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화려하고 강렬한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편하게 보기 좋았어요ㅋ
중간중간 유머러스한 부분도 많이 있었구요.
현대의 사람들에게는 예상하기 쉽고 뻔한 이야기지만,
무대 자체가 볼거리가 많고 셰익스피어의 페리클레스를
처음 알게 된 관객이라면 지루하지 않게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호 포인트와 불호 포인트가 공존한다.
압도적인 미장센, 중후반부 유인촌과 전성민 배우의 만남부터 폭발하는 감동이 크다.
하지만 여성혐오에 가까운 중간 인물 묘사
아무 맥락 없이 휘발되고 소비되는 사회비판 메시지
뜬금 없이 집어넣어서 ''대체 왜?''라는 물음표만 남는 현실적 요소(탄산수, 슈퍼스타K, 프로레슬링 등)

그래서 이 작품은 뭘 말하고 싶었던 걸까. 새 시대의 희망?

배우로서의 유인촌은 ''살아있는 전설''의 반열에 올려도 되는 사람이다.
하지만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는 희망을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문화부장관으로서 그 짓거리를 했던 사람이? 1인 시위자를 조롱하던 사람이? 카메라 앞에서 스스로의 천박함을 드러냈던 사람이? 갑자기 이 정권을 손가락질한다고 자신의 부도덕성이 사라지나.

한 사람이 무대 위에서 뿜어내는 아우라는 단순히 연기력에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인생이, 그 사람의 영혼이 묻어나올 수밖에 없다.

그는 아직까지 한 번도 반성하거나 사과한 적이 없다.

차라리 <햄릿> 때는 연기에만 집중해서 봤기 때문에 극이 끝나고 기립박수를 칠 수 있었으나
''희망''을 말하는 <페리클레스>에서는... 도저히 유인촌의 연기에 박수를 보낼 수 없었다.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2막의 불편함이 마음에 걸려도, 극본자체가 옛날의 것이니 어쩔수없죠
다음에 또 올라올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극이 벌써 끝이라니
너무너무 아쉽다
공연 기간이 너무 짧은게 아닌지..ㅜㅜ

3주동안 보여졌던 페리클래스.
물론 첫공연 이후로 온전히 연기하는 페리클래서를 볼 수는 없었지만
대사를 하는 배우와 연기를 하는 배우의 호흡을 보는것도
새롭고 아주 좋았다.
휠체어에 앉아서 가만히 대사만 피토해내듯 쏟아내는 남윤호배우도 정말 대단했고
그 하나하나 맞추며 움직임을 보여주는 김도완배우도 정말 대단했다.
페리클래서의 모든 배우들이 다다다 대단했다.
장막이 걷어지며 보여지는 깊은 무대의 압도감도 좋았고.
50톤을 쏟아부었다는 공연장위의 모래도 좋았다.
처음보다 두번째가 두번째도 세번째가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