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다방을 보고 왔습니다.

엄청나게 기대했고 하도 호평이 많아 정말 설레면서 1시간 전에 도착해서 발권했어요.

연극 흑백 다방은 절대 섞일 수 없는 흑과 백의 논리를 가진 자들이 상처를 줬고 상처를 입었던 과거를 지나,

20년이 흐른 지금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습니다.

처음에 가해자는 피해자를 알아 보지 못 하지만 그의 고백에 그를 기억해내게 되죠.

가해자는 예전엔 압도적으로 강했었고 현재도 강합니다.

피해자는 예전에는 약했고 현재는 미움과 분노 때문에 광기에 사로 잡힌 불안정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에도 가해자를 이기지 못함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연극의 마지막 부분에 둘은 서로의 옷과 신발,어쩌면 역할까지 바꿔 보면서

미약하게나마 이해의 문이 열린 것 인지도 모르겠어요.

피해자가 계속 언급했던 신뢰,믿음.

가해자가 날 믿으라고 우린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그 믿음이 결국 가해자의 입에서 나오기로는

난 널 믿지 않는다를 확실히 보여주기에 흑과 백은 섞일 수 없다라는 건가 싶기도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이 부르는 노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지속 된다 라는 건가 싶기도 하구요.

연출의 의도나 지난 리뷰를 봐도 정확하게 잘 알 수가 없어서 좀 답답해지네요.

저도 좋은 작품들 많이 보면 해석력이 조금 이나마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던 오늘,

무척 궁금하던 호평의 작품을 보게 되어 너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