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일 쇼팽생일 맞아 바르샤바서 독주회
연주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 '실시간 중계'
쇼팽콩쿠르 갈라 서울공연후 추억 꺼내놔
"또래 친구들과 특별 경험, 정말 즐거웠다"

조성진이 아믈랭의 발언에 터지는 웃음을 참는 모습(사진=쇼팽협회 유튜브 영상 캡처).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콩쿠르 때는 각자 끝까지 연주하느라 (마지막 서울 공연 이후) 수상자들끼리 뭉친 첫 기회였다. 하루 두 차례 2500여명의 청중 앞에서 연주를 했다. 공연을 끝내고선 우리는 술을 2잔 혹은 3잔 마셨다. 새벽 두세 시쯤 한국 노래방에도 갔는데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 (조성진을 쳐다보며) 미안. 아마, 비밀이었을 텐데…. 하하.”

피아니스트 조성진(22)이 샤를 리샤르 아믈랭(27)의 예상치 못한 발언에 쑥스러운듯 터지는 웃음을 참는 모습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쇼팽협회 측이 지난 달 29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쇼팽 박물관에서 열린 쇼팽국제콩쿠르 우승자인 조성진과 2위 아믈랭의 현지 기자회견 현장을 고스란히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 것.

두 사람은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음악에 대한 생각과 콩쿠르 우승 이후 변화된 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노래방 경험 발언 후 “누가 노래를 더 잘하느냐”는 질문에 두 사람은 서로 상대방을 가리켰다. 조성진은 “콘서트 끝나고 거의 매일 나갔다”며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고 했다. 그는 “또래 피아니스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적이 별로 없었는데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콩쿠르 이후 무엇이 가장 놀라웠나? 한국에서 국민적 스타가 된 것?’이라는 질문에는 “국민적 스타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놀랍기는 했다”고 웃었다. 쇼팽협회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올라온 질문들도 이어졌다.

조성진은 ‘콘서트 후 사인회를 하는데 손이 아프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단답형으로 대답해 주위를 웃겼다. 이어 “하지만, 가끔 사람들 이름을 알아듣기가 어렵다. 그래서 스펠링을 물어서 쓰는데 시간이 오래 걸인다. 그게 유일한 어려움”이라고 답했다. 또 지난해 콩쿠르를 했던 콘서트홀에 다시 온 기분을 묻자 “리허설을 하는 동안 긴장됐다”며 “마치 앞에 심사위원들이 있는 기분이었다”고 말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사회자는 조성진의 이 같은 답변에 “내일은 심사위원이 없으니 긴장을 풀길 바란다”고 했고, 조성진도 “그러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클래식 음악계에 따르면 쇼팽협회 측의 이같은 행보는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기자회견 영상을 편집하거나 사진을 캡처해 사이트에 올리는 경우는 많았지만 기자회견을 통째로 생중계하는 것은 드문 사례라는 게 업계 측의 전언이다.

한편 조성진은 쇼팽 생일인 1일 저녁 7시 30분(현지시각) 바르샤바 필하모닉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가졌다. 쇼팽 ‘녹턴 Op.48-1’, ‘환상곡 F단조 Op.49’, ‘마주르카 Op.33’, ‘영웅 폴로네즈 Op.53’, ‘발라드 2번 Op.38’, ‘소나타 2번 Op.35’, ‘스케르초 2번 Op.31’을 연주했다. 2일에는 2위 샤를 리샤르 아믈랭이 무대에 오른다.

조성진이 아믈랭의 발언에 터지는 웃음을 참는 모습(사진=쇼팽협회 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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