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공연이 갈수록 다채로워지고 있다. 최근 흥행에 성공한 작품들은 배우가 무대에서 단순히 연기만을 선보이던 형식을 벗었다. 배우들은 마술, 인형극, 그림자극 등 다양한 방법으로 어린이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올가을 ‘마임’이라는 특별한 옷을 입은 어린이 공연이 강남에 온다. 뮤지컬 ‘청소부 토끼’는 11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 압구정 윤당아트홀에서 어린이 관객을 만난다. 작품은 마임과 더불어 라이브 연주,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과학의 원리까지 한꺼번에 담은 우수한 교육콘텐츠다.

흔하지 않은 ‘마임’, 아이들의 눈과 귀 사로잡다

뮤지컬 ‘청소부 토끼’는 기존 어린이 공연이 널리 시도하지 않았던 마임을 적극 활용한다. 마임(Mime)은 쉽게 말해 ‘움직임’이다. 배우가 연기할 때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당연하지만 마임에서의 움직임은 좀 더 심층적이다. 마임의 어원은 ‘흉내’를 나타내는 그리스어 ‘미모스(Mimos)’에서 유래했다. 마임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움직임을 극대화하여 표현한다.

마임은 원래 우스꽝스러운 ‘콩트’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오늘날에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몸짓과 표정만으로 표현하는 ‘무언극’을 뜻한다. 마임은 ‘팬터마임’으로도 대중에게 익숙하다. ‘팬터마임’은 마임 중에서도 희극적 요소가 가장 짙은 장르다. 뮤지컬 ‘청소부 토끼’에서는 귀여운 토끼로 변신한 배우들이 어떤 재미있는 움직임을 표현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마임은 대사 없이 진행되는 퍼포먼스다. 대신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의 중요성이 훨씬 커진다. 뮤지컬 ‘청소부 토끼’는 어린이 공연에 맞는 소박한 규모의 악기 구성으로 라이브 연주를 들려준다. 작품 속 라이브 연주는 마임이 표현하는 각각의 움직임을 더욱 극적으로 보이게 한다. 뮤지컬 ‘청소부 토끼’가 눈과 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멀티형 공연을 선보이는 비결이다.

따뜻한 스토리로 ‘내공’ 쌓은 감성 뮤지컬

뮤지컬 ‘청소부 토끼’는 동명의 동화책을 원작으로 하는 공연이다. 올해는 어린이에게 익숙한 동화 속 이야기가 무대에 올라 큰 인기를 끌었다. 뮤지컬 ‘넌 특별하단다’, 픽처플레이 ‘구름빵’을 이어 뮤지컬 ‘청소부 토끼’까지 인기 행렬에 동참할 전망이다. 특히 이 작품은 책과 공연을 함께 즐기는 일석이조의 교육 효과를 누릴 수 있어 학부모들에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공연은 ‘모든 생명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지구’라는 원작의 주제를 생동감 있게 표현한다. 원작 동화를 집필한 한호진 작가는 동물들이 살기에 점점 힘든 곳이 되어 가는 지구에 초점을 맞췄다. 뮤지컬 ‘청소부 토끼’는 지구별에 사는 토끼들이 더러워진 달을 청소하러 떠나는 좌충우돌 여행기를 그린다. 무대 위 토끼들은 달에 무사히 도착하기 위해 지렛대 등 과학의 원리를 활용한다. 어린이들은 공연을 보며 과학적 지식과 함께 환경 문제도 자연스럽게 고민해볼 수 있다.
 
뮤지컬 ‘청소부 토끼’는 화려한 무대 장치와 볼거리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어린이가 상상할 수 있는 선에서 소박하고 따뜻한 무대를 선보인다. 어린이 관객은 강요된 상상력이 아닌 스스로 상상하는 힘을 기르게 된다. 마임과 라이브 연주, 특별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뮤지컬 ‘청소부 토끼’로 아이들의 감성을 깨워 보자.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연극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