국의 올드 빅 시어터는 베스 스틸(Beth Steel)의 신작 <디치>(Ditch)를 워터루 역 터널 228~332 구역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작가 스틸의 데뷔작이기도 한 연극 <디치>는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물속으로 침수된 미래 영국을 배경으로, 급진적인 파시스트들을 척결하려는 영국 정부를 등장시키고 있다. 전초기지에서 불법자들을 향한 정부의 감시가 더해질수록, 살아남기 위한 생존자들의 몸부림이 세계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설정이다.

올드 빅 시어터가 워터루 역의 터널을 극장으로 활용한 것은 2009년부터. 터널 228구역을 공연장으로 개조하여 어두운 가상 세계의 이야기를 담았던 지난 해 5월 공연은 공연 시작 전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디치> 공연은 스크린 등 기타 장비드을 활용해 이색적인 무대로 꾸며질 예정이며 티켓은 무료나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터미널에선 <철길의 아이들>

워터루 역 유로스타 터미널에도 새로운 공연장이 구축될 예정이다. 요크 시어터 로열은 오는 7월 4일부터 9월 4일까지 영국의 여류작가 이비스 네스빗(E’Nesbit)의 1906년 작 소설 ‘철길의 아이들’을 연극으로 공연한다.

특별히 철로 주변에 만들어질 극장은 2007년 11월까지 실제 런던의 중심 유로스타 터미널로 사용되었던 장소로, 관객들은 철로 양 옆에 앉고 배우들은 철로 위에서 공연을 펼치게 된다.

바비, 피터, 필리스 등 어느 날 갑자기 아빠가 사라진 세 아이의 극적인 삶을 다루고 있는 소설에선, 엄마를 따라 런던에서 요크셔 지역의 철도 주면 한 허름한 집으로 이사한 이들이 겪는 모험과 우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의 아빠는 어디에 있으며 과연 돌아올 것인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연극 <철길의 아이들>은 2008년 국립철도 박물관에서 공연해 큰 인기를 모았으며, 올해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동명 영화가 탄생한 지 40주년 되는 해의 재공연이란 의의도 있다. 또한 이번 공연의 프로덕션은 티켓 당 1파운드를 전 세계 가출 아동과 집 없는 청소년들을 위한 ‘철길의 아이들 기금’에 기부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참고 www.officiallondontheatre.co.uk / www.playb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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