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창작하는 공간(대표 안혁원)이 연극 ‘밀레니엄 소년단’에 이어 두 번째 창작 프로젝트로 신작 ‘러브 스코어’를 무대에 올렸다. 제작진이 지난 4일 언론에 공개한 ‘러브 스코어’ 무대에서는 아이돌그룹 걸스데이 멤버인 소진 등 새로운 배우의 활약과 배우 별로 각기 다르게 만들어진 감성적인 음악이 눈길을 끌었다.
 
연극 '러브 스코어'는 한 때 엄청난 인기를 누린 아이돌 그룹 출신의 가수 재준과 음악을 위해 제주도에서 상경한 오름이 음악을 통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다. 솔로 앨범의 흥행부진으로 잊혀진 가수가 되어 친구 동철의 집에 얹혀 살던 재준은 이 집에 갑작스레 들이닥친 오름과 티격태격 싸우다 음악을 향한 그녀의 순수한 열정에 동화되어 다시 음악활동에 나서게 된다. 
 

이 연극은 출연진뿐 아니라 제작진의 명단으로도 궁금증을 불러모았던 작품이다. 현재 공연중인 연극 ‘B클래스’를 작/연출한 배우 겸 창작자 오인하가 대본을 썼고, 차용학이 연출을 맡았다. 그간 ‘신인류의 백분토론’ ‘유도소년’ 등에서 배우로 활약했던 차용학은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연출가로 나섰다.
 

이날 전막 시연에 뒤이어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차용학 연출은 “창작집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에 소속되어 선배, 동료들과 함께 공연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출 공부를 하게 됐고, 형들이 ‘다음엔 용학이가 해보면 어떻겠냐’고 해서 연출을 맡게 됐다”고 연출가로 나서게 된 배경을 밝히며 “프로듀서인 안혁원 PD와 같이 살 때 이런 작품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를 나누다 작가에게 대본을 부탁했다”며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도 전했다.
 
차 연출은 대학로의 다른 로맨스 코미디 연극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특히 음악에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극 중 오름이 부르는 4곡의 노래를 배우마다 각기 다르게 만들었다고. 차 연출은 이밖에도 “캐릭터별로 큰 줄기는 함께 가져가되 배우 각자의 특성을 부각시키는 데 신경을 썼고, 극이 재미에만 맞춰 흘러가지 않도록 연기를 열심히 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주안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극중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제주도 출신의 여성 오름은 소진, 강연정, 조아라, 한보배가 연기한다. 걸스데이 멤버인 소진은 첫 연극 도전에 대해 “처음엔 두려움이 컸는데 연출님을 만나고 나서 이 작업은 내가 배울 일이 무조건 더 많을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히며 “오름뿐 아니라 재준의 극중 대사도 공감되는 것들이 많았다. 처음 노래를 시작할 때의 꿈과 열정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 ‘투모로우 모닝’ ‘빨래’ 등의 뮤지컬에 출연하다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선 강연정은 “연극은 노래나 음악의 분위기에 기댈 수 없고 오로지 연기로서 버텨내야 하기 때문에 아직 좀 무섭다. 근데 제가 워낙 밝아서 오름이라는 역할을 하며 크게 이질감이 있거나 어렵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인기 아이돌그룹의 리더 출신이자 자존심 강한 가수 재준 역은 김호진, 임강성, 신진범이 연기한다.  김호진은 "아이돌가수를 해본 적이 없고 공황장애가 올 정도로 인기 있던 적이 없어서 소진이나 주변 분들에게 자문을 많이 구했다"고 연습 과정을 설명했고, 임강성은 "작곡가님이 너무 좋은 곡들을 써주셔서 재미있게 잘 공연하고 있다”며 “특히 재준이 마지막에 부르는 노래가 임팩트가 커서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고 공연 후반부의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이날 무대에서는 재준의 친구이자 오름의 사촌오빠 동철 및 멀티 역을 맡은 한상욱, 김영환, 오영윤과 재준의 옛 연인 유나로 분하는 오세미, 장윤이, 김은주의 연기도 극에 웃음과 활력을 더했다.
 
연극 '러브 스코어'는 오는 10월 14일까지 대학로 상명아트홀 1관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