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갑자기 세상을 떠난 마이클 잭슨의 음악과 그의 화려했던 무대를 다시 느낄 수 있는 시간으로, 거기에 <퀴담> <알레그리아> <바레카이> 등으로 국내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태양의서커스를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는 기회로 공연 전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아왔던 <마이클 잭슨 임모털 월드 투어>가 지난 10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국내 팬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마이클 잭슨 재단이 태양의서커스와 합작한 단 두 편의 무대 중 첫 번째인 이번 무대는, 팝의 황제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던 마이클 잭슨과 그가 음악과 춤을 통해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다시 한번 팬들의 열광 속에 나누는 시간이다.

그룹 잭슨 파이브의 리드 보컬로 데뷔했던 다섯 살 어린 시절부터, 브레이크 댄스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스릴러’, ‘비트 잇’, ‘배드’ 등에 문워크, 린 댄스와 함께 팝의 역사를 만들며 전세계 팬들을 열광시키던 그 때와 ‘블랙 오어 화이트’, ‘힐 더 월드’ 등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를 노래에 담아 열정을 표하던 모습까지 마이클 잭슨의 일대기가 무대를 관통한다.

마이클 잭슨의 이야기에 태양의 서커스가 함께 한 까닭 중에 하나는 이 둘에게 ‘꿈과 환상, 그리고 희망’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마이클 잭슨의 저택인 ‘네버랜드’의 문이 열리면서 본 공연이 시작되는 이번 무대에서는 그 무엇보다 현란하게 빛나는 무대와 댄스, 생생한 사운드에 태양의서커스가 꾸미는 환상적인 동화의 이미지가 결합된 것이 여느 가수들의 트리뷰트 공연과 뚜렷하게 차별되는 점이다.


하지만 언제나 마이클 잭슨은 무대 위 전면에 나서고 있다. 대형 비디오 프로젝션을 통해 생전에 뜨겁게 외치던 그의 모습이 투영되어 함께 손가락을 튕기고, 발을 구른다. 무대를 입체적으로 만드는 건 댄서들의 활약이다. 목발을 짚은 외다리로 스프링처럼 무대 위를 뛰고 나는 비보이, 그 무엇도 의지하지 않고 공중 봉 위에 서고 눕는 여자 댄서는 미처 함성을 지를 겨를도 없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마이클 잭슨이 더욱 좋아했다던 찬란한 황금빛 의상, 그리고 그 의상에 또다른 반전을 만들어내는 수 백 개의 LED들이 쉼 없이 강렬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심장을 두드리다가 어느 새 공중으로 날아 환상으로 피어 오르기도 한다. 1200여 벌의 의상과 거대한 무대 장치 등 크기와 규모 면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마이클 잭슨 투어의 위엄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마이클 잭슨 임모털 월드 투어>는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들과 춤들이 스펙타클하게 펼쳐져 함께 노래하고 환호할 수 있는 무대로 그의 팬들에게 더욱 열광을 살만 하다. 과거 <알레그리아> <퀴담> 등 태양의서커스 레퍼토리를 보고 서커스에 큰 기대를 품었던 관객들에겐 다소 아쉬움이 크겠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