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윌리암스의 삶과
음악세계를 담은
“The Film profile of John Williams” 중에서 녹취

동료이자 작곡가 Peter Sculthorpe가 보는 기타리스트 존 윌리암스

“존은 기타계의 황태자입니다. 저는 그의 연주에 항상 매료되죠. 제가 존에게 호감을 가지는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을 좋아해요. 그리고 항상 릴렉스 되어 있죠. 편안히 쉬는 걸 좋아합니다. 또 그는 소수의 친구들과 가깝게 지내는 스타일이지요. 낡은 옷 입는걸 좋아하고 마지막으로 그는 자기만의 민주적인 정치관념이 뚜렷합니다”.

“한가지 대단한 것은 존이 연주를 할 때 보면, 자신이 악기의 한 부분이 되고, 악기 또한 존의 한 부분이 된다는 것입니다. 지난번 호주에서의 리사이틀 때, 한 유명한 기타리스트 조차도 “존의 리사이틀은 역시 최고이며, 세상의 어떤 기타리스트와도 비교 할 수 없다” 라는 말을 했을 정도니까요.”

“특정 연주자를 위해 작곡할 때 전 그 사람에 대해 먼저 잘 알고 싶어합니다. 존을 위해 곡을 쓴다면 전 아주 드라마틱한 곡은 쓰지 않겠어요. 존은 드라마틱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는 매우 릴렉스 돼있죠. 존 연주의 매력 중에 하나는 음색입니다. 그의 기타에서 나오는 존 만의 특정한 음색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 그를 위해 곡을 쓸 때 난해하고 드라마틱한 곡보다는 존의 연주에서 나올 수 있는 최대한의 아름다운 음색이 부각 될 수 있는 곡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또 한가지 덧붙이자면 그는 호주산 기타를 씁니다. 호주산 나무로 만든… 호주 땅, 호주 흙에서부터 빚어나오는 연주를 하는 사람이죠”

존 윌리암스가 말하는 그의 어린 시절.. 그리고 인생과 음악

“우선 저는 영국인이기 전에 호주사람입니다. 그래서 영국이란 나라를 영국인이 아닌 객관적인 입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저는 호주를 떠나 10살 때부터 영국에서 살았습니다. 이 곳을 무척 사랑하죠. 그리고 특히 호주인으로서 영국 사람들의 비합리적인 모습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영국이 많은 인종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다민족 국가가 다양한 문화를 뜻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영국인이 아닌 외국인으로서 영국을 봤을 때, 그들이 다른 문화들에 반응하는 태도는 아직 많이 미흡하다고 봅니다”

“저는 1941년 멜버른에서 태어났습니다. 제 아버지는 세션 기타리스트였죠. 1930년대에 많은 활동을 하셨는데, 재즈를 통해 어머니를 만나셨습니다. 어머니는 재즈 클럽에 자주 다니셨거든요. 아버지도 당연히 재즈기타를 많이 치셨으니까요.
저는 기타를 7살 때부터 시작했다고 명백히 기억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 날 아버지께서 제가 더 어릴 적 기타 치고 있는 사진을 보여주시면서 ‘넌 4살 때부터 기타를 시작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버지께서는 저와 기타에 관해서라면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굉장히 설득력이 강하셨다고나 할까요? 아버지는 기타연습은 당연한 것이라는걸 제 스스로 느끼게 하는 방법을 알고 계셨죠. 그래서 전 한번도 기타를 연습해야 된다는 압박감을 느낀 적은 없어요. 어릴 땐 매일 30분씩 연습했어요. 저는 항상 기타리스트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저 스스로 기타연주에 일가견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다 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이죠. 운도 많이 따라주었고요.”

“1951년도에 가족이 모두 런던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그곳에서 기타 학교를 열고 싶어하셨죠. 기타 학교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지금도 운영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저를 세고비아(Andres Segovia) 선생님 아래서 배우게 하고 싶어하셨습니다. 그 당시 기타 치는 사람들의 목적은 세고비아처럼 되는 것이었죠. 그는 신이었어요. 기타의 레퍼토리를 창조했고, 기타를 콘서트 솔로 악기로도 명성을 얻게 한 장본인이었습니다. 그 분은 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셨습니다. 정말 친절 하셨고,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십대나 사춘기 때 자신도 모르는 로맨틱하고 시적인 감정들이 풍부히 생겨나는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린 사람들은 그런 감정들을 어떻게 표출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자기 악기로도 표현을 못합니다. 하지만 그런 감정들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지요. 그 감정들이 표출돼야 한다는 건 아주 중요합니다. 만약 스승이 제자의 그런 면들을 몰라보거나, 알면서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그는 분명 실패한 스승입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세고비아는 훌륭한 스승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고비아의 영향에 나쁜점이 있다면… 기타 레퍼토리가 워낙 없었던 시절이기 때문에 (첼로나 피아노에 비하면 더욱 그렇고요) 음악적 스타일이 모두 세고비아의 스타일에 굳혀졌다는 것이죠. 세고비아는 곡을 다른 큰 관점에서 바라보는 능력이 없었어요.”

“살아가는데 있어서 한가지 부모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셨던 것, 그리고 또 저에게도 똑같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바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어가는 것입니다. 보석가, 조각가, 음악가, 등등… 호주에 살면서 이런 다양한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연주하는 것도 물론 좋아합니다. 요즘 생각하는 것은 친목이나 음악적 동감 뿐만 아니라 ‘오스트레일리아 음악관’ 입니다. 그래서 ATTACCA 라는 그룹을 결성했습니다. 이 그룹은 친목, 음악적 동감, 오스트레일리아 음악관 이 모든 사상을 다 갖추었죠. 사실상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반은 호주 사람들이고, 반은 런던 사람들이거든요. 하지만 음악적으로는 ‘풍부한’ 소리의 앙상블이란 느낌은 없어도 음악적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타의 매력은 소리의 사라짐에 있습니다. 한 음을 치면 그 음은 정말 금방 사라집니다. 음 하나 하나가 금방 죽지요. 하지만 예를 들어, 연주를 할 땐 멜로디가 있잖아요. 그럴 땐 음 하나 하나가 사라지면서 생긴 공백들이 금방 다른 음들로 채워집니다. 그래서 관객들은 음들 뿐만 아니라 음 사이의 공백에도 집중을 하게 됩니다. 이건 마치 마술 같지요.

음악을 통해 우리는 표현할 수 없는 것들도 표현해 냅니다. 어느 것이든지 말로 표현될 수 없는 것들도 음악은 터치할 수 있습니다. 기타리스트로서 다른 음악세계의 뮤지션들을 만날 때 장점이 있다면 어느 세계에서든 기타리스트로서의 위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타리스트로서 누릴 수 있는 한가지 행운이죠. 정해져 있는 레퍼토리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레퍼토리에 한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장르를 불문하고, 광고 음악, 팝, 재즈, 영화, 월드뮤직 모두에서 기타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엑스트라처럼 이것 저것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필수적인 악기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기타는 무한합니다. 그래서 저도 기타리스트로서 더 많은 곳에 참여하고 싶은데… 예를 들어, 재즈 기타를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전 재즈기타를 못하거든요. 그런 게 너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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