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로에는 관객에게 독특한 스타일로 위로를 건네는 연극들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다양한 연극들이 독특한 무대기법, 이야기의 신선함, 범상치 않은 등장인물들을 활용하며 강렬하고 트렌디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독특한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아온 연극들이 종료에 임박해 아쉬움을 불러 모으고 있다. 아직 작품을 보지 않았다면 막이 내리기 전에 서둘러 챙기는 건 어떨까. 

마지막 종은 울리지 않았다, 연극 ‘이기동 체육관’
1월 20일까지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

연극 ‘이기동체육관’은 김수로 프로듀서와 손효원 연출이 4년 동안 준비한 작품이다. 작품은 ‘권투’를 소재로 소심하고 서툰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무대에는 복서 ‘이기동’과 시간강사 ‘이기동’이라는 두 명의 동명이인이 등장한다. 어릴 적부터 복서 ‘이기동’을 존경해 온 시간강사 ‘이기동’은 그가 운영하고 있는 체육관에 등록한다. 복서 ‘이기동’은 아들을 잃고, 경기 때 부상당한 후유증으로 삶의 목적과 즐거움을 잃은 상황이다. 시간 강사 ‘이기동’은 자신이 어렸을 때 복서 ‘이기동’에게 받은 권투 장갑을 다시 건네며 그가 예전의 열정과 꿈을 회복하길 이야기한다.

체육관에 등록한 인물들은 모두 사회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소시민이다. 서봉수는 운동을 하다가 회사 부장에게 전화가 오면 영업 중이라고 말하는 비굴함을 보인다. 노처녀 정애숙과 노총각 강근담은 점차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불량학생 탁지선은 친구에게 맞은 것을 복수하려고 권투를 시작한다. ‘이기동’은 헤어진 연인을 잊기 위해 권투를 한다.

연극 ‘이기동체육관’은 복싱 체육관을 세트로 펼쳤다. 링 위에서는 배우들이 직접 복싱을 연출한다. 인물들이 대사를 하는 동안에도 다른 배우들은 무대의 반대편에서 운동을 하며 체육관의 리얼리티를 살렸다.

‘어린 시절’의 상처와 행복을 되돌아보다
연극 ‘나쁜자석’
1월 27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연극 ‘나쁜자석’은 지난 2007년 두산아트센터 개관작으로 공연돼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연극 ‘나쁜자석’은 ‘9살에 만나고, 19살에 사랑하고, 29살에 내 인생이 되었다’는 말처럼 어른이 돼가는 4명의 청춘 이야기를 담는다. 이번 공연은 강한 비트와 사운드 음악을 사용해 19세 청년들의 젊은 청춘을 실감 나게 살린다.

작품은 우리가 주변 사람을 어떻게 기억하는지에 따라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심도 있게 다룬다. 열아홉 살 때 친구 고든이 자살을 한 기억을 안고 살아온 친구들은 29살이 되어 과거에 못다 한 숨겨둔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친구들끼리 결성한 밴드, 복화술사의 인형, 극중극으로 다루어지는 ‘하늘정원’과 ‘나쁜자석’ 두 편의 동화는 이야기의 깊이를 더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중년의 트렌스젠더 이야기, 연극 ‘사라지다’
1월 20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연극 ‘사라지다’는 30대 중반 여성들의 성과 사랑, 아픔과 치유를 이야기한다. 다섯 명의 여자가 펼치는 솔직한 수다를 중심으로 극은 진행된다.

작품에는 중년의 트렌스젠더가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배우 박용수가 트렌스젠더 역할로 연기 인생 35년 최초로 여장 연기에 도전한다. 박용수는 이번 공연에서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정서를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연극 ‘사라지다’에 출연하는 배우 강애심, 황세원, 박윤정, 우수정, 김원정, 황은후는 50:1의 경쟁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했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무대에 오르는 만큼 탄탄한 연기를 선사했다.

배세민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