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명예퇴직의 중년이나, 회사 적응이 쉽지 않은 아등바등 신입사원이나 삶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세상이 너무나도 답답한 그들이 괜스레 던지는 한 마디. “회사 때려 치고 식당이나 차리지!” 숨 막히는 사회를 살아가며 사람들은 저마다의 인생을 고민한다. 연극 ‘서양식당 마이웨이’는 삶의 이정표가 흔들리며 정말 원하는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식당’에서 답을 찾으라고 권한다.

이 작품에는 오래된 서양식당 ‘마이웨이’가 있다. 몇 달째 손님이 없어 이 가게는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손님이 없는 가게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사장부터 직원의 행동 모두가 이해불가다. 식당의 사장이라는 사람은 식재료에 드는 비용이 아깝고, 주방의 메인 쉐프 마리오 정은 16년 경력의 유학파지만 맛없는 요리만 만든다. 보조 쉐프는 어떠한가. 그는 조미료 맛을 내기에만 급급하다. 식당 메뉴 중 물이 제일 맛있다 생각하고 인스턴트 라면보다도 감동이 없는 메뉴를 내놓아야하는 홀 직원의 마음이야, 오죽하랴.

식당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먹을 수 없는 음식들을 뱉고 씹고 삼키며 한 식당 안에 모여 있다. 이 식당의 음식들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을까. 이 식당의 사람들은 또 왜 이렇게 유별난걸까. 그 답은 하나. 그들만의 숨겨둔 레시피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미식가와 음식평론가가 식당을 찾아온다. 그들은 식당 사람들에게 자신과 맞지 않는 레시피를 버리고 그들만의 숨겨둔 인생 레시피를 찾게 한다. 그 순간, 맛있는 요리가 다시 시작된다.

이번 작품을 올린 극단 신낭만스테이션84는“‘식당’은 밥만 먹는 장소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가고 싶은 길이자 도전이다”라고 말했다. 극단 신낭만스테이션84는 이 작품으로 그들만의 꿈을 꾸고 도전했다. 극단 이름에 붙은 ‘84’는 중앙대 옆 흑석동에 있던 84번 버스의 종점을 뜻하는 것으로 이 극단은 1980~90년대 중앙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배우 등이 연극에 대한 열정만으로 다시 모여 작품을 만들었다.

인생의 새로운 맛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표현한 연극 ‘서양식당 마이웨이’는 오는 11월 5일부터 14일까지 마방진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