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T 90% 감성이라 웃음이 많은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극의 클라이막스에선 마트로시카 극단 덕분에 오랜만에 많이 웃었습니다.
제 3의 벽을 깨는건 아니지만, ''극속의 극'' 컨셉과 극의 흐름, 스토리 진행 속도가 매우 좋았습니다.
짜임새 있는 극본, 알기 쉬운 갈등 배치, 원초적인 웃음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앞 전개와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습니다.
대학로 연극 중에서 처음으로, 같은 연극으로 다른 배우분들이 연기하는 공연도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무대 감사합니다.

미친듯이 웃고싶다면 이 연극을 추천드립니다! 웃음과 감성한 스푼 받아갑니다. 4월 12일 6시 공연하신 배우분들 너무 멋졌습니다 :)

마트로시카. 극의 부흥을 위해 애쓰는 배우들의 모습들이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정말이지 재미있는 연극이고 배우들의 연기도 기가 막히게 보여주었다. 이 연극이 곧 내려간다는 사실은 정말 안타깝게 느껴지고, 많은 이들이 이런 연극을 봤으면 좋겠다.

웃음 코드가 이야기 흐름에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빵빵 터지면서 몰입할 수 있었던 공연
공연을 보다가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예상하면서 보기 나름인데
도저히 좀 잡을 수 없었던 긴장감 있는 재미는 오랜만에 느껴봅니다

게다가 극단 운영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저렇게 운영되는지 알게 되니
더욱 재밌게 볼 수 있었네요

서홍석 작가가 과거 극단 정기공연을 앞두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모아 급하게 썼다는 ''마트로시카''는 작가인 동시에 극단 소속으로 평소 무대와 배우에, 특히 배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성공할 수 있는 내용이다. 즉, 몇 천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개그맨이 되는 과정에서 오디션 소개에 ''동치키 동치키 띠로로롱''을 쓰고 실제로 그대로 성대모사로 따라해 단번에 합격했다는 정종철의 예시가 그렇듯 마트로시카는 오로지 배우의 내공과 합이 90% 이상인 작품이다.

연기력에 애드리브가 필요한 이상 초보 배우들에게는 참 어려운 과제이겠으나 극단 대표 겸 연출 역에 윤제문, 유용 같은 노련한 배우들에게는 3차 회식 다음날 속풀이 해장 짬뽕처럼 놀이마당을 제대로 깔아준 격이다. 극단 잡. 담의 첫 작품으로 공연장을 옮겨 바로 연장 공연을 들어갔다는 건 그만큼 자신감을 얻었다는 반증일텐데, 젊은 배우들의 연기력도 만만치가 않다. 극중 극단 주인공 역 송민주는 극중극을 이끄는 인물이기도 한데, 코미디 연기뿐 아니라 자체로 개성이 강해 단연 돋보인다. 더해 같은 역할로 참여하는 허동수, 편준의 배우의 연기가 궁금한 참이다.

설정이라고는 하지만 극중 상황이나 극중극 상황이나 고달프고 힘들기는 마찬가지여서 오로지 연극을 올리겠다는 의지로 이혼 직전에 이른 연출이 어떻게든 시의회에 연줄을 대서 작품을 올리는 상황과 극중극으로 달동네 200/20 월세방을 전전하다 같은 처지의 무명배우와 사랑을 꿈꾸는 상황 둘 다 현실에서 보면 답도 없는 상황이다.

연출의 꿈이 성사돼서 지원금을 받는다고 한들 잠시 극단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고, 극중극에서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고 하여 배우를 하며 달동네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무대 자체가 극중극 무대인 바 건물 지하 소극장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화장실을 두고 벌어지는 1층 식당과의 실랑이가 실제와-지구인 아트홀은 소극장 치고 꽤 시설이 좋은 편이다-다르지 않다. 객석 출입구가 무대가 되고, 객석 밖에서 들리는 소리가 연기가 되는 상황도 그렇다. 유쾌하게 즐기면서 연극 판의 현실을 살짝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으로 추천한다. 어떤 조합의 캐스팅으로 봐도 만족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