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사기 당한 두 남자가, 돈을 다시 마련하기 위해 사기를 친다고 굿을 한 게…하필 진짜 무당 앞’. 연극 [THE SHOW MUST GO ON]은 이런 황당하고 엽기스러운(혹은 안쓰럽기 그지 없는) 상황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연극이다.

점집이었나, 지금은 주인이 없는 빈 방. 여기에 여러 무리들이 각기 다른 목적으로 숨어든다. 한탕 사기를 치고 도망쳤는데, 하필 그 돈을 모아둔 통장을 들고 나가지 않은 박수무당과 그의 애인 선녀무당, 또 선녀무당의 딸 향기가 통장을 찾으러 잠입한 것. 몰래 들어온 이들은 허겁지겁 통장을 찾아보지만 쉽지가 않다.

이때 박수에게 사기를 당해 점집에서 잠복을 하고 있던 수철과 영수가 나타나 혼비백산 숨어버리고, 이때부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울며 겨자 먹기 상황이 펼쳐진다.

‘THE SHOW MUST GO ON’, 공연은 계속돼야 한다. 제목처럼 연극인인 영수와 수철에게는 ‘공연을 올려야 한다’는 투철한 사명감과 소망이 있다. 그래서 방안에서 마주친 선녀무당 일행 앞에서 무당인 척, 굿을 해버리는 ‘웃기는’ 상황이 연출된다. 선녀무당 일행은? 이들이 사기꾼임을 뻔히 알면서도 방안 어딘가에 있는 통장 때문에 맞장구를 쳐주고, 황당한 굿판은 벌어지기 시작한다.

등장인물들에게는 피 말리는 상황이지만, 어쩔 수 없이 터져 나오는 웃음은 막기 힘들다. 특히 연극배우인 영수가 굿을 하며 연습했던 판소리를 써먹는 장면은 이 작품의 백미. 하필 배운 게 춘향가라 가슴에 상처가 있어 말을 하지 않는 향기를 향해 ‘원인은 남자가 도망가서’라며 춘향가를 구성지게 부른다.

이 우스꽝스러운 굿판에서도 선녀무당의 딸 향기의 아픔과, 연극인의 길을 포기해야 하는 영수의 고뇌가 드러나 서로에 대한 애틋한 이해심이 생겨나기도 한다. 이들이 이렇게 몸부림 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돈 하나 때문은 아니다. 영수는 마지막 공연을 올리고 약혼자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선녀무당은 딸을 앞날을 위해서 일 것이다.

이들의 안쓰럽지만 웃긴 굿판. 쇼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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