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쏟아지는 뮤지컬만 300여 편(가족 뮤지컬 제외). 대극장과 중·소극장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장르와 뮤지컬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건 좋은 공연이라면 망설임 없이 같은 작품을 수차례 관람하는 이른바 ‘회전문 관객’의 힘도 컸을 것.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회전문 관객 규모는 얼마나 될까. 또 올해 회전문 관객들이 가장 사랑한 뮤지컬은 무엇일까. 전체 뮤지컬 시장에서 티켓 온라인 판매 70%가량을 차지하는 인터파크에 집계를 의뢰해 뮤지컬 회전문 관객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을 정리해보았다. 이번 집계는 2018년 1월 1일부터 9월 30일 사이 인터파크에서 뮤지컬 티켓 구매 내역이 있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또한 뮤지컬 회전문 관객은 동일한 공연을 각기 다른 날, 3회 이상 예매한 사람들로 정의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예매처 인터파크를 통해 뮤지컬 공연을 예매한 관객 수는 약 59만 8천여 명이었다. 그중에서도 같은 공연을 3회 이상 관람한 회전문 관객의 수는 3만 8천여 명으로 집계됐다. 다른 예매처에서 뮤지컬을 예매한 관람객까지 포함해 추산한다면 최소 3만 8천여 명 이상이 같은 작품을 수차례 관람했다는 것. 이를 비율로 따져 보면 전체 뮤지컬 관람 인원의 6%가량이 회전문 관객임을 알 수 있다.

2. 회전문 관객 10명 중 1명은 한 공연을 10회 이상 재관람한다.
 

동일한 공연을 각기 다른 날, 3회 이상 예매한 사람들을 회전문 관객으로 정의했을 때, 회전문 관객 10명 중 1명은 한 공연을 10회 이상 재관람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회전문 관객 중에선 30회 이상 공연을 본 관객 역시 150여 명에 달해 애정작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남다른지를 느낄 수 있다.

3. 올 한해 동일 작품을 가장 많이 본 회전문 관객은 총 120회 차에 걸쳐 같은 공연을 관람했다.
 

그렇다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같은 작품을 가장 많이 본 회전문 관객은 총 몇 회를 봤을까. 가장 많이 관람한 회전문 관객은 120회, 다음으로 꼽힌 회전문 관객은 75회에 걸쳐 작품을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작품명을 밝힐 순 없지만 1등과 2등, 3등과 5등이 같은 작품인 걸 보면 회전문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특정 작품이 존재한다는 것을 추측해볼 수 있다.

4. 올 한해 대극장 작품 중 회전문 관객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뮤지컬은 ‘프랑켄슈타인’이다.
 

지난 9월까지 무대에 오른 다양한 작품 중 회전문 관객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대극장 뮤지컬은 ‘프랑켄슈타인’이다.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 원작의 창작 뮤지컬로, 류정한·박은태·민우혁·카이 등 인기 배우들의 출연은 물론 고난도 넘버, 1인 2역을 넘나드는 배우들의 연기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이어 회전문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은 ‘웃는 남자’로 올 하반기 처음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인 창작뮤지컬이다. 박효신·수호·박강현 등 스타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170억여 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블록버스터급 무대로 초연임에도 많은 관객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이 외에도 꾸준히 공연된 라이선스 뮤지컬 ‘빌리엘리어트’, ‘더 라스트 키스’, ‘노트르담 드 파리’, ‘킹키부츠’, ‘닥터지바고’ 등이 회전문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5. 올 한해 중·소극장 작품 중 회전문 관객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은 ‘마마, 돈크라이’다.

중소극장 작품들 중에서 회전문 관객들의 마음을 가장 많이 사로잡은 작품은 2인극 ‘마마, 돈크라이’였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스스로 뱀파이어가 된 인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다수의 작품 팬을 보유하며 5번째 시즌을 거듭한 바 있다.
 

▲ 뮤지컬 '마마, 돈크라이'

이외에도 ‘스모크’, ‘인터뷰’, ‘배니싱’ 등 주로 2~3인이 출연하는 창작극들이 회전문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한 10대들의 고민과 방황, 정체성 등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는 ‘베어 더 뮤지컬’, 소설가를 동경하는 작가 지망생의 이야기 ‘팬레터’, B급 코믹호러 좀비 뮤지컬 ‘이블데드’ 등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플레이디비 DB, 알앤디웍스 제공
디자인 : 구현진(koohj1215@inter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