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의 끝을 잡고 있는 지금, 기지개를 편 웨스트엔드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말 시즌을 겨냥한 흥행작들이 속속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 티켓 값이 아깝지 않은 뮤지컬, 연극의 등장이 웨스트엔드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올해 가장 기대되는 신작 뮤지컬 <마틸다, Matilda>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에서 제작된 신작 뮤지컬 <마틸다>는 올해 웨스트엔드 최고의 기대작이다. 작년 영국의 스트라포드 어폰 에이본(Stratford-upon-Avon)에 위치한 코트야드 극장(The Courtyard Theatre)에서의 성공적인 초연 이후 작품은 웨스트엔드 상륙이 점쳐졌었고, 지난 10월, 웨스트엔드의 캠브리지 극장(Cambridge Theatre) 공연을 시작으로 올 해 하반기 뮤지컬 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공연이 되었다.

영국의 유명 동화 작가인 롤드 달(Roald Dahl)의 동명 작품을 원작으로 데니스 켈리(Dennis Kelly)의 대본과 팀 민친(Tim Minchin)의 작사, 작곡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어린 여주인공 마틸다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가족뮤지컬로 <빌리엘리어트> 이후 가장 주목받는 영국산 뮤지컬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 연출에 매튜 워커스(Matthew Warchus), 디자인에 롭 하울(Rob Howell), 안무에 피터 달링(Peter Darling) 등 웨스트엔드의 배테랑 제작팀이 모인 이번 공연은 8명의 어린 배우들로 구성된 3개의 팀이 번갈아가며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슈워츠의 사랑받는 뮤지컬 <피핀, Pippin>
메니에 쵸콜릿 팩토리(Menier Chocolate Factory)가 선보이는 크리스마스 시즌 작품은 <위키드, Wicked>와 <가스펠, Godspell>의 작곡가로 잘 알려진 스티븐 슈워츠(Stephen Schwartz)의 1972년 고전 <피핀>이다. 밥 포시(Bob Fosse)의 연출과 안무로 브로드웨이 초연에 올랐던 이 작품은 슈워츠의 팝 적인 분위기의 노래와 주인공인 피핀의 삶의 무게와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흥미롭게 담고 있다.

<선데이 인 더 파크 윗 조지, Sunday in the Park with George>, <리틀 숍 오브 호러스, Little Shop of Horrors>, <라 카 죠 폴, La Cage aux Folles>, <어 리틀 나잇 뮤직, A Little Night Music>과 최근의 <스윗 채리티, Sweet Charity> 등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올려지는 뮤지컬 작품들을 웨스트엔드로 진출시키는 메니에 쵸콜릿 팩토리의 프로덕션이기에 11월 25일 시작되는 이번 공연 또한 기대할 만 하다. 더더군다나 이 작품의 경우 초연을 연출했던 밥 포시의 영향이 관객들에게 깊이 각인되어 있는 만큼, 40여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연출가인 미치 세바스티안(Mitch Sebastian)이 포시의 연출에 어떤 새로운 해석을 추가하여 무대화 할지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웨스트엔드 뮤지컬 <조로, Zorro>에서 주인공으로 인기를 크게 얻었던 매트 로울(Matt Rawle)이 작품의 나레이터 역할인 ‘리딩 플레이어(Leading Player)’를 연기해 더욱 관심을 끈다.


웃다가 지친다 희극 <원맨 투 거버너스, One Man Two Govners>
이탈리아 극작가 카를로 골도니(Carlo Goldoni)의 1746년작 <하인 한 놈 주인 둘, The Servant of Two Masters>을 바탕으로 리차드 빈(Richard Bean)이 각색한 이번 공연은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과 함께 올 해 내셔널 시어터의 최대 흥행작이다. 지난 6월 내셔널의 리틀튼 시어터(Lytellton Theatre)에서 공연을 시작한 작품은 원작의 이탈리안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의 바탕 위에 슬랩스틱과 개그 등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을 끊임없이 폭소케 한다.

내셔널의 예술감독 니콜라스 하이트너(Nicholas Hytner)가 연출하면서 타임아웃, 가디언 등 대부분의 언론에서 별 다섯 개의 만점을 받으며 평단으로부터도 극찬을 받은 이번 작품은 오랜만에 웨스트엔드에 희극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The History Boys>로 유명한 제임스 코든(James Corden)이 주인공 프란시스(Francis)역으로 열연을 펼치며 공연의 성공에 일조하였다. 내셔널에서 끝난 공연은 이제 웨스트엔드의 아델피 극장(Adelphi Theatre)으로 이전하여 11월 8일부터 연장공연에 돌입했다.


흥행은 계속된다 마클 라일런스의 <예루살렘, Jerusalem>
작년 최고의 흥행 연극 <예루살렘>이 다시 웨스트엔드에 돌아왔다. 제즈 버터워스(Jez Butterworth)의 이 신작은 2009년 로열 코트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작년 아폴로 극장(Apollo Theatre)으로 이전되어 웨스트엔드를 뜨겁게 달궜었고, 올해 초 브로드웨이 공연을 마치고 다시 10월 8일 아폴로 극장으로 돌아와 재연장 공연에 돌입했다.

이 작품이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이유 중에 하나는 주인공 조니(Jonny)역을 맡았던 명배우 마크 라일런스(Mark Rylance)와 진저(Ginger)역의 메켄지 크룩(Mackenzie Crook)의 연기가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극찬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의 예술감독이었던 라일런스는 이번 작품으로 작년의 올리비에와 올해 토니상 남우 주연상을 동시에 석권할 만큼 절대적인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내년 1월 14일까지 공연될 이 작품을 아직 못 본 관객이라면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이밖에도
뮤지컬 <슈렉, Shrek>, <고스트, Ghost>, <록 오브 에이지스, Rock of Ages>, <크레이지 포 유, Crazy for You> 등과 연극 <워 호스, War Horse>, <레일웨이 칠드런, Railway Children>, <핏맨 페인터스, The Pitmen Painters> 등도 연말에 즐길만한 웨스트엔드의 대표 공연들이다.

사진 각 프로덕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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