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 합도 좋고 연기도 너무 좋음!.

서로가 서로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을까? 말로는 다할 수 없는 것을 몸짓으로 풀어낸다 그리고 이해는 관객의 몫이 되었다

박건형, 범도하 두 배우분의 조화로운 연기에 좋은 시간 보냈어요. 빠르고 자극적인 극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단비 같은 연극이랄까요. 느리고 고요한 춤, 몸짓이 아름답습니다. 거기에 개그코드가 잘 버무려져서 웃기도 많이 했어요ㅎㅎ

웃음과 눈물 모두 가진 연극이었습니다. 가볍게 생각하고 왔는데, 마지막 여운때문에 걸음이 무겁더라구요.

지난 4월 6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연극 '랑데부'를 관람했다. 박성웅, 이수경 페어가 너무 보고 싶어서 예매했는데,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공연장에 들어서니 특이한 무대 구성이 눈에 띄었다. 가운데 긴 무대(17m 길이)를 중심으로 양쪽에 관객석이 배치된 '런웨이' 형태였다. 티켓 예매할 때 이런 구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신선했다. 관객과 배우의 거리가 가까워서 좋았지만, 맞은편 관객들의 표정도 보여 가끔 몰입이 방해되기도 했다. '랑데부'는 우주연구소에서 일하는 태섭(박성웅)과 그의 단골 중국집 영춘관의 새 주인이 된 지희(이수경)의 만남을 그린 2인극이다. 두 사람 모두 과거의 아픔을 안고 있으며, 서로를 통해 조금씩 회복되어가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졌다. 무대 중앙에는 트레드밀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두 인물이 서로에게 다가갔다가 멀어지는 모습을 표현하는 장치였다. 가까워지려 하지만 계속 제자리걸음인 두 사람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었다. 박성웅 배우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강렬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내면의 아픔을 가진 태섭을 섬세하게 연기해 몰입도가 대단했다. 이수경 배우는 처음 연극 무대에 선다고 들었는데,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 지희의 복잡한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했고, 두 배우의 호흡이 정말 좋았다. 공연 전에 블로그에서 "연기 오마카세"라는 표현을 봤는데, 정말 딱 맞는 표현이었다. 배우 2명이 무대를 완전히 장악하는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줬으니까. 커튼콜 때는 박성웅 배우가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감동했다. 연극에 자주 가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 '랑데부'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5월 11일까지 공연한다고 하니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특히 박성웅, 이수경 페어는 꼭 봐야 할 조합이다!