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안무가 ‘제임스 전’이 발레단 창단 이후 처음으로 어린이를 위해 안무한 작품이다. ‘제임스 전’은 1995년 설립된 최초의 민간 프로발레단인 서울발레시어터의 상임연출가다. 그는 독창적이고 감성이 묻어나는 역동적 안무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작품을 만들어가는 원동력에 대해 “하고 싶어서다. 작품이 좋고, 만들고 싶어서 만든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나”라고 답하는 춤꾼이다. 어린이들의 웃음소리와 고사리 같은 손이 치는 박수 소리를 들으면 ‘어린이 공연’을 계속 만들고 싶어진다는 ‘제임스 전’. 그에게 11월 12일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되는 발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대해 물었다.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매력적인 이야기다”

루이스 캐럴의 원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 자체로 굉장히 매력적인 이야기다. 발레단 창단 이후 처음으로 어린이를 위한 발레를 안무했다. 서울발레시어터의 가족 발레 시리즈 중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다. 어린이를 위한 발레작품이 지금도 많이 없다. 작품을 만들 당시에는 가족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더 희박했다. 서울발레시어터의 창단목표가 발레의 대중화다. 그런데 작품이 대중적이지 않으면 어떻게 대중화가 될 수 있겠나. 어린이들을 위한 발레작품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만들게 됐다.

발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는 어린이들이 발레를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 했다. 이 작품을 통해 앨리스와 함께 환상의 나라에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물론 그렇게 작품을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작가 루이스 캐럴의 책을 여러 번 읽고 만화, 영화, 비디오도 여러 번 보면서 발레로 표현 가능한 것을 차근차근 구상했다.

“발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발레슈즈로 현대적 움직임을 담았다”

발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발레 테크닉에 현대적 움직임을 입혔다. 서울발레시어터는 모던발레를 주로 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고전 발레처럼 토슈즈를 신지 않고 발레슈즈로 현대적 움직임을 담아내고 있다. 또한, 공연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시공간의 변화가 돋보이도록 작품을 구성했다. 원작도 그런 면모가 많다. 그리고 다양한 특수효과와 클래식 음악 및 현대음악, 테크노 음악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음악을 선택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음악을 들어보면 선곡이 재미있다. 총 22개의 음악이 다양한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음악은 장르를 넘나들며 전체 4막으로 나누어져 연주된다. 작곡가는 ‘스트라빈스키, 헨델’과 같은 클래식 작곡가부터 ‘Yello, Brian Slavson’ 등 현대음악가나 팝아티스트들은 물론 테크노 음악까지 사용됐다. 나는 만들고자 하는 작품 콘셉트가 분명하면 거기에 맞는 음악을 찾는다. 음악을 사용할 때 크게 구애받지 않고 안무와 공연을 잘 살리는 방향으로 한다. 시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스토리라인 안에서 자유롭게 선곡한다.

서울발레시어터만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특징도 있다. 원작에서는 앨리스가 흰 토끼를 따라 토끼굴로 빠진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TV나 컴퓨터에 친숙한 요즘 어린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 보고자 토끼굴이 아닌 'TV 속의 나라'로 간다. 어린이들이 발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면서 다양한 문화와 교훈을 익힐 수 있게 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작품,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발레”

소설이 원작인 발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이미 만화와 영화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언어가 사용되지 않는 무용은 관객이 작품이해의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스토리텔링이 없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어른과 아이 모두 다 익숙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발레 공연이다. 자연스럽게 공연을 따라가며 즐겨주셨으면 한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표정을 보면 ‘어린이 발레’ 만들고 싶은 충동 느껴”

공연을 보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표정과 밝은 웃음소리, 고사리 같은 손으로 쳐주는 박수소리는 자꾸 또 다른 ‘어린이를 위한 발레’를 만들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특히, 서울발레시어터의 창단 목표가 발레의 대중화와 창작화이다 보니 확실한 예술단체로서 확실한 미션과 비전이 있다. 그 때문에 우리 발레를 창작하고, 더 나아가 수출하고 싶다. 계속해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은 요리사가 요리를 만들고 싶어서 요리를 하는 것처럼 단순하다. ‘하고 싶어서’ 한다. 나는 무대가 좋다. 작품이 좋고, 만들고 싶어서 만든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나.

“안무는 인생에 대해, 삶에 대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안무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다. 인생에 대해, 삶에 대해, 사람 그리고 몸에 대해서 말이다. 딱히 특별한 것은 없다. 지금 우리 몸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안무다. ‘마리우스 쁘띠빠’가 지금 시대에 살았다면 다른 작품을 만들었을 것이다. 지금 시대의 흐름에 맞춰 예술도 발전하고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의 이야기, 앞으로를 생각하는 현재를 말이다.

안무가 ‘제임스 전’은 하남에서 발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공연을 앞두고 있다. 그는 이번 하남문화예술회관 공연을 앞두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하남 시민들을 만나게 되어 반갑다. 어렸을 때부터 문화예술을 많이 접하면 커서도 자연스럽게 향유할 수 있다. 공연을 즐겁게 보고, 발레에 대해 더 마음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족 모두가 즐기는 발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11월 12일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검단홀)의 무대에 오른다. (공연 문의 : 031-790-7979)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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