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인의 축제 제31회 서울무용제가 지난 10월 19일 폐막했다. 9월 29일부터 진행된 이번 무용제는 자유참가단체와 경연대상부문의 참가단체의 열띤 경쟁으로 치열하고도 뜨거운 가을을 보냈다. 이날 폐막식은 김긍수 중앙대 교수와 박경숙 광주여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행사에 앞서 서울무용제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참가단체가 무대로 등장해 자리로 착석하는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상을 받는 단체를 제외하고 무용제를 빛낸 안무가와 무용수의 얼굴을 볼 수 없는 종전의 시상식과는 다른 진행으로 눈길을 끌었다. 참가단체를 하나하나 소개하며 그동안 고생한 무용단체를 다독였다.

뒤이어 서울무용제 정혜진 예술감독의 경과보고가 있었다. “지난해부터 서울무용제 예술감독을 맡았는데 두드러진 점은 안무가의 연령대는 낮아지고 작품의 수준은 향상됐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한국 창작 무용에 있어 고무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또한 이번 무용제에는 아주 특별한 초청공연이 펼쳐졌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작품을 리바이벌해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스태프를 비롯한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알차고 짜임새 있는 무대로 내년에 뵙겠다.” 참가자들의 수준이 높아졌음에 감탄하며 정혜진 예술감독은 소감과 함께 경과보고를 마쳤다.

- 자유참가부문 최우수단체, 이혜경&이즈음 무용단

정동극장 공연단의 화전태무와 탈춤 축하공연으로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화전태무는 아름다운 한국의 미를 살린 공연을 선보였다. 화전태무에 이어 웅장한 음악으로 등장한 탈춤은 절도 있는 동작이 돋보였다. 제 각각의 탈은 볼거리를 배가했다.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갑자기 빨리진 음악으로 춤을 더욱 위엄이 깃들었고 힘 있는 동작이 이어졌다. 공연 후반부에 일제히 탈을 벗어던진 무용수는 날렵하면서도 강한 춤사위를 선보였다.

정동극장 공연단의 공연 후 본격적인 시상에 들어갔다. 내년 서울무용제 경연대상부문에 참가자격을 주는 자유참가부문 최우수단체는 이혜경&이즈음 무용단이 선정됐다. 이혜경 무용가는 “혹독한 여름을 보낸 무용수와 스태프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더 좋은 작품으로 2011년에 만나 뵙겠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 경연대상부문 남ㆍ여 연기상

총 10개 부문의 상을 주는 경연대상부문의 첫 시상 음악상은 Han 댄스프로젝트의 원일 & 바람곶에게 돌아갔다. 무대를 더욱 멋지게 꾸며주는 미술상은 툇마루 무용단이 수상했다. 남ㆍ여 연기상은 한국무용 남자, 한국무용 여자, 현대무용 남자, 현대무용 여자, 발레 여자 총 5개의 상이 수여됐다. 연기상의 발레부문 남자 수상자는 아쉽게도 나오지 않았다. 한국무용 남자 연기상은 병역특례 혜택을 주며, 이 상은 한동엽 무용단의 최태헌에게 돌아갔다. 최태헌 무용수는 “부족한 저에게 훌륭한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 좋은 무용수가 되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 한국무용부문 여자 연기상을 받은 Han 댄스프로젝트 김혜림 무용수는 “언제나 당당하고 또 겸손한 사람이 되겠다. 최선을 다하는 무용인이 되어 다시 이 무대에 서겠다”라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현대무용부문 남자 연기상은 최경실 Spring Dance Theater의 김영재 무용수가 받았다. 김영재는 “엄마가 삼재라고 했는데 상을 받았다. 한 절기 동안 고생한 안무가님과 무용수에게 이 영광을 돌리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대무용부문 여자 연기상은 툇마루 무용단의 황인영 무용수가 받았으며 대리 수상으로 수상소감을 들을 수 없었다.

발레부문 여자 연기상은 김광범 무용단의 이윤정 무용수에게 돌아갔으며 이 역시 대리 수상으로 소감을 듣지 못했다.

- 경연대상부문 대상, Han 댄스프로젝트

경연대상부문 연기상 수상이 끝나고 시상이 정점을 향해 달렸다. 모든 상이 영광스럽겠지만 안무가에게는 안무대상이 가장 영광스러울 상일 것이다. 안무대상의 영예는 최경실 Spring Dance Theater의 최경실 안무가에게 돌아갔다. 최경 실 안무가는 “긴 여름을 즐겁고 기쁘게 작업할 수 있도록 해 준 무용수에게 감사드린다. 나를 지지해준 사랑하는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예술은 기다리는 것으로 생각한다. 즐겁게 기다렸는데 좋은 상을 받게 돼 기쁘다. 서울무용제에서 마음 편히 무용할 수 있어 무한한 영광이다”며 수상소감을 남겼다.

경연대상부문 우수상은 순헌 무용단에게 돌아갔다. 김성국 안무가는 “부족한 저에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선배들이 모두 서울무용제에 참가하셨고, 좋은 상도 받으셔서 선배들 따라 도전하게 됐다. 좋은 경험이었고,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시상식의 클라이맥스 경연대상부문의 대상은 Han 댄스프로젝트가 자치했다. 한효림 안무가는 “큰 무대에 서는 기회만으로 감사하다. 큰 상을 받게 돼 행복하다. 남자 주연 무용수 정지만군이 너무 잘해줘서 작품이 빛났다”며 무용수와 스태프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폐막식에는 정동극장 공연단의 축하공연을 비롯한 국립발레단의 ‘왕자호동’, 대구시립무용단의 ‘짧은 휴식’으로 성황리에 무용제를 마무리했다. 시상에 이어 한국무용협회 김복희 이사장의 폐회선언으로 서울무용제의 막을 내렸다.

글_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