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 망상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홍록기

한 편의 뮤지컬에 연출을 맡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연출은 작품에 대해서 많은 것을 파악해야 하는 것이 제1의 급선무이다. 물론 < 록키호러쇼 > 무대에 많이 오른 배우였기 때문이어서인지 그에게는 연출노트가 머리 속에, 몸 안에 베어 있다. ‘마스터 피스’. 소위 말하는 그에게는 < 록키호러쇼 >의 교본이라는 것이 있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 록키호러쇼 >의 연습장을 찾았지만 홍록기는 연구에 연구를 하고 있다. 몰두할 것이 많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길을 찾아가야 하는데, 마음을 비워야 하는데, 성이 안차요. 배우들이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 있는데 제 성에 안차요. 내 나름대로 찾아야 하는 건데 인이 박힌 것 같아요. 마스터 피스가 저에게는 되어 있는 느낌이랄까? 배우들이 저랑은 많이 틀린 느낌이예요. 음 이 친구들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요. 이런 것이 다 제 마음에서 갈등이 있는 것이지 배우들한테 요구하거나 제시를 하지는 않거든요. 마음을 비우고 찾아가는 배우들이 정답일 수 있다고 생각을 하죠. 지금 서로 미치는 시간이죠.”

그는 연습실에서 배우들과 < 록키호러쇼 >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새롭게 다시 만들어 가는 < 록키호러쇼 >가 점점 더 흥미롭기 시작했다. 2002년 한국에서 초연으로 시작하여 매 년 < 록키호러쇼 >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작품으로 각인되어 왔다. 홍록기는 초연부터 함께해 오고 있다. 극중 프랑큰퍼트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내서 관객들의 많은 갈채를 받았고, 배우들의 장이 되어 작품과 함께 해 온 시간이 있어서 그런지 남다른 애정이 많다. 그는 바쁜 일정에 쫓기고 있는 와중에도 < 록키호러쇼 > 연출을 맡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일 것이다. 그것은 초연부터 함께 해 온 것도 그렇지만 이 작품이 처음 들어오면서부터 함께 해 온 그였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하죠. 힘들긴 해요. 일을 같이 하기 때문에 힘즐죠. 방송도 하고, 틴틴파이브도 앨범을 내고 활동을 시작했거든요. 그리고 < 록키호러쇼 >도요. 틴틴파이브는 원래 여름에 시작하려는 계획이었는데 늦어져서 겹치게 되었어요. < 록키호러쇼 >의 연출이라는 것에 대해서 부담감이 커요. 저는 연출이 아니라 반장이라고 생각해요. 방향 잡아주고 그런 일들을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캐스팅이 작품의 70%를 차지해요. 그런 면에서 이번 < 록키호러쇼 >는 캐스팅이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배우의 능력에 달렸지만 배우들이 얼마나 자신의 캐릭터와 전체 조화로움을 얼마나 찾아가느냐에 달려 있으니까요.”

그는 이제 배우가 아니고 연출이라는 타이틀을 달기가 아직은 불편한가 보다. 그러나 그는 연출에 맞는 일들을 하고 있다. 공연장과 시스템에 관한 정리하고 결단을 내려야 하는 일들과 배우들의 앙상블, 배우들의 매력을 어떻게 살려낼 것인가를 그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끊임없이 만들어 간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걱정도 앞서는 것이 개그맨으로 더 잘 알려진 그이기 때문에 < 록키호러쇼 >가 웃기는 공연이 되거나 가벼운 공연이 되게는 않게 남보다 더 열심히 준비하는 중이다.

“연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머리 속에 작품이 있기 때문에 솔직하게 말해서 무대 위에 나타나는 < 록키호러쇼 >의 정답이 제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있고, 두려움도 있어요. 연출을 계속했었다면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제가 생각한대로 구성한대로 펼쳐 보여주면 되는데요. 첫 연출이라서 착하게 스텝을 밟을려고 그래요. 그래서 뒤꿈치부터 착하게 시작하려고 해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아직까지는 배우들과 같이 뒹굴고 하는 것이 더 편해요.”
그의 연출력은 배우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데에서 나올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그의 뒤에는 이지나 연출의 조언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기 때문에 그가 말하는 것은 겸손에서 오는 것이지 작품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치밀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조심스럽죠. 저는 뮤지컬을 계속 하고 싶어요. 저도 배우이니까요. 나중에 좋은 공연들을 직접 만들고 싶은 꿈이 있어요. 쇼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뮤지컬과 쇼의 중간단계의 쇼를 만들고 싶죠. 개그콘서트와 같은 식으로 진행되는 것 말고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드라마가 있어야 하고, 억지로 웃겨야 하는 것이 아닌 탄탄한 작품들로 쇼를 하고 싶어요. 개그맨이라는 선입견이 없는 공연을 만들고 싶어요.”
그에게는 꿈이 있다. 욕심도 많다. 뮤지컬을 사랑한다. 개그를 좋아한다. 노래도 좋아한다. 그래서 홍록기는 오늘도 방송과 무대를 바쁘게 다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가 배우로 꿈을 키우던 그 때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연극을 했고, 뮤지컬을 했었다. 그리고 방송생활. 그렇게 바쁜 생활을 하면서도 그의 입에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그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좋아하기 때문에 땀을 흘릴 수 있다는 것이 그렇게 좋다는 것이다. 작업을 즐거운 마음으로 즐겁게 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고 한다.

“여자한테 사랑한다는 말은 해보지 않았지만 공연하면서 배우들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해요. 공연의 힘이 팀웍이라서 팀웍을 이루지 못하면 함께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거죠. 즐거운 마음으로 연습과 공연을 가는지 생각해 보라고 많이 이야기해요. 배우들에게는 무대가 정답이거든요. 잘하는 사람은 잘 보이고 못하는 사람은 보이지도 않는 곳이 무대죠. 그래서 무대는 냉정한 곳이예요.”
그가 무대를 대하는 마음이 새록새록 느껴진다. 그는 운을 믿는다. 그가 열심히 했을 때 운이 따른다고 한다. 배우에게도 그가 운이고, 그에게도 좋은 배우들을 만난 것이 운이고, 스텝도 운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계면쩍어하면서 활짝 웃는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이제 시작한 연출 첫 작품이 되지만 무대에 잘 올리기 위해 열심히 마무리 중이다. 초연 때 보았던 < 록크호러쇼 >에 가까운 정돈되면서도 파워가 있는 무대를 보여줄 것이라 한다. < 록키호러쇼 >를 다시 정리한다는 느낌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고 그가 다시 못박는다.
“방송은 제가 처음으로 발을 딛었기 때문에 천직이라 생각하고 있고, 공연을 한다면 프로듀싱을 하고 싶어요. 거창하게 큰 작품을 만들겠다는 그런 것 말고 관객들이 좋아하고 오래가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오랫동안 그 공연만 하고 싶어요.”

망상이나 공상을 자주하는 홍록기. 그가 오늘도 상상 속의 여행을 떠난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감 같은 설레임으로 특이한 여행길인 < 록키호러쇼 >에 탑승한다. 상상할 수 없는,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여행 < 록키호러쇼 >는 자극적이면서도 짜릿하고 재미있는 여행이 될 것이 말한다.

“상상은 경험을 토대로 하는 거죠. 공상이나 망상은 상상치 못하잖아요. 안되는 것이 없는 거잖아요. < 록키호러쇼 >는 상상이 아니라 공상과 망상이예요. 다른 뮤지컬과 옷이 틀려요. 정말 자유로워요. 휴머니티도 있고요. 여러분들도 자유로운 여행에 탑승객으로 탑승하시면 즐거운 여행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그들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홍록기가 처음으로 연출의 자리에서 배우들과 동고동락하면서 만들어지는 작품 < 록키호러쇼 >가 기대된다. 그의 자유로운 여행, 공상과 망상의 세계가 우리를 흥분하게 만드는 이유는 그의 공상과 망상이 흥미롭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공상과 망상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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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 (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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