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좋았던 에피였어요. 중간 중간 상황들이 웃기기도 하지만 한 사건에 대한 두 사람의 상처?들이 8년 후 무덤덤하게 꺼내져서 더 슬펐던 것 같아요. 손님 역을 맡으신 배우님은 찌질미가 폭발하셔서 귀여우신데 결혼을 앞두고 죽은 연인을 생각하며 꽃을 산 남자의 심정을 생각하면 또 애잔해지고ㅠㅠ 택시기사님은 덤덤하게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하실 때 엄청 슬펐네요. 스토리는 충분히 예상가능한데, 인물에 몰입이 훅 돼서 마음이 무거워졌던 것 같아요. 특히 택시기사 역에 몰입이 되면서 미안함이 훅훅 몰려오더라구요. 이때부터 였을까요.. 워셔블 마스카라가 숯가루로 변해 눈밑에 자리잡은게... 공연 끝나고 거울보면서 몰골 확인하고 쓰러질뻔했네요.
중심이 되는 사건으로 인해 떨어져 살게 된 자매가 오랜만에 만나는 이야기였어요.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이 많이 생각나기도 했네요. 근데 후반부 언니가 질러놓은 쓰레기 짓을 보면서 아.. 저게뭐여.. 싶다가 내가 한 행동들이 그대로 내가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또 슬퍼졌네요.
그냥 개인적인 사족인데 그 전날인가 전전날? 비오는 날 아빠랑 티비를 보고있다가 아빠가 뜬금없이 '청승맞게 할머니가 보고싶네..' 라고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그순간 울컥했었는데 초반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그 생각이 나면서 또 혼자 울컥. 극중 언니가 장례식에 대해 이야기 할때도 제 기억이 떠오르면서 더 슬펐던 것 같아요. 우리 할머니도 빵 좋아하셨었는데 배경도 빵집이라 보는 도중에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던 것 같아요.
후기에 참 두서없고 뜬금도 없네요. 무튼 언니의 쓰레기짓만 빼고 자매간의 대화가 너무 슬펐던 에피였어요.
아 진짜 계속 울었던 에피이자, 가장 좋았던 이야기였어요. 소녀가 떠나간 아들이 행복했던 기억을 동화작가에게 전해주는데, 그 행복했던 기억이 너무 평범한 순간이라 눈물이 주룩주룩. 엄마 나오는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다 슬프더라구요. 소녀의 이야기는 세월호 생존자 아이들이 생각이 나면서 몰입이 훅 됐던 것 같아요. 드라마 보통의 연애 대사 중에 형 몫까지 잘 살아야 한다는 건 뭘까요. 라는 대사가 진짜 뇌리에 깊게 박혔었는데, 그 장면이 떠오르면서 소녀가 겪었던,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겪어야 할 부담감과 살아남았다는 미안함이 나에게도 몰려오는 것 마냥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어요. 정말 슬프고 여운이 가장 많이 남는 이야기였어요.
극은 진짜정말 좋았는데, 극장은.. 저는 통로라 극을 보기 힘들 정도로 방해를 받진 않았는데 같이 간 친구는 배우들 얼굴을 못봤다고 하더라구요. 미안해서 무릎꿇었네요.
당첨시켜준 PLAY DB 사무실이 어디라구요? 그쪽으로 매일 일어나자마자 절을 좀 해야겠어요. 사실 이 날에 주말 오픈 알바를 하고 난 직후라 피곤에 쩔어있기도 했고, 수현재로 가다가 정수리에 새똥맞아서 기분도 엄청 안좋았었어요. 근데 공연이 정말 좋았어서 나쁘지 않은 하루였네요. 공연기간이 너무 짧더라구요. 진짜 정말 좋은 극이니 한번쯤은 꼭 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네요. 지금당장 인터파크 앱을 켜세요. 가실 땐 워터프뤂 아이라이너 및 마스카라 잊지 마시구요. 티슈 냅킨 두루마리 휴지 뭐 아무거나 들고가시는 것도 좋으실 거 같네요. 아 친환경인 손수건이 제일 좋겠네요. 여운이 많이 남는 연극 보시고 싶으시다면 진짜 추천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