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중심부에서 조금은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키작은소나무 극장은 그야말로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볼 수 있는 아담한 극장이에요.

추운 날이었음에도 많은 분들이 오셔서 공연을 보며 함께

웃기도 하고,안타까워 하기도 하면서 관람을 했어요.

남남이지만 부모님들의 재혼으로 고등학교 때 형제가 된

두 사람 수동과 연소.

두 사람은 성격이나 하고 있는 일,취향이 너무도 극과 극

이라서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자 결국 유산을 나눠서

따로 살 계획을 세우네요.

장례식 밤에 잠도 자지 않고 빗소리를 들으며 두 사람은 서로

자신의 주장을 하면서 말씨름을 벌이는데,부모님의 초상화에서

뜻밖의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그로 인해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

으로 나아가게 되네요.

서로 괴롭히지 못해 안달인 것 같지만,사실은 그게 사랑의 표현이고

결국 외로움을 견딜 자신이 없는 두 사라므이 투정이었네요.

서로를 인정하려 하지 않았지만,함께 살아온 시간 동안의 기억과 정이

두 사람을 단단한 형제로 묶어줬네요.

어찌보면 슬프고 참 진지한 이야기인데 두 배우가 너무도 실감나게

인물들의 연기를 해줘서 공연 내내 즐겁게 볼 수 있었어요.

방기범,김두봉 두 배우 추운 날에 구슬같은 땀을 흘리며 열연을 해주네요.

공연 끝나고 나면 탈진할 것 같은 걱정이 될 정도였어요.

슬프지만 따뜻하고 재미있고,그리고 가족과 형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공연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