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넌버벌 퍼포먼스 연출가 이주노

작성일2005.09.01 조회수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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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댄서로 남고 싶은 이주노

쉽게 뛰어들어 작품을 만들기 힘든 넌버벌 퍼포먼스 장르에 낯익은 이름이 있다. 당대의 우상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 이주노이다. 이주노는 최근 넌버벌 퍼포먼스 < 프리즈 >에 연출로 이름을 남겼다. 그는 자유로운 사람이다. 그래서 자유로운 형식을 가지고 있는 넌버벌 퍼포먼스라는 장르에 연출이라는 이름을 올려 놓은 것 같다. 그가 말하는 넌버벌 퍼포먼스 < 프리즈 >에 대해서 들어 봤다.

“비보이들이 개인기들이나 기술 들을 하잖아요. 개인기나 기술 등을 마무리하는 동작을 ‘프리즈’라고 하죠.” < 프리즈 >는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다가 마지막에 갖가지 포즈를 취하는 데 그 포즈를 취하는 것을 ‘프리즈’라고 한다. 말하자면 < 프리즈 >는 스트릿 댄스에서 가장 마지막에 마무리하는 동작이기 때문에 멋있을 수 밖에 없는 것으로 < 프리즈 > 자체도 그런 멋스러움을 표현한다는 내용일 듯 하다.

스트릿 댄스가 우리나라에 보급된 것은 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다. 그러나 급격한 바람을 타고 스트릿 댄스를 추는 사람들은 많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릿 댄스는 소위 이벤트나 공연 같은 데에서 짧막하게 소개되거나 게스트 형식으로 3-5분 가량의 춤을 선사하는 것이 다였다. 기존 댄서들의 기량은 월등하고 다양하다고 하지만 무대 위에서 < 프리즈 >처럼 1시간 20분이라는 시간으로 짜여져 올라간 예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기존 댄서들의 기량은 월등하고 기술도 다양해요. 그런 친구들은 많고 공연을 공연답게 못 올렸을 뿐이었죠. 이번에는 ‘백댄서가 아닌 그들이 주인공이 되는 무대를 만들어 보자’ 라는 생각으로 만들게 되었고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저도 댄서 출신이거든요.”

이주노는 늘 그렇듯이 자기 자신을 춤꾼, 댄서라고 한다.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에는 팀의 멤버로 충실하게 활동을 하였고, 라디오 디제이와 제작자로서 음악 프로듀서로서 일을 했다. 작년에는 조관우 콘서트를 발렌타인데이 콘서트를 연출 하였다. 폭이 넓어진 셈이다. 앞으로의 계획 중에는 5년 만에 다시 프로듀서를 한다고 한다. 그는 허니패밀리, 영턱스 같은 굵직한 팀들의 프로듀서를 맡았었다. 그 이후에는 신인을 발굴 못했다가 이번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추는 댄서예요. < 프리즈 >에도 출연하고 있어요. 팝핀현준이라는 친구인데 음악적으로도 공부를 많이 했어요. 9월에 데뷔 무대를 가집니다.”

팝핍현준은 영턱스 객원 멤버로서 활동을 했다. 월드 힙합 페스티발에서 한국팀 고릴라 배틀 대표로 참가하여 1위도 했고, 이현도, 조PD, 조관우, 클래지콰이 콘서트에 참가하였고, 조성모, 골뱅이, 이정현, 클래지콰이, 조PD 등의 뮤직 비디오에도 참가하였다. 그를 솔로 앨범으로 데뷔하는 프로듀싱을 이주노가 맡는 것이다. 이주노는 팝핀현준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있다. 팝핀현준이 자신 보다 테크닉적인 면에서는 더 월등하다고 하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은 댄서나 가수의 마인드나 춤을 추는 사람으로서의 정신적인 것과 춤의 개념과 표현의 방법 등을 선배입장에서 전수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주노는 80년에 프로로 들어왔다. 춤이라는 자체가 좋았다고 한다.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 좋았던 시절 그 생각이 7-8년 동안 계속 되었고 자신도 모르게 프로라는 이름을 얻었을 것이다.

“24,5살 때 서태지와 아이들에서 현석이는 제가 데리고 있던 후배였고, 태지의 음악을 들어보고 상당히 감동을 받았어요. 이 팀이라면 나도 함께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는 서태지와 아이들에 합류했고, 팀의 멤버로 충실히 그 의무를 다 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10년 동안 춤을 추었던 그가 팀에 합류했고, 그 인기는 정말로 대단하고도 대단하였다. 팀이 해체된 이후 그는 후배를 양성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재능으로 그의 일을 했지만 그는 아직 도 자신은 댄서임을 잊지 않고 있었다. 이주노는 딱히 제자 같은 개념의 제자가 없다. 지금은 현준이밖에 없다. 왜 양성하거나 후배나 제자를 두지 않았냐고 했더니 스트릿 댄스에 대해서 한 마디 해준다.
“스트릿 댄스의 기본은 자기 완성이죠. 남에게 전수하기가 힘들어요. 저는 재즈, 발레 등을 배웠지만 스트릿 댄스를 위해 배운 거예요. 스트릿 댄스는 개인의 댄스죠. 제가 댄서로서 있는 것은 제 안에 있는 것이죠. 가르치거나 하는 것은 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죠. 후배들을 위해 도와주고 그 발판을 마련하는 것은 했지만 가르치지는 않았어요. 딱 한 사람 있다면 현준이겠죠.”

< 프리즈 >로 돌아가서 그는 스트릿 댄스를 무대 위로 끌어 냈다. 스트릿 댄서들의 표현이나 무대에 대한 갈증을 알고 있는 그가 댄스의 장르별로 관객에게 표현할 수 있는 장르가 무엇인가를 알아서 무대화 시킨 것이다. 비보이는 환희와 열정적인 부분을 강화시켜 주고, 파핑 같은 부분은 고뇌를 표현하고 여성 무용수가 나오는데 방황을 표현해 주고. 장르별로 많은 경험을 통해 장단점을 알고 있는 그가 작업하기에는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쉬운 일만도 아니었다.
“아무래도 뮤지컬 같은 경우에는 처리할 수 없는 표현에 대해서는 노래로, 대사로 처리하는데 < 프리즈 >는 무언극이잖아요. 판토마임의 발전 형태요. 이것을 풀려면 아무리 연출력이 뛰어나더라도 댄서들이 뛰어나지 않으면 표현할 수 없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댄서들의 기량이 정말 뛰어나요. 100% 흡족한 표현은 아니지만 먼저 시도되었다는 것과 스트릿 댄서들이 무대 위에서 무엇인가를 표현했다는 사실이 큰 의미예요.”

한국의 댄서의 위상은 아주 드높다. 우리나라 댄서들이 가지고 있는 컨덴츠 또한 무궁무진하다. 댄서들의 정체성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외국 것들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전통 무용, 음악들이 걸맞게 춤을 만들 수 있다. 여건이 되지 않아 만들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주노는 우리나라 음악과 외국 문화와의 조우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의 여건이나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한다. 혼자서 만이 풀어나갈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스트릿 댄스는 젊은이들의 열정을 보여준다. < 프리즈 >는 상당히 자연스럽고 자유스러운 무대이다. 자유로운 무대 안에서 절제된 표현을 하고 있지만 마음 편하게 보고 즐기면 되는 것이다. 한가지 그의 바램이 있다면 공연장을 나가며 한국의 스트릿 댄서들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바뀌어서 나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기본적인 개념이 바뀌어져서 공연장을 나가는 관객이 있다면 이 공연은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움직여서 즐기는 것도 있지만 바라만 봐서도 즐길 수 있어요. 모든 것을 배제하고 보시면 돼요. 편안하게 느끼고 나오면 생각이 바뀌는 그런 구도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주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당부의 말을 잊지 않는다.

“우리나라 댄서들의 위상이 높이 올라 갔어요. 아시아에서 세계적으로 한국 댄서를 무시하지 못해요. 연습실에서 열심히 연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임감도 따른다는 것을 무시하지 말고 프로라면 프로댄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넓게 볼 수 있는 프로가 되길 바라고 춤만이 아닌 모든 분야의 것들이 연결이 되어 무대에 오르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멋진 프로가 될 것이라고 봐요. 세계적으로 상위권에 있는 우리나라 댄서들로 인해 문화강국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댄서로서의 긍지와 책임감을 가지고 아무런 가식 없이 자유로운 스트릿 댄스로 우리나라를 빛내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런 여건과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선배들의 몫이고, 후배들은 그런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하세요. 그러면 세상은 넓어질 겁니다.”

이주노는 언제나 자유로운 사람이다. 하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생각은 댄서임을 잊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 아니 이 세상에서 댄서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지키면서 자유롭게 살고 있는 그가 부럽기만 하다. 앞으로 나오게 될 그의 작품이 궁금해 진다. 시간을 앞질러 가보고 싶을 정도이다. 프리 스타일 넌버벌 퍼포먼스 < 프리즈 >. 얼마 남지 않은 공연이지만 또 다시 앵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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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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