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국 문화예술계에는 ‘기념’을 위한 특별한 무대가 많이 준비되어 있다.

먼저, 올해는 한국에 신연극이 들어온 지 100주년이 되는 해. 1908년 원각사에서 ‘은세계’가 공연된 이후 100년간 이어져 온 한국 연극을 기념하여 다양한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미 지난 3월 말, 첫 기념 행사로 극단 미추가 남사당패 바우덕이의 예술혼을 표현한 연극 <남사당의 하늘>이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선보였으며 앞으로 기념 공연들이 이어질 예정이다. 또 한국연극100주년기념사업단이 서울문화재단과 함께 ‘대학로 연극투어’를 운영해 많은 일반관객들에게 무대 뒤의 모습을 공개하고 연극의 거리 대학로와 더욱 친근해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 오페라는 60년의 역사를 기념 중이다. 1948년 첫 선을 보인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가 한국인들이 맛보는 ‘최초의’ 오페라였던 까닭일까, 서울시 오페라단은 <라 트라비아타>를 국내 초연 60주년 기념으로 다시 선보였으며 5월에 <리골레토>도 준비 중이다. 어느 때보다 풍성한 오페라 공연 중에서 다음달 13일부터 선보이는 오페라 <아이다>와 <투란도트>는 오페라 연출의 대가 피에르 루이지 피치의 무대를 그대로 선보일 예정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 가요사 산 증인들의 큰 무대가 연이어 준비 중이다. 먼저, 가요계의 대모인 패티김이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4월 말 서울을 시작으로 7월 초까지 전국에서 기념 콘서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영원한 오빠’이자 가요계 대부 조용필의 데뷔 40주년 기념 콘서트가 5월 서울과 대전에서 열린다. 여전히 열정적인 무대매너를 자랑하는 인순이도 데뷔 30주년을 맞아 지난 4월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안양, 인천 등 전국 투어 콘서트를 펼치고 있다.

공연장도 빠지지 않는다. 개관 30주년을 맞은 세종문화회관은 런던 필과 용재오닐, 백건우의 협연 무대를 비롯하여, 헬로우 채플린 오리지널 필름 페스티벌을 선보였고, 현재 서울시뮤지컬단의 정기공연이자 개관 30주년 기념으로 뮤지컬 <소나기>를 공연 중이다. 앞으로도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을 비롯하여 아메리칸 발레 씨어터(ABT)의 내한 공연, 오케스트라와 애니메이션의 무대인 <피터와 늑대> 등 다채로운 공연과 행사를 준비 중이다.

작년 말 공연 중 화재로 올해 선보이기로 한 공연이 더러 취소되긴 했지만, 2008년 개관 20주년을 맞은 예술의전당도 빼놓을 수 없다. ‘개관 20주년 기념 최고의 연극 시리즈’로 관객과 평단이 뽑은 첫 번째 최고의 연극 <레이디 멕베스>가 공연 중이며, 일본 신국립극장과 함께 제작한 <야끼니꾸 드래곤- 용길이네 곱창집>이 5월 공연을 앞두고 있다. 또한 5월 말에는 세계의 디바 조수미의 무대를 비롯하여 2008 크로스컬쳐 <만화와 미술전>도 마련되어 있다.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