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원색 컬러의 색감에 반짝이는 비닐 소재의 원단. 80년대 좀 놀았던(?) 언니오빠들의 토끼춤과 영화 플래쉬 댄스를 연상케 하는 물쇼. 뮤지컬 ‘웨딩싱어’의 의상과 소품, 안무 스타일은 1980년대 미국의 뉴저지를 그대로 재현해낸다.

김영지 의상 디자이너는 “미국의 80년대 스타일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며 “80년대 관련 자료가 의외로 드물어서 조사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줄리아나 홀리의 의상은 당시 유행하던 스타일로 제작하되 인물들의 캐릭터를 염두에 두었다. 김영지씨는 “당시 무릎 이상 기장의 원피스가 유행했는데 줄리아의 경우 심플한 쉬폰 윈피스에 도트 무늬나 꽃무늬를 가미해 여성스럽고 심플한 스타일을 연출했다. 홀리의 경우 마돈나나 브룩 쉴즈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어 핑크 등의 화려한 칼라를 매치해 캉캉치마나 탑으로 발랄함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로비의 파란 무대복은 수입 원단을 손수 다시 짜서 작업한 노력의 결과물. 김영지씨는 “원하는 컬러감을 찾다보니 수입 원단을 다시 짜서 작업하게 됐다. 피아노 넥타이 역시 시중의 넥타이 위에 찍기엔 길어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제작했다”며 작업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소품컬러 역시 80년대의 유행컬러를 중심으로 새롭게 해석했다. 김상희 소품 디자이너는 “1980년대 미국경제는 호황이었고 패션은 ‘과장’이라고 할만큼 화려한 네온 컬러와 메털릭 컬러, 디스코 룩, 과장된 악세사리와 펑키한 헤어스타일이 유행했던 시대였다”며 “화려한 컬러감 보다는 메탈릭한 컬러를 살려 유행했던 컬러 경향을 정돈된 느낌으로 새롭게 해석하하려 했다”고 말했다.

8비트 개인용 컴퓨터나 버튼식 전화기,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 또한 80년대 복고풍을 표현하는 소품 가운데 하나다. 김상희씨는 “극중 로비의 지하 방안에 놓여있는 락스타 반헤일런의 액자나 티셔츠, 숄더 키보드 등 역시 당시의 시대를 표현하는 소품으로 활용된다”고 전했다.

춤과 무관한 사람들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토끼춤이나 로보트춤, 브레이크댄스 등은 80년대 ‘그때 그 시절’의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려준다. 김준태 협력안무가는 “미국에선 Running-man 이라 불리는 토끼춤과 로보트춤, 브레이크댄스, 팔을 돌리며 웨이브하는 동작(dolphin), 양손을 위아래로 돌리는 동작(허슬) 등은 당시 유행했던 춤을 재현해내는 도구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도시의 냉혹함이 엿보이는 ‘통 크게 살아라!’의 안무는 단순하고 획일화된 동작들로 구성돼 월 스트리트 증권가의 차가운 현실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김준태씨는 “이 장면은 뮤지컬 웨딩싱어에서 가장 동떨어진 장면으로, 오직 돈을 벌기 위해 움직이는 기계적인 인간들의 형상을 표현해내기 위해 군대의 행렬과도 같은 느낌을 연출해냈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장면의 안무들과는 달리 이 장면에서 개인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하나의 집단으로 표현돼 하나의 움직임으로 표현된다”고 말했다.

복고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는 지금, 뮤지컬 ‘웨딩싱어’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미국의 80년대를 지금의 스타일로 새롭게 재현해낸다. 마돈나 패션과 메털릭한 소품, 80년대를 자극하는 토끼춤은 관객들을 1985년대 미국 뉴저지의 뜨거운 현장으로 안내한다.

진실한 사랑을 찾기 위한 유쾌한 여정, 뮤지컬 ‘웨딩싱어’는 2010년 1월 31일까지 충무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박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