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던가. 우리나라에서 비보이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저 길거리나 도시의 어디에선가 그들끼리의 문화를 만들뿐, 대중에게는 외면을 받던 스트리트 댄스가 국제무대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으면서 대중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비보이에 대한 공연이 봇물이라 할만큼 쏟아져 나오는 중이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비보이 공연 중 대표적으로 인기를 얻고 작품이다. 그만큼 공연장에는 외국인과 춤에 관심이 있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가족단위의 관람객으로 꽉 찼다.

이 작품은 제목에서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비보이와 발레의 만남. 힘차고 빠른 비트의 비보이에 우아한 발레라니 흥미가 생기기에 충분하다. 공연 첫 장면부터 등장하는 것도 비보이가 아닌 정적이고 아름다운 발레리나들의 연습 현장이다.

우연히 접하게 된 비보이에 빠져, 그들의 춤세계를 접하고 받아들인다는 간단한 내용의 넌버벌 퍼포먼스지만 2시간 동안 쉴 새 없이 터져나 오는 묘기에 가까운 그들의 움직임은 탄성을 자아낸다. 힙합, 판핀, 락킹, 하우스, 브레이크 댄스 등 온갖 스트리트 댄스들을 선보이며 현란한 움직임을 보인다.

이번 공연은 비보이팀 고릴라크루와 힙합팀 브루클린 멍키스가 출연한다. 비보이와 힙합의 대결구도로 나가지만 결국에는 함께 멋진 춤 잔치를 펼친다는 내용. 춤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이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종류에 춤에 환호성을 보이고 함께 들썩인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발레리가 보여주는 비보이 댄스다. 순백의 발레의상을 입고 사뿐히 걷던 발레리나가 비보이를 접하고 청바지를 힙고 비트에 몸을 맡기는 모습이 색다르게 느껴진다.

이 공연은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하는 등, 무대와 관객 사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무엇보다도 ‘춤’이라는 장르에 적절한 줄거리를 섞어 대중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있게 하고, 누구나 흥겹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일 것이다. 가볍고 신나게 공연을 즐기고 싶다고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안성맞춤 작품이다.

--------------------------------------------------------------------------
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부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