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가 내년, 뮤지컬 무대에서 부활한다. [명성황후]를 제작한 뮤지컬 기획사 에이콤인터내셔널은 2009년 10월.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아 창작 뮤지컬 [영웅]을 올린다고 밝혔다. 제작비 5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뮤지컬.

제작자이자 연출을 맡은 윤호진 대표는 “2004년 안중근기념사업회에서 뮤지컬로 제의했을 때는 명성황후와 마찬가지로 주제가 무거워 반대했었다”며 “하지만 시간을 가지고 준비한다면 가능성이 충분하고 판단했고 극적 재미와 역사적 고증을 만족시키는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영웅]은 안중근 의사가 투옥된 뤼순 감옥에서 죽은 이토 히로부미의 혼이 찾아와 ‘왜 나를 쐈나’고 묻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되는 이 작품은 고종황제의 둘째 아들인 이강왕자의 안중근 독립 활동 뒷받침, 중국 여인 링링과 안중근과의 로맨스, 명성황후의 마지막 궁녀가 게이샤가 돼 이토 히로부미에게 접근한다는 설정 등으로 극적 재미를 높일 예정이다.

제작진은 안중근의사의 발자취를 느끼기 위해 직접 블라디보스톡과 하얼빈, 뤼순 감옥을 탐방했다. 대본을 맡은 한아름 작가는 “안중근 의사에 대해 알수록 후손으로서의 책임감이 생긴다”며 고루하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이야기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은 영화 올드보이, 실미도, 겨울연가의 삽입곡을 만든 이지수가 맡는다. 그는 “정통 클래식을기본으로 불협화음 등도 사용할 것”이라며 “[오페라의 유령] [스위니토드] 같은 작품이 한국에서 나와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음악감독 박윤영, 작곡가 이지수, 연출가 윤호진, 작가 한아름, 드라마투르기 성기웅, 무대디자인 박동우

뮤지컬 [영웅]에서는 이토 히로부미를 악인으로 묘사하기 하기 보단 외로움, 책임감을 엿볼 수 있는 인간적인 캐릭터로 묘사할 예정. 윤호진 대표는 “일본 기자단에게 안중근 의사를 뮤지컬로 만들겠다고 하니 정말 깜짝 놀라더라”며 “아시아 시장에서도 통하는 뮤지컬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엔 우리가 (이토 히로부미 사살에 대한) 가해자니 일본에서도 가능하지 않겠나”라며 웃기도.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하얼빈역에서의 총격씬은 실제 기차모형과 3D 기술이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무대디자인을 맡은 박동우는 “기차역씬은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이기 때문에 기차역이 실제로 있는 것처럼 만들 것”이라며 “3D기술을 보조적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뮤지컬 [영웅]은 오는 7월 배우 오디션을 거쳐 내년 3월 OST 발매, 2차례에 걸친 트라이 아웃을 거쳐 2009년 10월 26일 본공연에 들어갈 계획이다.



글 : 송지혜 기자(인터파크ENT song@interpark.com)
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