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입추가 지나니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이렇게 불쑥, 알아차리기도 전에 지나가버리는 것이 바로 '뜨거웠던 여름' 아닐까. 가득 찬 열정으로 무엇이든 치열했던 내 삶의 뜨거웠던 여름날을 담은 연극 <뜨거운 여름>이 지난해 성공적인 초연에 이어 올해 다시 찾아왔다. 극단 간다의 창작극으로 연극배우 재희가 상처도, 실수도 많았지만 소중한 추억과 사랑이 있었던 청춘, 그 때를 더듬어 가는 이 작품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에 춤과 노래, 역동적인 안무 등이 유쾌하게 더해져 누구나 마음을 열고 신나게 즐길 수 있다. 초연을 달궜던 진선규, 신의정, 김대현 등과 함께 올해는 이희준, 이석, 송상은, 정순원 등 탄탄한 실력과 인기를 동시에 안고 있는 배우들이 합류해 더욱 무대가 풍성해졌다.

<거기>
연극 <거기>는 강원도 시골 마을의 한 카페에 모인 동네 총각들이 서울에서 온 예쁜 여인의 환심을 사려고 자신들이 아는 귀신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으로, 극단 차이무가 20주년을 맞아 기념공연 시리즈 두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올린다. 휴가철이 지나 한산한 동해 해수욕장에 자리잡은 작은 카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독특하게 강원도 사투리로 진행된다. 일상적이면서도 덤덤하게 가슴을 어루만지는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공연으로 믿고 보는 차이무의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머더발라드>
<머더 발라드>는 제대로 섹시하고 화끈한 뮤지컬이다. 아슬아슬한 삼각관계에 놓인 세 남녀와 이를 바라보는 한 여자의 묘한 시선을 담은 <머더 발라드>는 한 순간 뜨겁게 달아오르는 열정과 권태, 질투 등 사랑을 둘러싼 다양한 감정을 강렬한 록음악으로 담아냈다. 탄탄한 구성과 음악도 장점이지만, 무엇보다 극중 배경인 클럽을 그대로 구현해낸 공연장과 객석을 가로질러 설치된 바(Bar)를 오가며 펼쳐지는 배우들의 섹시한 안무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이번 공연은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단 3주 동안 펼쳐진다.

글: 황선아 강진이 박인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