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벌써 하반기에 접어들었다. 남은 한 해의 계획을 세울 때 공연 애호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고대하던 작품들의 공연 일정일 것이다. 하반기에는 과연 어떤 뮤지컬, 연극, 콘서트, 클래식, 무용 공연이 펼쳐질까. 장르별 공연 라인업을 꼼꼼히 확인하고 다가오는 한여름과 가을, 겨울의 관극 계획을 미리 세워보자.

뮤지컬
하반기에는 탄생 20주년을 맞은 ‘맘마미아!’와 2년 만에 돌아오는 웰메이드 창작뮤지컬 ‘벤허’를 필두로 여러 인기작이 대극장 무대에서 접전을 벌인다. 지난 봄 세종문화회관에서 펼쳐졌던 ‘영웅’은 예술의전당으로 무대를 옮겨 다시 관객들을 만나고, 토니어워즈 6개 부문 수상작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티오브엔젤’은 한국 관객과의 첫 조우를 기다리고 있다. 2년 전 배우 류정한이 프로듀서로 나서 성공리에 첫 무대를 선보였던 ‘시라노’ 역시 재연 소식으로 관객들의 환영을 받았으며, 2014년 국내 초연에서 화려한 음악과 무대로 인상을 남겼던 ‘마리 앙투아네트’도 5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연말에는 이발사의 핏빛 복수극을 강렬하게 그려낸 ‘스위니토드’를 선두로 엘튼 존의 유려한 음악이 녹아 든 러브스토리 ‘아이다’, 동명 영화의 스토리에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을 얹은 ‘보디가드’, 히치콕의 영화로도 유명한 강렬한 서스펜스 뮤지컬 ‘레베카’ 등이 돌아온다. 또한 신작 ‘영웅본색’과 ‘빅피쉬’도 연말 개막을 앞두고 있다. ‘영웅본색’은 ‘프랑켄슈타인’과 ‘벤허’의 왕용범 연출, 이성준 음악감독이 함께 준비 중인 창작뮤지컬이며, ‘빅피쉬’는 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후 한국 버전으로 새롭게 펼쳐지는 라이선스 작품이다.

중소극장 무대에서도 인기작은 꾸준히 펼쳐진다. 신작으로는 조선시대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이야기를 담은 ‘난설’과 법정드라마 ‘블랙슈트’, CJ문화재단 2018 스테이지업 리딩공연 선정작인 ‘로빈’ 등이 궁금증을 자아내며, 오만석, 강타, 정문성, 전동석, 윤소호 등의 캐스팅 소식으로 화제를 모은 ‘헤드윅’을 비롯해 2013년부터 꾸준히 사랑받아온 ‘사의 찬미’, 대학로로 자리를 옮겨 펼쳐지는 ‘애드거 앨런 포’, 화가 반 고흐의 예술세계를 아름다운 음악과 영상으로 구현한 ‘빈센트 반 고흐’ 등이 다시 펼쳐진다. 지난 겨울 성황리에 초연된 ‘랭보’도 빠르게 앙코르 무대에 오르며, 국내를 넘어 대만에서도 흥행성을 인정받은 ‘팬레터’와 따스하고 사랑스런 감성으로 사랑받았던 ‘여신님이 보고 계셔’ 공연 소식도 많은 관객들이 반가워할 뉴스다.
 

연극
연극 부문에서는 최근 1~2년 내 호평 속에 초연된 작품들이 다수 앙코르 무대에 오른다. 연출과 배우, 남자와 여자를 둘러싼 기존의 권력관계를 전복시킨 스토리로 인상을 남겼던 ‘비너스 인 퍼’가 1년 만에 다시 돌아오고, 2017년 인기리에 공연된 ‘오펀스’도 남녀 배우를 섞은 ‘젠더 프리 캐스팅’으로 한층 더 새롭게 펼쳐진다. 온라인 게임을 둘러싸고 벌어진 죽음과 폭력을 묵직하게 다뤄낸 화제작 ‘킬롤로지’, 존 스타인벡의 소설을 따스한 감성의 무대로 구현한 ‘생쥐와 인간’,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왕복 서간: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히가시노 게이고의 스테디셀러 소설을 무대화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단 5명의 배우들이 60여명의 인물을 소화하는 독특한 형식으로 주목받았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도 초연 후 빠르게 재연 무대로 돌아오는 작품들이다.

주목해야 할 국내외 창작진의 신작도 라인업에 두루 포진해 있다. 오스카 와일드의 팬으로 알려진 이지나 연출은 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총체극이라는 형식으로 만들어 새롭게 선보이고, 서울시극단장으로 재임 중인 김광보 연출은 중국 극작가 궈스싱의 대표작 ’물고기 인간’을 무대에 올린다. LG아트센터는 독일의 명문 극단 도이체스 테어터의 ‘Let Them Eat Money’와 ‘파운틴헤드’의 이보 반 호프 연출이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엮어 만든 ‘로마 비극’을 국내에 소개할 예정이며, 문삼화 연출은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을 연말 국립극단 단원들과 함께 선보인다. 국악소리가 겸 뮤지컬배우, 음악감독 등으로 활동 중인 이자람이 판소리 버전으로 선보일 ‘아워타운’도 기대를 모은다.

이외에도 김동현 연출의 유작 ‘맨 끝줄 소년’을 비롯해 김재엽 연출의 대표작 ‘알리바이 연대기’, 토니어워즈 6개 부문 수상작인 ‘히스토리 보이즈’와 정신과 의사의 실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촘촘한 심리극 ‘엘리펀트 송’ 등 탄탄한 작품성을 검증받은 작품들이 하반기에 다시 펼쳐진다.
 

콘서트
국내 인기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하반기에도 펼쳐질 예정이다. 데뷔 20주년을 맞는 박효신이 지난 6월 29일부터 3년 만에 단독 콘서트를 진행 중이며, 7월 2일부터 9일까지 팬미팅을 진행한다. 최근 10년 만에 정규 앨범 ‘G1’으로 솔로로 컴백한 그룹 젝스키스의 리더 은지원이 오는 7월 27일과 28일 양일간 단독 콘서트를 연다. 엠넷 ‘프로듀서 101’로 탄생한 그룹 워너원 출신 가수 하성운도 7월과 8월에 생애 첫 번째 단독 콘서트를 서울과 부산에서 개최한다.

100억의 트롯걸을 뽑는 종편 예능으로 시작해 전국에 트롯 열풍을 일으킨 ‘내일은 미스트롯’이 오는 8월까지 창원, 부산, 제주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전국투어 라이브 콘서트로 트롯의 열기를 이어간다.

내한 공연도 빠질 수 없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싱어송라이터 제이슨 므라즈가 5년 만에 서울과 부산에서 한국 팬들과 만나고, 세계적인 밴드 라디오헤드의 메인 보컬 톰 요크가 단독 내한 공연을 갖는다. 또한 미국의 EDM 듀오 체인스모커스도 오는 9월 두 번째 내한공연을 펼친다.

본격적인 여름 시즌이 시작된 만큼 페스티벌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그린플러그드 동해 2019’를 시작으로, ‘2019 지산락페스티벌’,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 2019’ 등이 열린다. 가을에는 ‘2019 조이올팍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최근 김윤아, 노브레인 등 1차 라인업을 공개한 ‘2019 렛츠락 페스티벌 Vol.13’이 9월 난지한강공원일대에서, 재즈 애호가들이 기다리는 ‘제16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10월에 가평 자라섬에서 펼쳐진다.
 

클래식/무용
클래식 애호가들을 설레게 할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도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다. 오는 7월 6일 드레스덴 필하모닉이 2년 만에 내한공연을 펼친다. 9월에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내한하며 2011년부터 이 악단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 임명된 정명훈이 지휘를 맡는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8월에 세 번째 정기공연을 갖는다. 11월에는 177년이 넘는 역사와 관록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3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1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하는 연주자들의 공연 소식도 반갑다. 조성진은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협연자로 나서며, 9월 19일부터 22일까지는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실내악, 리사이틀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11월에는 첼리스트 겸 지휘자 장한나가 지휘자로서는 처음으로 해외 오케스트라 트론헤임 심포니를 이끌고 내한 공연을 갖는다.

국립현대무용단은 파격적인 미장센으로 유명한 스페인 안무가 마르코스 모라우의 ‘쌍쌍’을 무대에 올리고, 프랑스 안무가 앙쥴랭 프렐조카쥬와 그의 발레단이 내한에 중국의 설화집 ‘요이재이’에 수록된 벽화 이야기를 모티브한 발레 ‘프레스코화’를 소개한다.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 무용단 LDP 무용단은 정영두, 김동규, 김설진 등 세 명의 안무가가 참여한 신작 ‘트리플 빌’을 무대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