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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terma***

201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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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킹 인 텅스 관람후기입니다. 연극 스피킹 인 텅스는 배우 조재현이 2012년 겨울에 설립한 공연 제작사 수현재컴퍼니에서 선보이는 작품입니다. 제작사에 따르면 이 연극은 1996년 호주의 유명극작가 앤드류 보벨이 만들어 시드니에서 초연되었고 2001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국내 무대에 올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연극이 대단히 짜임새 있고 긴장감이 느껴졌습니다.

보면서 놀랐던 건, 여태까지 제가 보아왔던 연극들은 미괄식 구조(서서히 사건이 진행되어 절정에 이르는 구조)였던데 반해 이 연극은 두괄식 구조(사건을 먼저 보여주고 그것에 대해 설명하는 구조)라는 점이었습니다. 스피킹 인 텅스(방언 이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부제는 ‘잃어버린 자들의 고백’)라는 제목에 맞게 연극 내에서 등장인물들이 말을 굉장히 많이 합니다. 끊임없이 말해요. 마치 방언처럼.. 대사가 굉장히 많은데다가 상영시간도 깁니다.(70분 공연 이후 인터미션 10분, 그리고 2부 공연) 특히나 공연이 어두운 느낌에 긴장감 가득이라 만에하나 실수를 하게 되어도 웃어넘길 수 있는 부분이 없어, 배우분들이 완벽해야 하는 공연이더라고요. 배우들의 몰입감 있는 연기, 그 긴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것에 놀랐습니다.

1부에서는 바람난 두 부부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서로다른 두 개의 방에서 벌어지는 두 불륜부부의 사건을 하나의 공연장에서, 남녀간의 대사를 일부러 겹치게 하여, 마치 두 시공간이 하나된 듯한 연출의 신선한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네요. 이 부분 때문에라도 이 공연은 관람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1부를 끝내고 2부를 어떻게 이어가는 방식도 참 독특했어요. 어찌보면 다른 두 사건인데 어떻게 이렇게 연결했을까 싶기도 합니다. 사실 1부 마지막에 넌지시 2부의 사건을 언급하는건 무슨 이유인지 전 잘 이해가 안되네요. 좀 어려운부분도 있습니다.

2부에서는 의문의 사건으로 실종된 여성에 대한 내용을 다룹니다. 여자의 전화 음성메시지를 통하여 남자가 고뇌, 독백하는 장면들은 전화를 하지만 정작 이어지지 않는 남자와 여자라는 단절된 두 인격을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배우들이 말을 거듭하는 장면들, 사건을 취조하는 경찰, 취조받는 사람의 개인적 고뇌와 독백, 사건의 재연 들은 손에 땀을 쥐게하고 극에 몰입하게 합니다.

충분히 몰입하게 하는건 연극의 짜임새와 배우들의 멋진 연기력도 있겠지만, 연극세트와 조명도 단단히 한몫한 것 같아요. 새하얀배경에서 무대앞쪽의 푸른색 LED는 냉소적인 무대를 더욱 몰입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푸른 조명 안에서 노란색 조명으로 전화기만 하이라이트를 준 것, 공연 막눈인 제가 봐도 대단히 세련된 연출인 것 같습니다.

여튼 130여분의 온 정신을 한곳에 집중하는 몰입하고 난 뒤, 극의 끝난 후에는 기가 빨린다고 하나요. 마치 얼마 전 영화 위플래시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좋은연극 잘봤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상황설정이라서 더 흥미롭네요

kis***

2015.06.16

303

당신은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요?

kirae1***

2015.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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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자들의 고백’ 이 말 그대로 이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무언가를 잃어버린 존재들이다. 그 대상이 사랑일수도 나 자신일 수도 있지만, 그 잃어버린 것들은 사람들은 갈망하게 된다. 그 안에서 9명의 인물들은 잃고, 원하고, 분노하면서 얽혀간다.

구성적인 면에서 3막으로 이루어진 ‘스피킹 인 텅즈’는 두 부부의 불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사람들이 서로 얽히고 얽히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그래서 3막 내내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을 정도로 이야기를 숨죽여 듣게 되었다. 이와 같은 옴니버스 극들은 여러 이야기들이 전개된다는 점에서 더 많은 집중력을 요한다. 매 순간 다른 이야기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를 단순한 연출로 풀어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프라이드’에서 그랬던 것처럼 극장 안에 앉은 순간부터 몽환적인 음악 그리고 찬찬히 들리는 안내 멘트와 함께 이어지는 대사 한 줄이 뭉근하게 가슴을 데우는 것 같았다.

각 인물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 같지만 결국 자신만이 이해할 수 있는 말을 하는 것처럼 ‘스피킹 인 텅즈’는 말 그대로 사람들은 자기 자신만의 ‘방언’으로 사람들과 대화한다는 것을 전달하고자 한 극작가의 의도와 맞아 떨어진다. 그렇기에 함께 있는 사람,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들과는 더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겨우 그 중심에 닿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다를지라도, 조금은 어색할지라도 그 거리를 이해하고, 또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결국 사람들을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힘인 것이다.

이 극을 보면서 정말 답답하기도 했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만큼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었다. 상황이라는 것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 안에서 대화가 하는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한번쯤은 누군가의 외침을 들어주는 것. 그것이 우리의 또 다른 삶으로 이어지는 길 같았다. 배우들의 열연과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연출이 인상적이니 한번쯤 볼 것을 추천한다!

스피킹 인 텅스 속의 진실은??

stan***

2015.05.07

606

극은 1,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는 좀 더 현실적인 느낌이었다면, 2부는 상상과 실제가 섞인 몽환적인 느낌이 강했습니다.

극 안에는 몇 몇 이야기들이 일부분 중첩되어 있기도 하고, 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어떻게 저렇게 많은 이야기들을 130분이라는 시간 안에 촘촘하고, 치밀하게 엮어 놓을 수 있었을까 감탄이 나올 정도 였습니다.

스토리들이 어떻게 전개될지, 또 각자의 이야기는 어떠한 결말을 향해 치닿아갈지 너무 흥미진진하게 보았습니다.

스토리 자체가 재미있기도 했지만, 군더더기 없는 연출이 정말 훌륭했습니다. 극 전개가 참 깔끔하면서도 여운을 많이 남기는 극이었습니다. 작가님이 센스 있게도 스피킹 인 텅스 속의 진실은 관객들 각자의 몫으로 남겨둔 채 열린 결말로 극이 막을 내립니다.

호주 연극을 국내에서 초연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호주 연극은 호주 연극만의 굉장히 독특한 색을 가지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벽, 샛길, 가로등도 없는 외진 곳..등 호주의 자연이 극을 보면 자연스레 상상되기도 했습니다.

작가 '앤드류 보벨'은 이 극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 모두가 서로 알아들을 수 없는 '방언(Speaking in tongues)'을 쓰고 있다고 상정한 채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습니다. 각자의 고뇌, 슬픔, 불안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너무 커서 타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는 주인공들은 이 소통되지 않는 '방언'으로 인해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기도 하고, 굉장히 친밀한 관계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기 보다는 더한 불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정작 대화 상대끼리는 서로의 속마음 한 번 제대로 전하지 못 하면서, 오히려 자신들과 관계 없는 타인의 이야기를 할 때는 화자도 더 정확히 전달하고, 또한 청자도 상대의 이야기에 호기심을 보이며 귀 기울여 듣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들이 스스로는 풀 수 없는, 또 제대로 전할 수 없는 자신들의 마음의 공허함과 답답함을 타인의 이야기에 빗대어 전하고자 하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 연극의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는 미스터리한 사건의 진실입니다.

극 중 사건이 터지고.. 그 사건의 전말은 어떤 이야기일지..관객들을 정말 궁금하게 하는데..관객들 각자가 탐정이 되어서 사건을 추리해 보는 것도 큰 재미 중에 하나일 것 같습니다.

잘 짜여진 스토리에 명품 배우들의 명품 연기까지 더해져 더 진한 감동을 맛볼 수 있는 멋진 극이었습니다.

진한 여운.

syeo***

201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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