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타래꾼 한돌

작성일2005.08.19 조회수7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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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들의 높빛메아리
한돌 타래 이야기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어울림누리 만의 독창적인 노래 공연 양식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청개구리의 높빛 메아리가 8월 공연으로 한돌 타래 이야기 < 금강초롱을 찾아서 >를 준비하고 있다. 그곳에서 1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서는 그를 만나게 되었다. 한돌. 큰 돌이 아닌 작은 돌을 뜻하기 위해 아래 아를 쓰고 있는 한돌을 만났다.

그의 이름에서도 그 뜻을 찾는 것처럼 그의 공연에서도 많은 용어들이 있다. 타래 이야기에서 ‘타래’는 포크의 한돌식 언어이다. ‘추위를 타다, 더위를 타다, 노래를 타다’의 의미로 만들었다고 한다. 포크송의 순 우리나라 말이 ‘타래’인 것이다. 포크송하면 그 범위가 애매하였다고 한다. 70년대에 트로트를 불러도 기타아를 치면 모두 포크송이라고 했다고 한다. 포크의 범위가 그만큼 넓었다고 한다면 그렇지만 포크송의 정의가 그만큼 불분명하여 ?돌 그 자신만의 앨범에라도 쓰자고 해서 ‘타래’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그의 이번 공연은 14년 만에 다시 서는 무대이다. 그만큼의 세월을 훌쩍 지나 다시 무대에 서게 되는 것이다. 14년 전에 첫 공연에 이어 이번이 그만의 두 번째 공연이 되는 것이다. 이번 공연은 남북 분단의 아픔과 우리 국토와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금강초롱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다. ‘홀로 아리랑’, ‘터’로 우리에게 너무도 친근했던 그가 20여 곡의 곡을 발표하는 자리를 만든다. 한영애, 이정미, 청개구리와 함께 < 타래 이야기 >의 무대를 만드는 것이다.

“14년 만에 두 번째 공연을 하면서 감회로와요. 저에게는 이번 공연이 여러 의미가 있습니다. 다시 떠났다가 돌아 온 의미로 보시면 될 겁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는 거죠.”
그는 새롭게 시작한다. 그에게는 남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 14년 동안 그는 우리들의 곁을 떠나 있었다. 떠나 있는 동안 한돌에게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고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이 마비가 되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어제까지 건강했던 사람이 반신마비가 오는 것과 같은 그런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도 설마 하는 생각에 ‘한 겨레가 함께 부를 수 있는 아리랑을 찾아서 압록강, 두만강을 다녀 보자‘ 생각하면서 나름대로 큰 뜻을 품고 10년을 거쳐서 5번을 갔다고 한다. 마지막 여정이었던 백두산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겪었는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죽었다 살아난 경험을 하게 된 그 순간 그는 ‘나에게서 노래가 떠났구나’하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아름다운 것을 보아도 아름다운 것을 모르는 무감각해지는 마음을 보았다고 한다.

“5일 동안 백두산에서 텐트를 치고 있었는데 매일 안개 속에서 살았어요. 사람이 머리가 터지는 것 같고 마음이 터질 것 같더라고요. 떠날 때부터 번지고 있었던 거지. 분명히 한 겨레가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러 가야지 했는데 만들기는커녕 마비된 걸 느끼니까 답답해서 터질 것 같은 마음이었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 마음이 마비되었다는 것을 느꼈다는 것이 큰 수확이었죠. 만약 그런 과정이 없었다면 그냥 폼만 잡고 살았을 테니까. 그나마 노래를 만들려고 떠난 것이 ‘내 마음이 마비되었구나’하는 것을 깨닫게 하려고 했던 계기는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공연을 그만두고 지금부터 10년 전부터 곪아가기 시작하여 백두산에서 터진 것이라 말한다. 그것을 깨닫고 들어와서 2003년도 즈음에 지리산을 갔을 때 4월 말에 춘설을 보게 된다. 한돌은 황홀지경에 빠지게 된다. 그 때 그에게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마비되었던 마음이 다시 돌아오게 되는 계기를 만나게 된 것이다. 수첩을 뒤져보니 압록강과 백두산을 다니면서 적어두었던 것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그것을 언제 적어 놓았는지도 몰랐던 것이 마비된 마음이 돌아 오니 맨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그것이었다고 한다. ‘백두대간’을 우리나라 말로 만든 ‘한뫼줄기’라는 곡이 바로 그 곡이다. 10년이 걸린 ‘한뫼줄기’.

그래서인지 이번 공연은 남다르다. 다시 마음이 움직였다는 것이 그에게는 커다란 의미이고 다시는 마음이 마비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한다.

한돌의 타래는 특별한 것이 있다. ‘타래’라는 말을 들었을 때 서로 정서가 통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 느낌을 국악기를 동원해서 일부러 만들어 주어서도 안 되는 것이고 강제로 정서가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않아도 ‘타래’라는 말만 들어도 한국인의 정서가 통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의 노래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것은 노랫말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악기 쓰는 것에 대해서도 반주 악기를 소규모로 생각하는 이유도 그에 있다. 반주 악기가 많아지면 화려해짐과 동시에 그 정서의 농도가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내용으로 보면 작품 발표회예요. 한영애와 이정미와 제가 노래를 합니다. 청개구리가 반주와 연주를 하고요. 새로운 곡은 6곡 정도인데 정신대 할머니들의 노래가 있고, 비무장지대 이야기도 있죠. 그 동안 다녔던 이야기를 프로그램에 넣게 되었는데 자연스럽게 나라를 소재로 한 게 절반 정도가 되고 나머지는 제가 14년 떠났던 이유 중의 하나인 꿈을 잃어버려 방황했던 소재로 된 2곡 정도가 있어요.”

한돌은 이번 무대에 발표되었던 곡으로 홀로 아리랑, 갈 수 없는 고향, 용서의 기쁨, 고운동 달빛, 무궁화, 꼴찌를 위하여, 여울목, 갈증, 사잇섬, 개똥벌레,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산삼의 나라, 금강초롱, 터 등을 발표한다. 그리고 14년 동안 만들어진 밑으로 흐르는 길, 가시담, 한뫼줄기, 아무도 없는 학교, 도라지꽃, 섬진강 등의 발표된다.

아무도 없는 학교

힘겨운 고개를 넘을 때면
어릴 적 하늘이 떠오르네.
만국기 날리던 가을 운동회
끝까지 달리던 내 동무들
아련히 들리는 풍금소리
칠판엔 울 먹은 눈물 글씨
꽃밭에 물 주던 내 동무들
꽃들은 어디로 떠났을까
어쩌다 들리는 기차소리 학교엔 아무도 살지 않네.
깨어진 유리창 그 사이로 선생님 목소리 들려오네.

“다니다 보면 빈 학교들이 많았어요. 학교를 누가 지키고 있는 줄 알아요?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이 지키고 있죠. 한 군대가 아닌 너무 자주 보게 되었죠. 저는 초등학교를 3군데 다녔는데 처음 다녔던 학교는 증축했고, 두 번째는 없어져 버리고 세 번째는 건물에 갇혀서 자그마해졌더라고요. 제약산에 고사리분교가 있는데 학생이 2명 즈음 되었죠. 그 이듬해 동화책을 사다 주려고 갔는데 학교가 없어진 거예요. 그게 결정타였죠.”

‘나 다니던 그 학교를 갔을 때 선생님이 있지 않을까?’ 그는 선생님께는 무리한 요구일지 몰라도 전근 다니시지 말고 그대로 계셨으면 좋겠다고 한다. 사회 생활하던 사람이 지쳐서 꿈도 잃어버리고 힘이 빠져서 마지막으로 고향에 가 선생님 이야기 좀 들어보고 힘 좀 얻으려고 간다. 그런데 학교는 없어져 그 희망마저 사라져 버린 것 같은 메마른 허무함을 느끼는 ‘아무도 없는 학교’도 왠지 코 끝이 찡한 노래가 될 것 같다.

“내 마음이 회복이 되었으니까 다시 마비되고 싶지 않죠. 그 동안 떠나있으면서 개달은 것은 노래를 함부로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거예요. 모든 것이 신중해 졌어요. 발표하는 것도 그렇고 공연하는 것도 그렇고. 앞으로의 일이 새로운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똑같이 노래 만드는 일과 부르는 일, 그리고 음반작업을 조금씩 해 나가는 것은 계속 해 왔던 저의 일이니까요.”

한돌은 공연과 음반작업을 해 나갈 것이다. 아니 그는 한 번도 쉬어 본 적이 없는 타래꾼이다. 마비되었던 마음이 회복이 된 지금 타래꾼은 타래를 이야기한다. 완전히 회복이 되면 청소년들에게 신경을 쓰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동요를 만들고 싶어하는 천상 타래꾼인 것이다. 그가 이 나라에서 함께 숨쉬고 살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왠지 한돌은 독도를 닮아 있다. 우리 곁에 언제나 있으면서도 의연히 한국의 땅임을 지키는 독도와 같다. 그래서인지 8월 27일 두 번밖에 열리지 않는 타래이야기가 아쉽기만 하다. 떨림으로 타래꾼의 타래이야기 금강초롱을 찾아서의 공연장을 찾을 것이다. 그의 독도와 같은 ‘홀로 아리랑’을 느끼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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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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