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초연 및 악재에도 65% 이상 객석 채워
여타작품서 볼 수 없는 극적 구조 볼거리
이승준·전익령 등 배우호연…회전문 관객↑

지난달 1일 아시아 초연 후 56일여 만에 누적 관객 수 1만명을 돌파한 연극 ‘스피킹 인 텅스’의 한 장면(사진=수현재컴퍼니).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도 불구하고 연극 ‘스피킹 인 텅스’가 누적 관객 수 1만 명을 돌파했다.

29일 배우 조재현이 설립한 공연제작사 수현재컴퍼니에 따르면 스피킹 인 텅스를 본 누적 관객 수가 지난 26일 기준 1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달 1일 무대에 오른 이후 약 56일 만의 기록이다.

수현재컴퍼니 측은 “스피킹 인 텅스는 국내 첫 선을 보인 초연작인 데다, 메르스 여파로 침체된 대학로 연극 시장을 감안한다면 매우 고무적”이라며 “서울 종로구 대학로 수현재씨어터 극장의 250여 객석이 65회차 공연 내내 65% 이상의 객석 점유율을 보인 셈”이라고 말했다.

연극계에서는 이 연극의 1만명 돌파를 여타 작품에서 볼 수 없는 형식적 개성과 네 배우들의 시너지로 보고 있다. 저마다 다른 상황에 처한 인물들의 모습이 한 무대 위에서 오버랩 되고, 치밀한 계산 하에 대사가 겹치고 동선이 엇갈린다.

수현재 컴퍼니 관계자는 “쉽게 잡히지 않는 극적 구조로 인해 호기심이 생기고 인물 간 구조를 파악하는 재미가 있다”며 “여러 번 관람하는 회전문 관객이 많은 것도 스피킹 인 텅스만이 가진 매력”이라고 말했다.

호주 출신 극작가 앤드류 보벨이 쓴 이 작품은 1996년 시드니에 초연 후 영미권에서 꾸준히 공연됐고 ‘란타나’(Lantana·2000년)라는 제목의 영화로 각색돼 호주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지에서 개봉해 흥행을 거뒀다. 이번이 한국 초연이자 아시아 초연이다. 총 3막으로 이뤄진 작품은 전막에 걸쳐 서로 교묘하게 연결된 9명의 인물을 통해 남자와 여자, 나아가 인간과 인간 사이에 형성된 관계가 무너지는 모습을 그리며 ‘신뢰’에 관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스피킹 인 텅스’는 ‘방언’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승준·강필석·김종구·정문성·전익령·강지원·김지현·정운선 등 연극과 뮤지컬을 기반으로 TV와 영화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 총 8명이 나온다. 공연마다 4명의 배우가 9명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연극 ‘프라이드’, 뮤지컬 ‘심야식당’과 ‘난쟁이들’로 주가를 높인 김동연이 연출을 맡았다. 내달 16일까지다. 한편 올해 초 강하늘이 오랜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와 연극배우 박정자와 함께 출연한 ‘해롤드 앤 모드’의 누적관객 수가 공연 27일여만에 1만명을 돌파한 바 있다.

지난달 1일 아시아 초연 후 56일여 만에 누적 관객 수 1만명을 돌파한 연극 ‘스피킹 인 텅스’의 한 장면(사진=수현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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