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용 공연은 성인대상 공연보다 제작하기 까다롭다. 유치원생 이하 유아들의 눈높이에 맞춰 공연을 만들면 너무 짧고 단순한 스토리 때문에 초등학생들이 외면하고, 초등학생들의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많아지면 유아들이 이해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데리고 공연장을 찾은 부모들의 만족도까지 고려해야 한다. 실질적인 티켓 구매와 입소문은 부모들 몫이기 때문이다.

아동 공연 제작자들은 이 같은 장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체험적 요소’를 활용하고 있다. 함께 구호를 외친다든가, 어린이 관객을 무대 위로 불러 극의 진행을 돕게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체험적 요소가 적절히 배치되면, 짧은 집중력을 가진 어린이 관객들도 지속적으로 공연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아이를 따라 부모도 적극적으로 공연에 참여하게 되면서 성인관객들의 만족도도 개선할 수 있다.

인기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만든 뮤지컬 <터닝메카드>는 무대에서 펼쳐지는 로봇들의 대결을 관객들이 직접 지휘한다는 컨셉으로 인기를 끌었다. 일종의 공격 명령어에 해당하는 카드 이름을 외치면서 어린이들은 직접 전투에 참여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국악퍼포먼스 공연 <꼬마 광대전>은 객석과 무대가 가까운 소극장의 이점을 살려 어린이 관객들이 무대에서 함께 춤을 출 수 있게 연출했다. 출연진도 7세 어린이부터 중학생까지 어린 배우들로 구성된 만큼, 관객과 배우가 쉽게 어우러져 ‘놀이마당’을 이룬다.

오는 3월 11일부터 열리는 가족공연 <물고기 키니의 달나라 여행>은 체험의 비중이 좀 더 극대화 된 케이스다. 공연은 물고기 키니가 ‘황금비늘’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는 줄거리인데, 모험 중 키니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어린이 관객들은 키니를 도와야 한다. 키니가 상어를 만나 위험에 빠지면 관객들은 입장할 때 받은 긴 고무밴드로 물고기 떼 모양을 만들어 상어를 물리치는 식이다. 부모는 어린이가 밴드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드는 과정을 도우면서 아이와 더 깊이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은 3월 11일부터 롯데카드 아트센터 아트스페이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문의 1566-5588.

글: 김대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사진: 컬처마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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