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15 ▷ 연극 <인간>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연극 <인간>을 보고왔습니다!

원작이 소설인 극은 왠만하면 보러가기 전에 시간이 충분하다면 책을 먼저 읽고 가는 편이라 연극을 보기 바로 전 날, 가까스로 다 읽고 갔지요~ㅎㅎ

이 틈을 타서, 그때 포스팅했던 거 살짝 띄워주고!

http://blog.naver.com/poape/220910841972

[도서] 인간

후기 쓰기 전에 살짝 스포가 있을수도 있다는걸 미리 말씀드립니다~

스포 당하기 싫은 분들은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아직도 감기 몸살이 안떨어진 상태라 비실비실거리면서ㅋ 예술의 전당에 도착!!

개인적으로 그닥 선호하는 공연장은 아니에요 ㅠㅠ

극장이 별로인건 아닌데 위치와 접근성이 너무......ㅋㅋㅋ

예당가는 길은 항상 뭔가 부담이되거든요 ~

그래도 오랜만에 오니 좋더라구요!ㅎㅎ

입구부터 눈에 띄는 인간 홍보물들~

파란색의 느낌이 극과 참 잘어울렸는데요~

자유소극장 앞에 붙은 요게 왠지 예뻐보여서 찍었네요 ㅎㅎ 무대 사진은 못찍게 되어있어서 사진은 없지만 쳇바퀴에 들어오는 작은 led 색도 파란색이었는데 하얀 무대와 어우러져 우주적인 느낌이 물씬 났습니다~

제가 간 날은 라울역의 오용 배우님, 사만타역의 김나미 배우님 회차였어요!

날짜에 맞춰 보러 간거라 캐스팅은 당일날 가서 확인한건데

보고싶은 배우님들이어서 성공적 >_<

캐스팅을 보니 고명환, 박광현, 스테파니 배우님들은 TV에서도 보아서 낯이 익고 전병욱 배우님은 프레임, 사비타에서. 안유진 배우님은 오캐롤에서 본 적이 있어서 한번도 못본 배우님들로 보고싶었거든요~

오용 배우님, 김나미 배우님의 연기 좋았습니다! 2인극은 배우들의 역량이 중요한데 책을 미리 보고 가서 대사를 어느정도 다 알고 보는대도 집중해서 봤거든요~

극 도중 부끄러워 하는 부분에서 귀여운 제스처를 보여주셨던 오용 배우님도 기억에 남네요ㅎ

책에서도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재판씬이 실제 연극에서도 가장 흥미로웠고 눈물을 흘리며 열변을 토하는 김나미 배우님의 연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책을 보고나서 무대라던지, 하늘에서 물품이 떨어지는 장면을 어떻게 연출할지가 제일 궁금했는데요!

무대를 가운데 놓고 객석이 양쪽으로 나눠져있어서 양면에서 들여다보게 되어서 관객들이 정말 그 유리 거울 벽 안을 들여다 보고 있는 듯한 효과가 있었어요~ 이런 비슷한 구조의 무대(관객이 측면이 아닌 둘러 앉아 보는 구조)를 두산아트센터에서 했던 연극 <게임>에서 봤던 기억도 새록새록 났네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은 무대에 설치된 네모난 상자에 불이 들어오고, 그 안을 열어보면 있는 방식이었는데, 불이 들어오는 상자에 그 물품 이미지가 뜨는 등 생각지 못한 부분이라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ㅎㅎ

그리고 중간중간 암전되고 나서 무대 안으로 배우분들 등장하시거나 소품 나와 있을때 정말 아무 소리도 안나고 언제 어디서 들어왔는지 모를 정도라서 신기했는데.. 아직도 궁금합니다 ㅋㅋ

책에서는 사만타가 종이로 오두막을 짓는 장면이 있는데 그건 어떻게 할지도 궁금했는데 그장면은 빠지고 대형러그?! 같은걸로 대체된듯 해요~

극의 러닝타임이나 무대 특성을 봤을 때 이렇게 하신게 깔끔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가장 마지막 엔딩 부분에 외계인들의 대화가 어떻게 연출될지도 저의 관전 포인트였는데요, 처음에 외계인들 목소리처럼 들리다가 점점 사람 목소리로 변하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마치 라울이 언급했던 인간의 비도덕성과 같은 단점들이 외계인의 목소리지만 인간 목소리로 들리다보니 묘한 느낌을 불러일으켜서 약간 으시시 하기도 하고, 궁극적으로 인간에서 담고있는 메세지를 더 와닿게 하지 않았나 싶어요~

책 뒤에 보면 이 작품이 베르나르베르베르의 희곡인데 희곡 보다는 소설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도 읽으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연극을 보면서 관객들의 반응을 보니 책에서는 그냥 읽었던 부분들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포인트가 되기도 하더라구요! 그런 점에서 두 배우분들이 희곡적으로 극을 잘 살린 것 같아요!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위에 있는 도서 포스팅에 적힌 제가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보았던 구절들이 연극을 보면서 대사로는 그닥 와닿지 않았어요~ 특히 책에서 나온 라울 대사 중에 이 부분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평생을 함께할 만한 남자를 아직 만나지 못한 당신이야말로 운이 좋은 거예요. 결국 잃고 말 거라면 그런 남자를 만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어요? 하느님이 계시다면, 나는 이렇게 묻고 싶어요. 왜 우리에게 선물을 주셨다가 도로 빼앗아 가시느냐고. 혹시 선물을 도로 거두어 가실 때 우리가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그러시는 건 아니냐고 말이에요."

요 대사를 듣고싶었는데 잘린게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습니다 ㅎㅎ

커튼콜 촬영은 가능해서 찍었는데, 두배우분이 춤추시며 마무리하는 설정도 Good!!

책을 보지 않고 연극으로 먼저 본 분들은 어떻게 느끼실지 책을 보고나서 연극 보고 조금 실망한 분들도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책보고나서 기대했던 만큼 연극 또한 좋았습니다!

원작 글 자체가 워낙 좋기도 하고, 인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극이라 한번쯤을 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전 보고나니 다른 배우분들의 조합도 굉장히 궁금하네요^^ 3월 5일까지 한다고 하니 많이 보러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