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누님들, 네 맞아요. 누님들이요.”

중년 여성 네 명이 무대 양 쪽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클로즈업됐다. 그들은 싸이의 갑작스러운 소환(?)에 수줍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싸이는 입은 옷에 따라 ‘레드 자매’ ‘퍼 자매’ ‘펄 자매’ ‘그레이 자매’로 재치 있게 부르며 큰 함성을 요청했다. 그들은 10대 소녀가 된 듯 “와” 소리를 질렀다.

중·장년층도 젊은층에 섞여 함께 춤추고 노래를 불렀다.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싸이 연말 콘서트 ‘올나잇 스탠드 2015-공연의 갓싸이’의 풍경이다. 젊은층과 중년층이 한 데 어울렸다. 남녀노소가 즐긴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쇼였다. 그런 의미에서 1만명 이상의 규모로 스케일이 큰 화려한 클럽쇼 같기도 했다. 싸이가 ‘라잇나우’ ‘젠틀맨’ ‘연예인’ ‘새’ ‘강남스타일’ 등 히트곡을 부르면 객석에서 ‘떼창’이 지원됐다. 싸이가 ‘댄스 쟈키’ ‘아저씨 스웨그’ ‘나팔바지’ ‘대디’ 등 신곡을 부를 때면 관객은 노래를 몰라도 박수 치고 몸을 흔들며 흥을 돋웠다. 그의 걸그룹 EXID ‘위 아래’ 패러디도 공연장에 박장대소를 일으키며 흥을 이어갔고, 비의 게스트 무대도 이날 공연의 또 다른 주인공인 양 열기를 더했다.‘싸이의 갓싸이’는 본 공연 2시간에 앙코르 공연 1시간 이상 총 3시간 넘게 펼쳐졌다. 영화도 2시간을 넘어서면 지치는데 그 긴 시간 관객이 뜨겁게 즐길 수 있었던 데에는 “고객을 모시는 업주의 마음”으로 팬 서비스를 제대로 한 싸이가 있었고, 그의 에너지가 방전되지 않도록 함성 떼창 파도타기 등으로 에너지를 무대 위로 실어 나른 관객이 있었다. 이날 공연은 그에게도 감회가 남달랐던 듯 싸이는 “2015년 12월24일 오늘 관객을 절대 잊지 않겠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날 싸이 공연의 완성은 관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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